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휘발유.정유사와 주유소의 관계.기름값에 대해
어떤분의 다 년간 주유소에서 업무를 하면서 얻은 지식들입니다.
유용할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올려 봅니다.
<고급휘발유>
일단 고급휘발유란
일반 휘발유에 비해 옥탄가가 높게 설정되어
제조된 것(옥탄가100)으로 출력증가 연비증가 노킹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그것을 느끼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평소에 넣던 기름이 상당히 저품질의 기름이었다면 차이가 크겠지만요.
또한 굳이 고급휘발유(옥탄가100)를 넣지 않아도
이것에 육박하는 옥탄가(98)를 가진 휘발유를 판매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국내 4대 정유사를 A,B,C,D로 나눈다면
D정유사의 휘발유는 고급이 아닌 일반 휘발유가 옥탄가 98에 달합니다.
그리고 A사의 경우는 옥탄가가 94,95정도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제가 우리나라 4대 주유소 모두에서 일해 보면서 얻은 지식이구요,
주유소 사장, 소장들 사이에서는 대부분이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홍보성 글이 될까봐 단순히 ABCD로 나누었으니 오해마시길 바랍니다.
결론은 옥탄가 몇 수준의 차이로 고급휘발유를 넣는 것은 비효율적이나
바이크를 상당히 아끼시거나 옥탄가에 민감하시다면 고급휘발유를 주유하시면 되겠습니다.
고급휘발유는 일반 휘발유에 비해 그렇게 많이 비싸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고급휘발유를 바이크에 주유한다고 해서 안좋다거나 나쁜다는건 아직 밝혀진 바 없습니다.
옥탄가가 높으면 당연히 연소가 잘되고 출력이증가하고 노킹이 감소하는데 왜 나쁘겠습니까.
<정유사와 주유소의 관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의 관계를 잘 모르고 계시는 것 같아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크게 4대 정유사가 있습니다.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로 나뉘죠.
우리나라는 주로 중동산 두바이유를 수입합니다.
이 정유사들은 이렇게 원유를 수입하여,
각각의 정제공장에서 휘발유, 경유, 등유 등을 정제하여
각 주유소에 납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정제과정에서 옥탄가라던가 여러 다른 품질들이 결정됩니다.
참고로 A,B,C사의 경우
국내에 정유공장을 가지고 있어서 원유를 수입해 와서 직접 가공을 합니다만,
D사의 경우는 국내에 정유공장을 몇 개 가지고 있지 않아,
이미 정제되어있는 기름을 수입합니다.
또한 D사는 품질이 좋은 기름을 정제할 수 있는 기술을 많이 사용합니다만
나머지 A,B,C사들은 기술도입이 D사에 비해 현저히 낮습니다.
그렇기에 D사의 휘발유의 경우 옥탄가가 98에 달합니다.
제가 D사를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정유사들은 수입해온 원유를 정제하여
전국의 주유소에 납품하고 그 대금을 받죠.
주유소의 시스템은 이러한 정유사로부터
일정한 단가(물론, 가격판에 표시되어 있는 단가보다 적은 단가로 구입하겠죠)를
통해 필요한 유종의 기름을 구입하여,
적정한 시세의 단가로 판매를 합니다.
그러므로 주유소에 가서 기름이 왜이렇게 비싸냐고 물으시면 안되겠죠?
물론 주유소에서도 마진을 포함해서 단가를 내걸었겠으나,
주유소에서 기름의 단가를 직접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유사에서 파는 단가가 주유소의 단가에 거의 90%가까이 영향을 미치니깐요.
정유사에서 기름을 비싸게 팔겠다고 하면 주유소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기름이 비싼 이유를 알고 싶으시면 환율과 두바이유 시세를 알아보신 다음,
정유사에 전화해서 물어보시면 되겠습니다.
<기름값>
기름값이라는게 중동산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 환율, 당일 시세, 세계정세 등
수많은 변수들이 작용합니다.
또한 국내에서는 지역별로 다르고 주유소별로 다르고 또 회사마다 다릅니다.
예전에는 A사의 마크를 건 주유소는 A정유사의 기름만을 취급해야 했으나
올해 9월부터 이러한 '폴 사인제'가 폐지되면서
A사의 주유소더라도 다른 회사의 기름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SK주유소가 GS칼텍스의 기름을 사서 자기네들 SK기름과
섞어 팔 수 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대신 그 주유소는 '우리주유소는 GS기름이랑 섞어 팔아요' 라는 표시를 해줘야합니다.
참고하시구요,
이 밖에도 주유소에서는 기름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사은품, 세차 등의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이러한 것들도 단가에 영향을 미치죠.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3만원 주유했는데
아무것도 안주지만 기름값이 싼 주유소가 있고,
같은 금액을 주유했는데 앞 유리창도 닦아주고 휴지도 주고
세차쿠폰도 주지만 가격이 조금 비싼 주유소가 있다면,
후자의 주유소로 가십시오.
그것이 더 이익입니다.
물론 기름값이 크게 차이난다면 가격기준으로는 전자를 택하시겠지만,
기름값 10원 20원 30원 차이는,
기름을 한번에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는 이상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사은품과 서비스를 받는 것이 전체적으로 보았을때 더 이익입니다.
주머니에서 돈나가는 것만 생각하면 안되요.
<팁>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리자면
왠만하면 '직영주유소'를 이용하세요.
주유소도 직영과 사영으로 나뉘는데
SK를 예를 들어서,
SK직영주유소의 경우는 주유소 자체가 SK회사의 소유이며
그 안에서 일하는 사장, 소장 들도 모두 SK직원이고
기름을 판매하는것과는 별개로 매달 일정의 월급을 받으면서 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죽자고 기름을 많이 팔 필요는 없겠죠.
많이 팔든 적게 팔든 월급은 정해져 있으니깐요.
물론 실적에 따라서 인센티브나 벌점제도 또한 있지만
사영주유소에 비해 그렇게 목매고 일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영 그러니까 개인주유소 같은 경우는
한 개인이 주유소를 돈을 주고 통째로 사거나,
아니면 그 주유소의 주인이 따로 있고,
그 주인에게 권리금을 지불하고 매달 일정의 세를 내면서 임대하여 사업을 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주유소의 경우는
정해진 월급이라는게 없으므로 수익을 많이 내면 낼수록 자기 몫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므로 어떻게든 이익을 내려고 하겠죠?
그렇기에 여러 불법적인 행태(저질기름과 섞는 것 등)나
여러 부정적 시세차익등을 노리는 주유소가 있을 가능성이 직영에 비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직영은 그러지 못하죠.
왜냐면 직영자체의 회사에서 직접 기름을 공급해주니깐요.
대신 기름단가를 직영과 개인을 비교하면
직영이 개인에 비해 대부분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이 점 알아두시구요,
또 한가지로
좋은 기름을 구별하는 법을 알려드리면,
휘발유를 보았을 때 색상이 맑은 노란색을 띄고 냄새가 독하지 않고
거품이 많이 생기지 않는 것이 좋은 기름입니다.
특히 냄새를 맡았을때
냄새가 독해서 콜록콜록 기침이 나올 정도면 별로 안좋다고 볼 수 있어요.
또 같은 용량을 주유했는데도
기름이 빨리 소모되는 주유소가 있고 좀 더 오래가는 주유소가 있다면
후자의 주유소를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