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도 부풀어터지고 몸도 마음도 지쳐 피곤한듯해서 쉴까하고 생각해보니
모처럼 여유로운 하루를 그냥 집에서 쉬기엔 하루가 너무 아까운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제 시장봐온것 고등어조림과 닭도리탕 해놓고 일찌감치 배낭걸머지고
집을 나선다..
전에는 전혀 이러지 않았는데 웬지 혼자라는 생각이 내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발걸음도 웬지 무겁고 왜 이러는지 나자신도 의아할뿐이다...
그립고 보고싶은 내 어머니 품속같은 천성산으로 갈꺼면서....!
전같이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이 들지않음은 왜일까..
집앞에서 189타고 명륜역에서 내려 오전 9시쯤 12번 버스에 몸을 담는다...
배낭메고 타는 사람은 나뿐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시리도록 고운 하늘빛과 새털구름,뭉개구름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괜스레 눈물이 핑도는것은 왜일까..
가슴에 꽉 차오르는 서러움과 허전함에 가슴이 답답 해 온다...
지금까지 늘 혼자서도 행복하고 즐겁게 아주 씩씩하게 잘 다녔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허전하고 외로운 것일까...
아직 가을은 멀리있는데 벌써 가을병이 찾아 온 것일까..
이제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듯 내릴때가 되었다..
오전 10쯤 신전마을에 도착 용소마을로 접어든다...
허전하고 외로운 마음 포근한 천성산의 품에 얼른 내려놓고싶다...
내 어머니품속같은 포근한 품에 안겨 서럽게 목놓아 시원하게 울고싶은 마음 간절하다..
용소마을을 지나 한발한발 신선한 천성의 품에 안겨 간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않아서인지 길은 아직도 때묻지 않은 길이다...
마을 입구에 등산객 ,피서객 출입을 삼가 해 달라는 마을 사람들의
호소문 덕분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을사람들의 입장 충분히 이해가 된다..
식수로 쓰고있는 계곡을 오염시키는 일이 얼마나 많았으면 이런 호소문을....!
아니온듯 다녀가면 얼마나 좋을까...
역시 어머니 품속은 편안하고 포근하다...
금새 허전하고 서럽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 앉는다...
초입부터 계곡을끼고 졸졸 거리는 물소리,매미소리,이름모를 새소리에
마음은 점점 편안하게 정화되어가고 마음한켠에 녹색의 싱그러움이 스며든다..
짙은 녹음속의 오솔길은 햇빛하나 들지않는다..
많지않는 수량이지만 졸졸거리며 흐르는 계곡의 정겨운 돌다리를 몇차례 건너며
용소폭포에 도착한다...
나도 모르게 탄성의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너무 아름다운 폭포다
비록 수량이 적어 웅장한 맛은 없지만 아기자기 하니 참 예쁘다..
녹음을 머금은 깊이를 알수없는 하늘바다 너무 예쁘다..
그냥 뛰어들고 싶을뿐이다...
산죽을 헤치며 햇볕하나 들어서지 못하는 오솔길을 계곡을끼고 오르다 보니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를 가로질러 내리막길을 한참 내려간다..
용소폭포 지나서 제법 된비알을 올라온것만큼 내려가는듯하다..
내리막이 끝나는 지점이 내원사 제2주차장이다..
내원사들어가는 다리앞에서 다시 돌아와 기상경보기가 설치된 곳에서
계곡을 건넌다..
배꼽시계가 밥달라해서 시간을 보니 12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계곡을 건너 물가에서 식사를 하고 오후1시쯤 산행을 시작한다..
제법 된비알을 거쳐 능선에 올라 이정표에서 천성제2봉 반대편으로 방향을 잡는다...
여전히 햇볕하나없는 오솔길의 연속이다...
하늘과 구름 그리고 천성의 공룡능선 너무나 환상적인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끼는 기쁨속의 뿌듯함....!
지도대로 갈려니 철조망을 쳐놓았다..
길따라 내려서니 내원사 매표소와 내원사가는길이 나타난다...
길가 계곡물이 너무좋아 알탕 하기엔 안성마춤인 곳이 있어서
배낭 벗어던지고 바로 물속으로 뛰어든다..
제법 깊은곳이고 물이 너무 시원했다...
알탕도 하고 시원한 기분으로 하산을 시작 한다...
얼마 안내려와 내원사 매표소에 당도한다...
내원사 계곡을끼고 용연마을로 내려오면서 뒤를 돌아 본다...
이 제 마음은 차분히 짙은 녹색으로 가득 충전 되었고 나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마음안에 가득 번진다..
홀로인게 인간 본연의 모습일진데...!
올해는 제발 가을병에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첫댓글 파아란 쪽빛 도화지에 크고 작은 뭉실 구름이 하늘아래 떠 노니는 그림이 아름다운 가을 하늘?
덜 익은곡식 마저 익어라고 아직 낮은 따가운 햇살을 받으면 ?
녹음이 짙은 예쁜 숲길을 홀로 산행을 만끽하고 오셨군요? 시원한 알탕도 즐기시고....
용소 폭포를낀 천성산을 편히 앉아서 잘 둘려보고 갑니다.....!
산행시작과 끝지점까지 햇볕하나 들지않는 녹음속의 오솔길
산행내내 단 한사람도 만나지 못한 한적하고 고요함속에
졸졸거리는 물소리,매미소리 ,새소리 참으로 아름다운
화음속의 멋진 산행이였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함께합시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