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으로 보이는 계절은 어느새 퇴색된 봄을 뒤로 하고 초록물 듬뿍 머금은
쪽빛 여름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나무마다엔 나뭇잎들이 풍성한 녹음을
만들어 내고 있고 끝없이 펼쳐진 너른 들판엔 조금씩 마무리 되어가는
모내기 풍경들, 그리고 벌판을 산책하듯 유유히 불어대는 바람의 감촉을
눈으로 느끼며 우리는 남으로 남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그리운 이를 찾아 먼여행을 떠나는 나그네 처럼 우리 행타의 마음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설레임으로 가득합니다.
오늘은 해남에서 농아인돕기 자선음악회가 있는날입니다.
벌써 3년째 인연을 맺으며 매년 해왔던 공연이지만 행타의 마음은
처음처럼 설레기만 합니다. 해남에 도착하니 한채철 지부장이
먼저 달려와 반갑게 맞아줍니다. 언제나 웃음 가득한 얼굴에 따뜻한
가슴이 느껴지는 사람입니다.
지부장의 안내로 행사가 진행될 찻집에 들어서니
해남지부 회원들이 손수 자르고 붙이고 하며 직접 행사준비를 하고 있다가는
모두가 버선발로 뛰어나와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언제봐도 유쾌하고
절로 웃음짓게하는 해남식구들입니다.
음향장비를 설치하고 점심식사를 끝낸 우리는 간단한 장비테스트를
끝내고 바로 공연에 들어갑니다. 국승이 부지부장의 사회로 조촐하게
시작된 농아인돕기 모금공연이 조금씩 분위기가 무르익어갑니다.
다양한 공연자들이 마음을 함께 나눕니다.
감미로운 클래식기타 연주와 멋드러진 섹소폰 연주, 그리고 해남지부
식구들의 다양하고 정겨운 공연들, 여기에 객원으로 초대된 저희 행타와
서울노원지부 두분의 여가수들도 가세를 하면서 분위기는 절정을 행해 치닫습니다.
모녀 오카리나 연주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인 수화 공연이
끝날즈음엔 감동의 물결이 찻집을 범람합니다.
무엇보다 갈수록 성숙되어지고 발전해가는 해남식구들의 공연 모습을 보면서
이들의 그칠줄 모르는 열정에 마음속깊이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세시간여의 공연을 끝내고 우리는 무대를 야외로 옮겨 색다른 공연을
시도해봅니다. 시민과 함께 하는 통기타 무대인데 시민들이 직접 통기타를
들고나와 공연자들과 통기타 연주를 함께 해보는 일종의 퍼포먼스입니다.
해남지부의 기획으로 처음 시도해 보는 공연인데 제접 많은 시민들이
통기타를 들고 나와 함께 어우러져 통기타를 연주하니 야외 공원의
밤풍경이 제법 근사합니다.
이렇게 해남의 초여름 밤이 통기타 선율과 함께 깊어가고 우리는 모든 공연을
마무리합니다. 감동이 있고 사랑이 있고 행복이 있는 공연입니다.
뒷풀이 장소에 모두 모여앉아 돌아가며 감회를 나눌때는 모두가 한가족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해남식구들과는 갈수록 정이 깊어지고 이번에 새롭게
알게된 노원지부 가수들과의 새로운 인연은 해남공연에 깊은 의미를 더하게 합니다.
더늦기전에 자리를 정리하고 숙소로 이동합니다. 그동안은 인근 호텔에 묵곤했었는데
이번 여행에선 특별히 한지부장의 친구분이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묵기로합니다.
늦은 시간에 찾아갔는데도 민박집을 운영하시는 두부부는 싫은 기색 하나없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간단히 짐을 풀고 야외탁자에 앉으니
주인장께서 따끈한 차를 내오십니다. 4년동안 손수 집짓고 정원을 가꾸고
짚불공예를 공부하며 만들어 가는 이들의 삶의 터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건강에 이로운 친환경적인 통나무 황토집을 짓고 물길을 끌어들이고
갖가지 화초와 나무들로 정원은 이쁘게 단장되어 있습니다.
이들 부부와 함께 우리 일행은 밤이 이슭도록 통기타에 맞춰 노래를 부릅니다.
하루종일 행했던 무대위에서의 공연과는 또다른 맛이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한참을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노래를 부르고는 형님의 명쾌한 정리로
각자 잠잘곳을 찾아듭니다. 주인장께서 미리 아궁이에 군불을 지펴 놓았기에
황토방은 온기로 훈훈합니다. 새벽의 찬기운에 맞서는 구들방의 온기에
기분좋은 잠을 청해봅니다.
아침을 알리는 낯익은 산새소리에 잠을 깬 우리는 안주인께서 직접 준비해주신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안채로 들어섭니다. 지금껏 손님들 아침식사를
해준적이 없다시는데 형님의 특별한 청으로 소박하게 차리셨다합니다.
황태 미역국에 갖가지 산나물을 비롯한 정갈한 밥상에 모두들
맛있게 밥한그룻씩을 뚝딱 비워냅니다.
민박집 주인부부와 아쉬운 이별을 하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가족과 함께 꼭 다시 찾고 싶은 민박집입니다.
노원지부 두분은 해남땅끝을 구경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 행타는 장흥의
우드랜드로 각자 길을 잡습니다. 편백나무 가득한 우드랜드를 주마간산처럼
살짝 훑어보고는 우리행타는 보성 녹차밭으로 다시 길을 잡습니다.
생각보다 아름답게 가꿔진 녹차밭에서 마음껏 사진 촬영을 하고
녹차아이스크림에 녹차젤과 영양갱등을 맛나게 먹고는 우리는 점심을
먹기위해 강진 병영의 수인관이라는 한식집으로 차를 몰아갑니다.
마침 노원지부의 두분과도 다시 연락이 닿아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하여 수인관에서 다시 만나니 다시한번 반갑고 반갑습니다.
길지않은 식사시간을 끝으로 노원지부 두분과 이별을 하고
천안으로 긴 귀향의 길을 나섭니다. 올라오는 차속에서 노원지부
가수분의 음악 CD를 들으며 다시한번 해남공연의 감흥에 젖어봅니다.
이렇게 우리 행타는 또 한페이지의 추억과 또 한웅큼의 행복을 찾아
돌아왔습니다.
늘 따뜻한 마음으로 맞아주시고 가슴 뭉클한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시는 해남 식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올립니다.
여러분들을 알게 된 것이 저희 행타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인지 공연때 마다 느낀답니다. 늘 지금처럼 그렇게
소중한 인연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해남가족 여러분 사랑해브러요~~~
아울러 노원지부의 멋진 두분!
무언가 다른 듯 하면서도 묘하게 닮아있는 두분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분들 알게 되어 행복했구요.
언젠가 또다른 인연이 준비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형님을 비롯한 우리 행타식구들~~
형님의 넓고 따뜻한 마음이 있었기에 지금껏 우리 행타가 서로의 정을 나누며
행복을 찾아 함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부족하고 가끔은 까탈스러운 동생들이지만
형님의 이해와 배려로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갈 수있는 것이지요.
늘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원담과 윤숙에게도 이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우리 지금처럼만 이렇게 함께 했으면 합니다.
해남, 행타, 노원, 포에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