◇ 구기자는 이상적인 종합영양제다.
구기자는 어떤 식품이며 어떤 약리작용을 가졌기에 불노장수의 묘약이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규명이나 연구는 역시 구기자 애용국인 일본이 가장 앞서 있다. 일본 학계에서는 구기자에 대한 베타인과 루진이 들어있어 인체에 약리효능을 발휘한다는 설이 공인되고 있다. 근래 사람들은 신비성마저 과학적인 설명 없이는 이를 우연이라고 규정하고 마는 합리주의에 사로잡혀 있으므로 과학적인 근거를 찾기 위해 조선대학교 약학대학 약리시험실에 구기자의 약리적성분 검출을 의뢰했다. 그 결과 모든 구기자에는 베타인, 작산틴, 루진, 피사린, 베타-시토스테롤-그루소사이드 등이 들어 있었다. 특히 진도산은 육안으로 보아도 그 품질의 우수성을 알 수 있지만 이번 분석결과 지방, 단백, 당류 등 3대 영양소는 물론 칼슘, 유기산, 비타민 A, B, C 및 니크진산 등이 타지산(他地産)에 비해 50%이상이고, 육질부의 형성층이라 할 베타인은 그 배나 많았다. 그러나 비교시험이라 하는 것은 원래 그 비교품질의 선택, 비교방법 등에 따라 다를 수도 있으므로 결코 진도생산품의 성분이 얼마나 더 많다고 내세우기는 곤란하다. 다만 뚜렷한 것은 베타인의 경우 진도산에는 특히 많다고 말할 수 있다. 더욱 주의할 것은 모든 약초란 그 생산지의 기후와 풍토 및 생산방법에 따라 그 약리효과가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같은 감초라 하더라도 국내산 보다는 중국산이 월등히 좋고 같은 당귀라도 강원도 산을 제일로 치는 이치와 같다. 모든 약제 취급자들이 진도산을 최상품으로 치고 소비자들이 이를 인정하며 모든 약초 관계서적들이 진도산을 제일로 기록하고 있는 사실만으로도 우선 긍정해 두어야 옳겠다. 비타민류는 분석결과 그 수치가 나와 있는바 비타민C는 0.003%, A의 진구물질이라 할 카로린은 0.004%, 비타민B는 0.00023%, 니코진산은 0.0017%였다. 한편 진도구기자와 타지산과는 우선 육안으로 보아도 알이 굵고 검붉으며 손으로 쥐었다 펴도 부서지지 않는 신축성이 있으며 단맛이 더 있는 점이 다르다. 이 같은 분석결과를 보아 구기자는 역시 진도산이 최상품이고 어는 구기자든 3대 영양소는 물론 적당한 비타민 및 무기질까지 함유한 이상적인 식품이며 영양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구기자의 약리작용
구기자의 성분을 중심으로 그것이 인체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 살펴보자. 베타인은 원래 엿기름, 사탕무우 등에 들어있는 결정성 알칼로이드로 아미노산의 한 종류다. 이것은 인체의 대사 작용을 맡고 있는 간장에 좋을 뿐 아니라 해독제, 무산증, 위산결핍증 약으로 쓰인다. 피사린과 젝산틴은 당근 등에 많은 카로틴류로 몸 안에 들어가면 비타민A로 변하는데 이것은 눈의 영양이 되고 약이 되어 야맹증, 약시 등 치료에 좋다. 뿐만 아니라 생장증진 병에 대한 저항력을 배양하는 영양소이며 약으로 쓰인다. 구기자 잎사귀에 많은 루진은 메밀에 많은 것으로 모세혈관 작용을 촉진해 뇌출혈 및 안저출혈 등을 예방한다. 구기자에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이 약리작용을 한다고 설명할 수도 있다. 한편 일본인들이 구기자의 약리작용중 하나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알칼리성 식품이라는 점이다. 인체는 원래 산성화되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만병을 청하고 사람이 중년기에 접어들수록 이 경향이 심한데 구기자는 그 자체가 강한 알칼리성 식품이라 인체의 산화를 중화하여 질병에 강하게 한다고 일본인 학자들은 새로운 학설을 내세웠다. 구기자에 함유된 니코틴산도 비타민B2의 복합체로 식욕부진, 구내염 두통, 신경불안, 경련, 지각운동 신경의 마비, 간기능장애, 거친 피부 등에 관계하고 간질병에 특효약이며 신경안정제로 현대 문화병 환자에게 다시없는 영약이라는 주장이다. 구기자는 특히 고혈압, 저혈압 등 혈압병에 특효하고 신경통, 관절염, 위장병, 신장병, 간장병, 천식, 간질병에 좋다고 주장한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당뇨병, 폐결핵, 중풍, 결막염, 위하수, 위산과다는 물론 외상치료에도 좋고 무좀, 피부병, 부증에도 영향을 주고 원기증진, 식욕증진, 대머리, 실명, 노안, 불임증, 감기, 이질, 변비에도 좋으며 달리는 주력에까지 영향을 준다.
◇ 한방서의 기록
○ 불로장수(不老長壽)의 묘초(妙草)이다. 지금으로부터 1750여년전인 중국의 후한시대에 저술된 『신농본초론(神農本草論)』이라는 책이 있다. 이책은 한방관계 서적중 가장 오래된 책이면서도 현대 저술가들이 따르지 못할만큼 잘쓰인 책이라 근래 한방서 저술가들이 저술의 기본을 삼고 또 근래 본초론도 이책의 이론을 대개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책은 인간에 쓰는 약의 종류를 1년의 날수와 같은 365종으로 정하고 그중 120종을 상약(上藥), 다시 120종을 중약(中藥), 나머지 120종을 하약(下藥)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중 상약은 인간의 생명을 기르는 약이라 이름하고 경신내노(輕身耐老)하는데 쓰이는데 독이 없으므로 오래 먹을수록 좋다고 설명하고 있다. 중약은 간혹 독이 있거나 나타나므로 몸에 맞춰 가려 먹어야 하며 오래 복용하면 안되고 하약은 모두 독이 있으므로 사람의 병을 고치는데 조금씩 택해 먹어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구기자와 인삼은 『신농본초론』에 상약에 속하는 것으로 구분해 있으며 그중에도 구기자는 상약중의 상약이라 오래 먹으면 몸이 거뜬해지고 가히 늙음을 이길 수 있다고 되어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한의서로 지목되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은 서기 1613년 허준이 집대성한 의서이다. 이책 내경편(內景篇) 양생약이항(養生藥餌項)의 구기자에 대한 기록을 보면 「뿌리인 지골피(地骨皮)는 삼정환(三精丸)의 기본이고 구기자는 오래복용하면 늙지 않고 추위와 더위를 이기며 장수한다.」라고 되어있다. 또 「구기자는 제백병(除百病)의 본초(本草)로 구기잎이나 줄기 삶은 물에 목욕하면 피부병이 없어지고 피부가 고와진다.」는 구절도 있다. 이 두 한의서의 기술만으로도 이미 구기자의 효능은 가히 백방지약(百方之藥)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을 한마디로 풀이하면 한방의서에서는 구기자를 무병장수의 선초라는 것으로 원기를 보하기 때문에 국민보건상 당연히권장해야 할 약초이다. 무릇 인체는 많은 세포의 합성체라 단방적인 화학 성분의 결합체라할 양약으로는 어느 부분적 치료에는 즉효의 반응이 나타나더라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종합된 천연약초의 약효에는 따르지 못한다. 이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연구가들이 말하는 공통된 이론으로 인체의 세포막을 잘 흡수한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뒷받침 하고 있는 과학이다. 이점을 쉽게 바꿔 설명한다면 양의적 치료도 예를 들면 간장병환자를 치료할 경우 간장치료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간장에 영향을 주는 신체 전체적인 컨디션과 간장에 관계되는 여러 기관의 상태를 검토해 종합치료를 함으로써 간장치료의 상승효과를 노리는 것과 같다. 즉 한방의 약초는 흡수성이 우수하고 목적하는 체위의 부분치료가 상승작용을 하는 경우를 상정할 수도 있다고 하겠다. 이는 인체가 생화학적 결항(結杭) 작용면에서 화학약품보다 천연약품에서 보다 더 민감하다는 실험결과로도 설명된다.
◇ 구기자의 몇가지 이용법
구기자는 한방조제로 그 이용도가 넓지만 여기서는 가정에서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법 몇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생잎먹기 : 아침 일찍 구기자밭에 나가 잎사귀 7~8잎을 따 먹는다. 식욕을 돋우고 신경을 안정시키며 온종일 상쾌한 기분으로 지낼 수 있다. ○ 생즙먹기 : 매일 아침 구기자잎을 한줌 따다 깨끗이 씻은 다음 이를 찧어 물만 짜 마신다. ○ 구기밥 : 구기자잎중 연한 것을 따다 깨끗이 씻은 뒤 쌀과 섞어 밥을 해 먹는다. ○ 구기나물 : 구기자잎중 연한 것을 따다 시금치처럼 데친 뒤 양념을 넣고 무쳐 먹는다. ○ 외상치료 : 외상을 입어 피가 날 경우 구기자잎을 입으로 씹어 그 물을 짜 바르거나 씹은 채 그 잎을 붙여주면 피가 멎고 잘 아문다. ○ 그기자차 : 구기자를 깨끗이 씻어 콩을 볶듯 볶은 다음 이를 물에 끓여 설탕을 섞은뒤 마신다. 좀더 향취가 나는 고급차를 만들고 싶으면 구기자를 독한 소주에 담궜다가 이를 건져 말린뒤 콩을 볶듯 볶아 구기자 차를 만들어도 되고 볶은 구기자를 콩이나 고춧가루처럼 빻아 가루를 만든 뒤 이를 커피처럼 설탕과 섞고 끓는 물에 타 마시면 좋다. ○ 구기자 탁주 : 찹쌀 4되를 술밥으로 쪄 구기자 2근과 누룩 2되를 섞어 항에 담고 물 8되를 부은 다음 따뜻한 방에 4~5일 두었다가 삭으면 체로 걸러 마신다. 구기자가 비싸면 구기잎과 줄기를 푹 삶아 우러난 물로 술을 담가먹어도 좋다. ○ 구기자 식혜 : 쌀 1되에 구기자 3홉을 섞어 식혜밥을 한 다음 엿기름가루 5홉을 물에 섞고 끓인 후 따뜻한 방에 둔다. 완전히 삭아 먹을수 있으면 밥알과 구기자는 건져내 화채를 만들고 국물은 별도로 끓여 마신다. 또다른 방법으로는 식혜 엿기름 가루를 물에 타 하루동안 두었다가 그물에 구기자와 쌀을 섞어 밥을 짓고 물을 섞어 섭씨 30도 가량의 온돌방 아랫목에 놓아두면 식혜가 된다. ○ 구기자 된장/고추장 : 구기자 된장은 영양이 풍부한 콩으로 빚은 메주를 재래식 방법으로 발효시켜 만든 된장에 구기자 분말을 혼합하여 옹기에 담아 야외에서 숙성시킨 것으로써 맛이 독특하고 영양이 풍부하다. 구기자 고추장은 일조시간이 가장 긴 해양성 기후에서 자란 영양이 풍부한 고추와 구기자 분말을 혼합하여 숙성시킨 것으로 맛이 독특하다.
이외에도 20여가지 이상의 이용법이 있다.
◇ 장수의 기록
구기자에 의한 장수기록은 한낱 설화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지라도 옛 서적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다. 삼천갑자 동방은 전설의 고개를 넘은 것이라 오히려 실감이 나지않지만 오늘날에도 실물로 존해해 있는 구기자를 먹고 300년을 살았다거나 진시황이 갈구해 마지 않은 불로초롤 구기자를 택해 바쳤다는 얘기들은 한낱 설화가 아니라 우리에게 실감을 주는 얘기들이다. 옛날 중국의 강서에서 한 사자(使者)가 길을 가던 중 나이 16~17세가량의 젊은 여인이 80노객의 종아리를 걷어 올리고 회초리로 매질하는 것을 보았다. 하도 기이한 생각이 들어 길을 가던 사자는 이여인을 붙들고 연유를 물었다. 여인이 대답하여 가로되, 『이놈은 내 셋째 아들이오. 그런데 약을 먹기 싫어해 이같이 때리는 것이오.』 라고 말했다. 더욱 기이한 생각이 든 사자는 『대체 당신은 몇 살인데 이 노인더러 셋째 아들이라 이르오.』 하고 물었다. 여인의 대답인즉 『금년 내 나이 395세요.』 라고 대답했다. 말을 들을수록 의심만 더해간 사자는 『정말 당신의 나이가 395세라면 그처럼 늙지 않은 비결이 있을 터인데 그 비결을 말해주시오.』 라고 간청했다. 여인의 대답은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들에 자라는 구기자를 계속 먹은 일밖에 없다고 일러줬다. 사자는 집에 돌아가 그 여인이 일러 준대로 구기자를 매일 먹었다. 이 이야기는 동양맥주주식회사(현 OB맥주)가 72년 발행한 「OB맥주 20년사」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밖에 일본에서 발행된 구기 관계서적을 보면 눈이 어두워 신문을 읽을 수 없던 80노인이 구기자를 먹기 시작한지 1주일만에 신문을 읽을 수 있었다던가 허리가 펴졌다던가 하는 실화가 수없이 기록되어 있다. 이같은 외국 얘기는 그만두고라도 진도 북상리에는 어느 장수가문의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북상리에는 대대로 장수하는 한 가문이 있었다. 이 가문에는 그집만 먹는 조그만 샘이 있었는데 늙은 구기자나무가 샘곁에 있어 운치도 있었으나 잎이 샘에 떨어져 불편도 주었다. 샘에 떨어지는 구기자잎을 귀찮게 여긴 한 자손이 그 구기자를 파버렸다. 그 후로 이 장수의 가문은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보통 수명 밖에 누리지 못했다. 사람들은 이 집안이 오래 살았던 것은 옹달샘가의 구기자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리고 앞다투어 구기자를 심고 이를 먹게 되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진도의 구기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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