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안식일은 금요일 해질 때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이다. 금요일 4시까지 일을 하고 그 다음에는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한 건물에 모여 자기네들이 한 주간 살아 온 것에 대하여 담론하며 다과를 나누고 차를 마신다. 그리고 나서 저녁 6시에 회당으로 모여 예배를 한다.
우리가 머물던 게젤 키부츠의 유대교는 개혁파였다.
그들 유대교(Judaism)는 현재 세 파가 있는데
정통파(Orthodox), 보수파(Conservative), 개혁파(Reformed)이다.
개혁파 유대교인데도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철저한 신앙이었다.
‘뮤레이’는 ‘데이빗’의 부인으로서 랍비학교에서 랍비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다.
정통 보수파에서는 여성 랍비는 인정이 안 된다. 개혁파이기에 여성 랍비를 인정한다. 필자가 있던 당시 1996년에는 전국에 여자 랍비 단 두 사람이 있었다.
회당으로 가는 길에 자기네가 안식일을 지키고 예배하는 목적과 방법을 설명하였다.
첫째는 이스라엘 백성이 에집트에서 종살이하던 데서 구원하여 주신 “아도나이”를 찬양하는 것이다. 그들은 “예호바”라는 이름은 절대로 부르지 않는다. 주님이라는 낱말 “아도나이”로 바꾸어 부른다. 길에서 보았던 우리나라 승용차의 이름도 ‘엘란트라’가 아니라 ‘란트라’였다. 하나님을 부르는 낱말 “엘”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아무튼 예배의 목적은 「출애굽 사건」(EXODUS)을 경험하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라고 뮤레이는 설명하였다. 둘째는 “아도나이”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람을 창조하심을 예배하고 기념하는 것이라고 하였다(CREATION). 셋째는 “메시아”를 기다리는 예배라고 하였다(EXPECTING THE MESSIAH). 왜 아직도 메시아를 기다리냐고 묻는 것은 그들에게 실례인 것 같아서 질문을 그만두었다.
그런데 안식일 지키는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토요일에는 모두가 집에서 쉰다는 것이었다(RELAX). 육체적인 일(Physical working) 뿐만 아니라 정신노동(mental working)까지도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신, 마음(Mind)까지도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까지도 쉬어야 한다는 말이 충격이었다.
금요일 저녁 식사는 언제나 만찬이었다. 금요일 아침마다 식당에 들어가면 깨끗한 식탁보를 덮어놓은 것을 볼 수가 있다. 회당의 예배를 마친 사람들이나 집에 있던 사람들이 다 모여 온다. 회당에는 많은 사람이 모이지를 않는다. 그렇게 회당에 안 가도 집에서 자기네들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예배한다고 대답하였다. 또 차려 놓은 것을 먹어야 하는 것이었다. 보통은 우리 뷔페식으로 갖다 먹는 것이 상례이다.
나중에 곰곰이 생각하여 보니 안식일에는 물건을 옮기지 말라는 규례였던 같다. 해지기 전에 차려놓은 상은 괜찮다. 토요일 아침에는 식사가 없다. 우리 한국 사람들을 위하여 차려 놓은 상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엊저녁 먹던 음식들이 있을 뿐이다. 우리를 위하여 한 가정에서 한 사람씩 상 차리기를 담당한 당번이 있었던 같다.
예배가 끝나면 서로 얼싸안고 “샤밭샬롬!” "샤밭샬롬!"이라는 인사를 한다. “안식일의 평화를 빈다”는 특별한 인사법을 우리는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