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리얼페이퍼(Real Paper) / (구 에스엔피씨) 해외테마연수팀 김성아 팀장 아침 일찍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유럽연수에 참여한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입국 수속을 하였다. 팀원들 모두 낯선 곳에 대한 기대감과 조금은 불안함을 안고 있는 표정이었다. 11시간의 기나긴 비행 끝에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하여 개선문을 지나 콩코드 광장, 샹제리제 거리, 에펠탑, 센느 강의 유람선을 타고 프랑스를 대표하는 상징물과 관광지를 둘러 보며 막 도착한 이국의 공기를 마음껏 호흡했다. 이렇게 파리에서의 첫 여행이 시작되었다.
유럽에서도 유난히 독특한 개성을 지닌 나라, 예술의 도시 파리에 플로리스트 연수를 다녀왔다. (주)리얼페이퍼에서 기획한 이번 플로리스트 유럽연수는 프랑스 꽃시장 투어와 첼시플라워쇼를 관람하기 위해서였다. 둘째날부터 본격적인 투어에 나서 아침 일찍 노틀담 성당에 방문하여 이들의 꽃문화를 가까이에서 엿볼 수 있었다.
빅토르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 소설로도 유명한 노트르담 성당은 파리의 주교가 된 Maurice de Sully에 의해 건립이 추진되었다. 12세기에 공사가 시작되어 약 100여년간 네 명의 건축가가 바뀌어가며 지어진 건축물로 프랑스 혁명 때 잠시 문을 닫았으며 이후 Viollet-le-Duc 등에 의해 복원되었다. 웅장한 두 탑과 장미창 등으로 이루어진 서쪽 입면은 정교함과 웅장함의 절묘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감탄이 절로 날 정도로 아름답다. 서쪽 입면 최하층에는 <최후의 심판> 부조로 유명한 출입문이 있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자 곳곳에 풍성한 꽃들이 장식되어 있어 생활 가까이에서 꽃을 즐기는 프랑스의 꽃문화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노틀담 성당 앞에는 파리 시내의 중심이 되는 나침반이 있었는데 모든 방향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믿고 있었다."ZERO" 를 밟아주면 다시 이곳에 올 수 있다는 전설. 우리 일행들 모두 다시 와야 한다며 나침반을 한번 씩 밟아주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였다.
드디어 우리의 중요 목적지인 파리의 중앙 센강 가운데에 있는 시테섬 꽃시장을 방문했다. 길다란 단층 건물로 3동으로 이루어진 시테섬 꽃시장은 마치 벼룩시장 같은 느낌이 드는 곳으로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주는 꽃시장이었다. 유럽은 정원과 식물 가드닝이 발달된 곳이라 꽃씨를 비롯한 다양한 원예용품이 숍 곳곳에 구비되어 있어 이들이 가정에서 얼마나 쉽게 꽃을 심고 가꾸는지 알 수 있었다. 한 평에서 두 평 정도 되는 작은 숍들로 이루어져 다양한 꽃을 볼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천장에 매달아 놓은 드라이플라워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꽃을 말리는 기술은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을 텐데 더 이뻐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체적으로 시테섬 꽃시장의 디스플레이는 장식적인 요소보다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흘러가듯 디스플레이하여 곳곳에 놓인 꽃들이 더욱 돋보인다.
시떼섬 꽃시장에서 센느강을 따라 북쪽으로 10여분 정도만 걸어가면 <퐁네프의 연인>에 나온 퐁네프 다리를 볼 수 있다. 바로 그 옆에는 퐁네프 꽃시장이 자리하고 있어 색다른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인도 사이에 놓인 초화류와 식물들, 나열된 상점들이 플라워어렌지 해놓은 작품들이 즐비하게 디스플레이 되어 배울 것이 많은 곳이었다. 스케일이 큰 화기부터 가드닝에 필요한 도구들, 원예소품들 하나 하나 정성껏 분야별로 진열해놓아 고객들이 쇼핑하기 편하도록 배려했다. 이곳에 입점한 상점들 중에는 철로 된 바닥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지하에 창고를 두고 간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꽃과 화분을 옮기고 있었다. 작은 공간을 활용하는 색다른 방법이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하고 큰 플라워 숍 체인 "Monceau Fleur" 본사를 둘러보았다. 하루에도 몇 십 만명이 왔다 가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숍이었다. 자연스러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숍 내부에는 작은 소품과 꽃을 어렌지한 리빙플라워를 쉽게 볼 수 있었도 화기 하나 하나에도 컬러풀한 느낌을 강조하여 예술적인 터치를 가미하여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좀체로 볼 수 없는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가격정찰제. 작은 소품에서부터 디스플레이 상품, 예술적인 작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에 가격이 부착되어 고객들의 편의를 돕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나라 대부분의 숍들이 샘플 형식으로 한 두가지의 핸드타이드나 바구니를 선보이는 것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다양한 상품을 진열해 놓아 꽃이라는 분야의 다양성을 일상적으로 알리고 있었다. 다양한 꽃상품과 가격표시제를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프랑스인들은 특별한 이벤트나 시즌에만 꽃을 사는 우리와는 달리 일상에서 늘 꽃과 함께 하는 리빙플라워가 자리 잡혀 플라워숍 역시 자연스럽게 그에 부응하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유럽연수투어 마지막 날, 세계 3대 박물관인 루브르 박물관으로 향했다. 루브르궁전을 미술관 건물로 사용하고 있는 곳으로 소장된 미술품의 규모는 세계 최대. 박물관을 둘러보며 유럽 중세 시대의 역사를 배우며 명화와 조각상들을 감상하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비롯하여 마네, 모네, 드가, 피사로, 르누아르, 세잔, 고흐 등 근대 회화의 선구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화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박물관 옆에 자리한 ‘툴레리 공원’이라는 작은 정원을 구경했다. 튤립이 한아름 피었다 진 모습만 볼 수 있어 아쉬웠지만 나무들은 대칭을 이루고 사각형으로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일행은 점심을 먹고 몽마르트 언덕과 성심성당으로 향했다. 한눈에 파리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몽마르트 언덕. 샹젤리제거리가 화려함과 아늑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곳이라면 파리에서 가장 낭만적이면서도 순수한 예술혼이 깃들어 있는 곳음 몽마르트다. 파리를 찾는 람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르게 되는 명소인 몽마르트는 본래 '순교자의 언덕'이라는 뜻에서 그 지명이 유래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전세계 예술가들, 특히 무명화가들이 동경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곳에 늘 정기적으로 벼룩시장이 열려 파리 특유의 풍경들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큰 보리빵 덩어리와 쏘시지를 길거리 자판에서 사먹고 흥겨운 음악을 들려주는 길거리 악사 아저씨들. 파리의 일상적인 생활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벼룩시장을 둘러보며 조그만 마을로 들어서려는데 상점 입구와 문 전체를 꽃으로 장식해 놓은 상점을 보았다. 장식만 보고는 플라워숍인줄 알았으나 테이크 아웃이었다. 파리 시내는 현대식 건물보다 대부분 유럽풍 스타일의 건물들이 많아 창가에 조그만 발코니를 만들어 꽃 화분을 놓기도 하고 꽃장식을 하기에 용이하다. 꽃을 늘 일상적으로 즐기는 여유로운 프랑스인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파리 시내에서 20㎞가량 떨어져 한 시간 반쯤 지나 도착한 ‘베르사이유궁전과 정원’은 파리인이라면 누구나 농담 삼아 우리집과 정원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궁전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베르사이유 궁전이 왜 파리의 자랑거리인지 한눈에도 알 수 있었다. "루이" 왕가 사람들의 동상과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침대, 거울, 화려한 장식품들은 고풍스럽고 화려하여 그 시대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세계에서도 걸작이라 불리는 프랑스식 정원에 들어갔다. 궁전 앞의 100만㎡에 달하는 넓은 정원은 전형적인 프랑스식 정원으로 곳곳에 연못과 샘, 30여 개의 분수가 펼쳐져 장관을 이루었다.궁전을 중심으로 중앙엔 큰 분수대와 넓은 호수가 눈앞에 펼쳐지고 그것을 기본 축으로 꽃밭과 울타리, 분수 등이 있어 주위의 자연경관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미로 숲이 대칭되어 사각으로 다듬어진 정원은 그야말로 웅장함과 섬세함이 동시에 녹아든 작품이었다. 항상 바쁘게만 살아가는 마음에 평화와 여유로움을 한꺼번에 밀려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영국으로 떠나야 하는 일정이라 베르사이유 궁전을 투어 마지막으로 화려하게 장식하며 호텔로 돌아왔다.
파리의 시테섬 꽃시장과 첼시플라워쇼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짜여진 유럽연수프로그램은 플로리스트에게 유럽의 신선한 꽃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어 큰 자극제가 되는 동시에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주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
유리공예와 플라워데코의 특별한 조우 <여름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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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고 차가운 질감의 유리와 부드러운 꽃이 만났다.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4일까지 명품건축인테리어 자재 백화점 데꼬레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회는 자연의 싱그러움을 머금은 5월의 끝자락에 감미로운 꽃향기를 전하는 여름나무의 풍성함, 그리고 공간 곳곳에 스며든 휴머니즘으로 잔잔한 감동을 이끌었다. 여름나무가 제안하는 달콤한 미각에 빠져 일주일 동안 연장전시하며 관람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풍요로운 나무가 전하는 여름서정의 진수를 보여준 <여름나무>는 NAMU Flower&Art 플로리스트 서성희의 그리움이 가득한 플라워데코와 유리공예가 김기라의 모던한 유리공예가 만나 향기로운 시너지를 발하며 여름날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유리로 만든 작품을 타고 오르는 꽃의 유연함과 살아있는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고 도시와 시골, 차가움과 따뜻함의 대조적인 미학이 멋스럽게 녹아들었다. 그리고 모두를 넉넉하게 아우르는 포근함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발 디디고 있는 땅에 단단하게 뿌리를 박고 서있는 복숭아 한그루의 풍성함, 시간의 흐름에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숙명적인 자연의 흐름을 잔잔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회. 메마르고 정형화된 사각의 틀로 가득한 도시의 삭막한 일상성에 연그린의 복숭아와 향기로운 플라워볼, 복숭아 사이사이에 피어오르는 투명한 유리열매는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의 축복과 가슴시린 그리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어릴 적 뛰어놀던 과수원의 한 자락이 떠오르는 <여름나무>. 하늘로 팔을 벌린 나무 그늘아래 편안하게 등을 기대던 기억, 진한 휴식을 동반한 유년의 그리움이 가슴 저편에 잔잔하게 파고든다. 생명력 넘치는 자연의 향기에 취해 신선한 삶의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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