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부 산문 최우수상 >
케토의 생태마을 체험기
이동주 보니파시오 - 서산 석림동 성당
7월 23일, 서산석림성당 주일학교 친구들의 2박3일간의 강원도 성필립보 생태마을 ‘2010 에코피정’출발! 그런데 이게 웬일,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쏟아 붓듯이 내리는 것 아닌가? 출발도 하기 전에 걱정부터 앞섰다.
피정을 떠나기 전 주일에 주일학교 선생님과 에코피정 환경 골든 징 예상문제를 함께 풀어보았다. 예상문제에는 내가 아는 문제도 있었지만, 모르는 문제도 많았다. 이번 피정을 통해 환경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아침부터 장맛비가 억수로 오는 바람에 출발도 늦어지고, 버스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해 예정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도착해서 오리엔테이션 없이 바로 평창강에서 래프팅을 했다. 래프팅을 하는 도중에도 비가 와서 물살이 별로 세지 않았다. 그래서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실망했지만 그래도 생전 처음 해 보는 경험이어서 빗속 래프팅도 나름 재미있고 신기했다. 래프팅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한 후 저녁을 먹었다. 생태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친환경 재료로 만든 음식이어서 그런지 밥이 꿀맛이었다. 저녁식사 후에 강당에 모여서 신부님의 강의를 들었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강의였는데, 오늘날 지구 온난화는 계속해서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은 이산화탄소인데 화석연료의 사용증가, 삼림의 파괴로 인해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이 상승하여 남태평양의 작고 아름다운 투발로 섬이 가라앉고 있다고 한다.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50ppm인데,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400ppm을 넘으면 지구 생물체의 95%가 멸종한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394ppm이라고 하니, 지금 이 상태로 간다면 대재앙의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어떤 과학자가 실험을 했는데, 개구리를 펄펄 끓는 물속에 집어넣으면 개구리는 깜짝 놀라 즉시 뛰쳐나오지만 찬물 속에 개구리를 집어넣고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개구리는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못 느낀다고 한다. 우리 인간들도 그 개구리나 다름없어 지구 온난화에 대해 무감각하다. 신부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강의가 끝나고 식당으로 가서 조별 나눔을 했다. 각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끼리 서로 자기 별명도 소개하고, 왜 그렇게 별명을 지었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우리 테이블은 분위기가 침체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는 학사님께서 분위기를 이끌어주셨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별명을 외우는데 도움이 되었다. 내 별명은 케토였는데, 케토란 신재생에너지의 하나로 바다 속에 설치하는 파력발전 시스템을 뜻한다. 조별 나눔 후 간식으로 나누어준 강원도 찰옥수수는 정말 맛이 있었다. 간식을 먹고 강당에 모여 저녁 기도를 마치고 숙소에 들어가서 씻고 잘 준비를 하였다. 그 날은 차를 오래타기도 하고, 래프팅을 해서 그런지 피곤이 몰려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7월 24일, 아침이 밝았다. 7에 일어나 씻고 7시 30분에 강당에 모여서 아침 기도를 했다. 집에서 혼자 기도할 때보다 여럿이 모여서 함께 하니 훨씬 묵상도 잘 되고 왠지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더 잘 들어주실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환경관련 강의를 들은 뒤, 카레라이스를 조리해서 점심으로 먹었다. 원래는 태양열로 음식을 조리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날씨가 흐려서 미리 충전시켜 놓은 배터리로 밥을 짓고, 나누어준 재료로 카레라이스를 만들었다.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 먹은 카레밥은 정말 맛있었다. 태양열 조리체험을 하지 못해 아쉽기는 했지만 신부님의 강의를 통해 태양열, 태양광 발전소의 위력과 장점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점심 식사를 하고 우리가 속한 바람조 일행은 지구 온난화 체험장으로 향했다.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가서 환경관련 퀴즈를 먼저 맞히는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는 게임을 통해 지구 온난화를 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것이다. 비닐하우스 안은 히터까지 틀어놔서 사우나실에 있는 것처럼 더웠지만 밖으로 나왔을 때는 정말 천국 같은 느낌이었다. 이처럼 현재 지구와 생물체도 더위와 오염물질에 시달려 고통스러울 것이다. 사람의 체온이 1도만 올라가도 몸에서 열이 나고 아픈데, 지구도 사람으로 치면 열병에 걸린 셈이다. 아무튼 지구가 더 이상 더워지지 않도록 이제부터라도 인류가 다함께 노력해야겠다.
지구 온난화 체험을 마치고, 감자 캐기 농사체험을 통해 농부들의 고마움과 땀방울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 농사체험으로 더러워진 손과 더위를 평창강 물놀이에서 한방에 날릴 수 있었다. 저녁 식사 전에 자전거로 전기를 생산하는 프로그램에서는 5개조로 나눈 다음, 게임을 해서 1등을 하는 조가 천연 아이스크림 쿠폰을 한 장씩 받는 것이었는데, 의자에 선생님이 앉아 계시고, 그 위에 물을 담은 풍선을 매달아 자전거 페달을 밟아서 가장 먼저 풍선을 터트리는 조가 1등을 하는 게임이었다. 게임이 한참 진행됐을 때, 우리 조의 풍선이 제일 커져서 우리조가 1등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예상을 깨고 다른 팀이 우승을 했다. 비록, 1등은 놓쳤지만 정말 흥미진진한 게임이었다.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진짜 힘든 일이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저녁식사 후에 미래 환경신문 만들기, 부모님께 편지쓰기, 천체 관련 강의가 끝나고, 낮에 우리가 캔 감자를 쪄서 간식으로 주셨는데 지금까지 먹어본 감자 중에 가장 맛있었다.
잠자기 전에 숙소에서 우리 성당 친구들과 게임을 하며 놀았다. 게임의 재미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어느덧 새벽 1시가 넘어 있었다. 다음날 있을 프로그램을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7월 25일, 피정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6시 30분 기상이었는데 전날 늦게 잔 여파로 조금 피곤했다. 아침을 먹고, ‘도전 환경 골든 징’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각각 조를 편성해서 했는데, 사전에 예상문제를 열심히 풀어본 덕에 24개조 중 3등을 할 수 있었다. 우리 성당 팀이 2등과 3등을 차지해서 내심 뿌듯하였다. 덕분에 ‘하느님의 선물 에너지’라는 책을 상품으로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피정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파견미사를 했는데, 내가 2독서를 맡았다. 성당에서 독서를 할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어서, 혹시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실수 없이 무사히 잘 넘겼다. 야외미사 중에 갑자기 비가 와서 장소를 이동하느라 어수선한 가운데 미사를 마쳤다. 미사 후에 숙소에서 짐 정리를 하고 생태마을에서의 마지막 식사인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단체사진을 찍은 뒤 성당버스에 올라탔다. 2박3일간의 피정 프로그램에 지치고 피곤하여 차 안에서 정신없이 잤다. 돌아오는 길에 음성휴게소에 들러 신부님께서 주신 돈으로 학사님이 아이스크림을 사주셔서 맛있게 먹고, 서산에 도착해 식당에서 삼겹살 파티로 피정 뒤풀이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피정을 통해서 지구 온난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고, 지구 온난화를 막고, 에너지 절약을 위해 생활 속에서 작은 일부터 실천하기로 다짐했다. 우리가 하루빨리 지구 온난화와 환경문제의 심각성에서 벗어나, 쾌적한 환경에서 인류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2010 에코피정에 보내주신 신부님과 수녀님, 수고해주신 주일학교 선생님들, 학사님, 장거리 운행을 해주신 관리장님께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