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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지고 싶다면 사용하라 박현준|부산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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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삶에 지쳐 고단할 때 담배 한 모금, 술 한 잔을 곁들여 그 시절을 회상한다. 서툴지만 뜨거웠던 첫사랑, 청운의 꿈을 안고 공부하던 교실, 완행열차를 타고 떠나던 첫 MT가 아직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그래서일까? 나이 들어가면서 자꾸 뒤로 넘어가는 이마선, 늘어나는 흰머리, 늘어지는 뱃살과 가슴, 옆구리에 투실투실 차오른 러브타이어, 쪼글쪼글하고 기미 낀 피부가 더 서글퍼진다. 많은 사람은 세월의 흔적과 게으름의 산물을 감추려고 열심히 뛰고, 굶어보고, 병원을 찾아 의학의 힘까지 빌리지만 그리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돌아가고 싶은 젊음의 모습에는 남녀 간에 차이가 있다.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필자처럼 남성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것이 전공인 의학자는 특히 실감한다. 여성은 대개 외모적인 젊음의 회귀를 꿈꾸는 반면 남성은 아내를 위해, 혹은 꺼져가는 자존심을 지키려는 본능적 위기감에서 젊음의 불기둥에 애써 불을 지피려고 한다.
비뇨기과를 찾는 아저씨들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젊을 때와 같은 왕성한 정력과 활동을 보여주는 경우, 둘째 마음은 여전히 젊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아 애태우는 경우, 셋째 마음도 욕구도 없고 몸도 가버린 경우다. 첫 번째에 속하는 환자는 대개 성 건강 못지않게 외모도 젊어 보인다. 옷차림도 말쑥하고 진료 중에도 여기저기서 전화가 온다. 여전히 활동이 왕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체력과 정력이 뒷받침되니 활동도 왕성하리라! 이런 경우, 조금만 도와주면 된다.
그러나 세 번째 경우는 최악으로 정작 자신의 마음은 고요한 절간과 같지만 삶의 향기는 찾을 수 없고 외모는 나이보다 10년 이상 더 늙어 보인다. 스스로 포기해버린 환자에게선 가수 권혜경의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으로 시작하는 노랫말이 울려 퍼지는 듯하다. 비슷한 연령인데도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원인으로 개개인의 생활습관,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질환이 꼽히기는 한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남성호르몬이 남성의 능력에 큰 영향을 준다.
힘들고 어려워도 해야
남성호르몬은 40대로 접어들면 지속적으로 감소해 만성피로, 기억력 감퇴, 우울, 성욕 감소, 발기부전, 근육 감소로 인한 체형 변화를 초래한다. 이는 남성 생활의 활력 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남성호르몬 수치를 측정해 부족한 경우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한 번 주사로 3개월까지 효과가 지속되는 제제도 있어 사용이 매우 편리하다.
그렇다면 남성호르몬 감소를 예방하고 활기찬 생활을 영위하는 항구적인 방법은 없을까? 물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이것만으로는 2% 부족한 그 무언가를 이야기하려 한다. 그것은 본능적인 욕구의 유지와 해소다. 즉 부부관계를 꾸준히 (때로는 힘들고 어렵더라도) 하라는 것이다. 그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꾸준한 성관계는 성기에 신선한 혈액을 공급해 발기조직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심지어 남성호르몬까지 증가시킨다. 200년 전 J.라마르크가 말한 ‘용불용설’이 지금도 남성건강에는 정론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행복한 노후와 젊음의 유지를 꿈꾼다면 신이 선사한 소중한 선물을 생식기(生殖器)가 아닌 소변을 배출하기 위한 비뇨기(泌尿器)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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