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말씀을 따르는 불제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지역의 어르신들과 주민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이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불국정토를 일구기 위해 10여 년 동안 청각장애인들과 가족처럼 지내 온 사회복지법인 연화원 이사장 해성〈사진〉 스님. 스님은 9월 15일 제15회 송파구민의 날을 맞아 구청장으로부터 구민 복지 향상에 애썼다며 표창장을 받았다.
“외관상 청각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별반 다르지 않아 주위에서 조차 장애를 인정하지 않아요. 장애는 가치 판단의 기준이 아니라 단지 너와 내가 조금 다른 ‘차이’일 뿐인데도 사회로부터 ‘차별’을 받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불교 평등사상에서 보면 우리의 아픔을 대신하는 보살들입니다.”
출가 후 스님은 1988년 삼선승가대학을 졸업하고 수화를 배우던 중 한 청각장애인으로부터 ‘우리를 부처님의 가르침 안으로 이끌어 달라’는 말이 그대로 화두가 됐다. 스님은 송파구에 1993년 청각장애인들의 배움터인 광림사 연화복지원을 개원해 복지원을 찾는 모든 청각장애인들을 끌어안았다. 그 중에도 1998년부터 청각장애인들에게 면허취득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실시한 운전교육으로 현재 400여 명이 자격증을 취득하게하고 2003년에 시작한 전국 꽃 배달 서비스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청각장애인들에게 자활의 길을 텄다.
2003년 복지법인 연화원을 정식 인가 받은 스님은 “청각장애인들의 취업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해 광림사 1층에 ‘꽃 사랑 소리 사랑’이라는 꽃가게를 열었다”며 “비록 수익은 적지만 청각장애인들이 사회에 적응하는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 7월 연화원은 청각장애인과 신도 가족들 40여 명과 함께 일요법회를 열고 있다. 청각장애인들에게는 한글과 컴퓨터 교육, 신도들에게는 수화교육을 실시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 또 청각장애인과 신도 자녀들에게는 영어, 수학 등 과외교육을 한 자리서 받도록 하고 있다.
스님은 “법당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불심으로 평등하다는 사실을 배워 나가고 있다”며 “이제는 청각장애인들의 노후를 위해 그룹홈, 노인요양원 등 노인복지시설을 마련, 수화가 필요한 이들을 연화원 수화 호스피스 간병인 교육을 수료한 파드마 봉사단이 돌볼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복지에 진력한 해성 스님은 1996년 제11회 불이상과 2000년 제12회 조계종 포교대상 원력상, 2003년에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870호 [2006-09-27]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