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14 춘사영화상 집행위원장 정진우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지난 19일 6시30분, 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협회 주최 제19회 '춘사영화상' 시상식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영화감독 이민용과 아나운서 출신 배우 임성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선 그랑프리 최우수 감독상 부문 수상자는 내지 못했다. 최우수 감독상 후보는 소원의 이준익 감독, 설국열차 봉준호 감독, 지슬의 오멸 감독, 관상의 한재림 감독이 올라있었다.
올해 '춘사영화상' 수상작은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이 신인감독상, 영화배우 송강호가 남자배우상을 수상했다. '수상한 그녀'도여자 연기상에 심은경, 신동익, 홍윤정, 동희선이 각본상을 수상하며 '변호인'과 함께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기술상은 후보작인 설국열차, 베를린 더테러라이브와 경합, '미스터 고'의 정성진 VFX총괄감독이, 공로상은 전국극장연합회 강대진 회장이 수상했다.
춘사영화상 집행위원장이자 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협회 정진우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나운규 선생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오늘의 감독들은 가장 공정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춘사 나운규 감독(1902-1937)의 투혼과 정신을 기리고자 제정된 춘사영화제는 2010년까지는 경기도 이천에서 이천춘사대상영화제로 열렸으나 집행부 비리로 그간 중단되어 왔다.
중단된지 4년만인 올해, 주관사였던 영화인총연합회에서 한국영화감독협회가 바통을 이어받아 '춘사영화상'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했다.
2014 춘사영화상 시상식에는 300여명의 영화관련 VIP관계자, 신구 영화감독들, 언론기자 등 각계각층의 VIP들이 빼곡히 자리를 메운 가운데 자리를 빛냈다. 원로감독으로는 춘사영화제 심사위원장 이두용감독, 집행위원인 영화감독 강대선, 고응호, 심우섭, 안현철, 엄종선, 임원식, 장성환 감독을 비롯해,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남궁원 회장, 한국시나리오협회 지상학 이사장, 한국영화기술단체협의회 이태성 이사장, 범영화예술인 연합 아티스트 패밀리 강철수 부회장, 이주생 한국조명감독협회 이사장 등 단체장들이 참석했다.
또한 영화감독 강범구, 남기남, 김정룡, 하명중, 이광섭, 김현명, 석도원, 김봉은, 그리고 전 한예종 총장 영화감독 박종원, 신인감독 양우석, 허정, 유지태, 이덕희 영화촬영감독 서정민, 박승배, 정광석, 허리우드 극장 이창무 회장, 그리고 영화배우 신성일, 엄앵란, 최지희, 윤일봉, 윤양하 등등 원로 및 중견 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 새롭게 출발하는 '춘사영화제'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화기애애한 자리였다.
'2014 춘사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한
좌로부터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남궁원 회장. 전 18대 국회의원이자 헤럴드 미디어 홍정욱 회장의 부친이다. 세번째, 김의석 영회진흥위원회 위원장.
정진우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은 최우수감독상 발표를 위해 단상에 오른 후 '수상자 없음'이라고 간단히 발표했다. 정이사장은 시상식 직후 후보 작품들이 워낙 쟁쟁해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고루 분산됐다고 이해를 구했다는 전언이다.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상우 사무총장은 내년에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규정을 보안하겠다고 밝혔다.
2014 춘사영화상 시상식에서 영화 '변호인'으로 남자 연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 송강호와 영화 '수상한 그녀'로 여자 연기상을 수상한 심은경.
전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임원식 감독은 2014 춘사영화제 남자 연기상 수상자 송강호에게 판화 그림을 전달했다. 송강호는 '늘 가슴 속 깊이 감사한 마음으로 실망시키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춘사영화상 시상식장에서,
원로 영화감독, 영화계 인사들과 함께한
범영화예술인연합 아티스트패밀리 강철수부회장
"당신이 우리 시대 진짜 스타입니다!"
범영화예술인 연합 아티스트 패밀리 강철수 부회장(VN종합엔터테인먼트 대표)과 사단법인 한국영화감독협회 정진우 이사장.
정진우 이사장은 시네하우스 대표, 제15대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제38회 대종상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한국 영화계의 거장 감독이다. 대종상 감독상, 청룡상 감독상,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제30회 황금촬영상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강철수 부회장은 영화, 방송, 광고, 매니지먼트 등 각 분야 전문직을 거친 정동파 영화예술인이다. 2013년 아티스트 패밀리(회장 김해경)를 창립, 한국 영화/예술계의 발전과 화합, 원로 영화예술인 돕기, 봉사와 나눔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특히 신구갈등의 소통의 가교역할을 하는 등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인 2세이다.
영화인 2세 강철수 부회장의 모친은 60년대 공전의 히트작으로 기록된 '월하의 공동묘지(권철휘감독)', '팔도강산'(배석인감독), '망부석'(임권택감독), '김약국의 딸들'(유현목 감독) 등에 주연으로 출연한 60년대 추억의 스타 강미애이다.
강미애는 한국영화 100여편에 주연과 조연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던 당대 인기 여배우였으며, 70년대 초에 은퇴했다. 현재 강미애는 김영삼 대통령의 신민당 야당 총재시절, 대변인 및 원내 총무를 역임한 전국회의원 정재원 의원의 부인으로, 조용히 내조의 길을 걷고 있다.
강철수 아티스트 패밀리 부회장(VN종합엔터테인먼트 대표)과 영화진흥위원회 김의석 위원장.
김위원장은 한국영화계에 일대 파란을 몰고온 1992년 결혼이야기(최민수/심혜진 주연)로 데뷔했으며, 그 여자 그 남자(1992), 총잡이(1995), 청풍명월(2003, 최민수/조재현) 등을 연출하며 강우석 감독과 더불어 9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각광받았다.
또한 김의석 감독은 80~90년대 대표적인 감독인- 박철수, 선우완, 배창호, 곽지균, 신승수, 장선우, 이명세, 이현승, 장길수, 강우석, 박종원, 강재규, 이정국, 장현수 감독 등과 더불어 명감독 중의 한 사람이다. 김위원장은 1992년 제3회 춘사영화예술상 희극영화부문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사단법인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남궁원 회장, 범영화예술인연합 아티스트 패밀리 강철수 부회장.
남궁원 회장은 제44회 대종상영화제 심사위원장, 헤럴드 동아TV 명예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아시아 영화제 남우주연상, 대종상 남우주연상, 서울시 문화상, 프랑스 에르메스 공로상 등을 수상하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배우 중의 한 사람이다.
남궁원 회장은 영화산업 전성기였던 50-60년대 스타 김승호, 박암, 그리고 당시 청춘스타였던 김진규, 신영균, 김석훈, 황해, 윤일봉, 박노식, 허장강, 장동휘, 최무룡, 이대엽, 김운하 등과 함께 당대를 풍미한 명배우로 기억되고 있다.
춘사영화제 시상식에서 만난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 원로 심우섭 감독(좌)과 안현철 감독(우)과 함께한 강철수 아티스트 패밀리 부회장. 심우섭 감독과 안현철 감독은 강부회장의 모친 강미애여사와의 각별한 인연으로 인해 강부회장에 대한 애정 또한 매우 크다.
1958년 안현철감독의 첫데뷔작은 '어머니의 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안감독의 첫 데뷔작이 영화배우 강미애의 첫데뷔작이기도 하니, 이런 인연이 또 있을까. 자기 작품에 첫데뷔한 여배우의 아들을 만났으니 안현철 감독이 반가워하는 것은 당연지사.
특히 안현철 감독은 당대 명감독들인 정창화, 신상옥, 유현목, 정진우, 임권택, 이만희, 안현철, 이형표, 권철휘, 장일호, 김수용, 김기, 심우섭, 변장호 감독 등과 함께 50-6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감독으로 손꼽힌다.
원로 영화감독 심우섭은 신상옥 감독도 심감독의 재주가 부럽다고 말했을 정도로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의 역사요, 50-60년대 한국영화 충무로 시대의 황금기를 이끈 코미디 영화 분야의 거장 감독이다.
좌로부터 아티스트 패밀리 강철수 부회장,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상우 사무총장, 영화감독 이민용(전 한국영화감독협회 부이사장).
1978년 영화제작사 동아흥행의 문여송감독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한 강철수 부회장과 1997년 영화 '똑바로 살아라'로 감독 데뷔한 이상우감독, 이민용 감독과는 영화계 오랜 지인 사이.
이민용 감독은 1995년 '개같은 날의 오후'로 첫 감독 데뷔를 했으며, 대표작으로는 '인샬라'(1997), '보리울의 여름'(2003) 등이 있다. 90년대 주목받던 영화감독 중의 한 사람이다. 이감독은 전 한국영화감독협희 부이사장을 역임했으며, 제34회 대종상 영화제 신임감독상과 하와이 국제영화제 대상 골든메일상을 수상했다.
한국의 원조 팜므파탈, 50~60년대 톱스타, 전 한국영화인원로회 회장 영화배우 최지희와 함께 기념촬영한 아티스트 패밀리 강철수 부회장.
영화배우 최지희는 50-60년대 한국영화 최고의 부흥기에 활동하던 여배우들- 최은희, 조미령, 이민자, 김지미, 엄앵란, 김혜정, 강미애, 최지희, 도금봉, 고은아, 전계현, 방성자, 이빈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강부회장의 모친인 영화배우 강미애와 영화계 동료인 최지희는 58년 영화 '아름다운 악녀'로 데뷔했으며 1973년 하길종 감독의 데뷔작 '화분'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250여편을 남겼다.
한국 액션 코미디 영화계의 거장 영화감독 남기남. 50년 영화인생을 살아온 노장 감독이다. 남감독은 아티스트 패밀리 정회원이다.
좌로부터 강철수 아티스트 패밀리 부회장, 빛의 마술사 촬영감독 박승배. 박승배 감독은 아티스트 패밀리 자문위원이다.
박감독은 영화 '금홍아 금홍아', '게임의 법칙'. '태백산맥', '우리는 제네바로 간다', '이장호의 외인구단' 등 수십편의 영화 촬영을 했다. 제9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기술상, 황금촬영상 은상, 청룡영화제 기술상 등 많은 수상기록을 남긴 거장 촬영감독이다.
좌로부터 영화감독 강범구, 강철수 아티스트 패밀리 부회장. 강범구 감독은 1960년 감독 첫 데뷔 영화 '북극성'을 시작으로, '유랑극장', '창살없는 감옥', '석양의 하르빈' ' 당신만을 위하여' 등 많은 한국영화의 고전, 명작 영화를 남긴 감독 중의 한 사람이다.
좌로부터 영화감독 김봉은, 강철수 부회장, 영화감독 석도원.
김봉은 감독은 오랜 조감독 생활을 거친 충무로 정통파 감독이다. 작품으로는 '영구와 꼬마 삼총사', '너에게 나를 보낸다2', '가자 장미여관으로2' 등 다작의 작품을 연출했다.
석도원 감독은 영화감독 유현목, 김기, 장일호 감독의 오랜 조감독 생활을 거친 충무로 정통파 영화감독이다. 대표작으로 '언제나 그 자리에'(1990), '애마부인 시리즈', '립스틱 짙게 바르고'(1996), '루트7'(1998), '캉캉69'(1992) 등 많은 작품을 연출했다.
강철수 부회장과 석도원 감독은 충무로 영화계의 오랜 선후배 사이로, 돈독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정통파 충무로맨들이다.
화합의 장, 축제의 장 '2014 춘사영화상'
2010년 이후 행사가 중단되어온 춘사영화상이 4년만에 새롭게 재개가 되면서 '2014 춘사영화상 시상식은 많은 영화인들에게 기대를 모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선후배 감독들과의 훈훈한 대화가 아주 따뜻했고, 오랫만에 만나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비록 최우수감독상을 선정하지 못한 것을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있는 듯 하지만, 무엇보다 원로 감독, 중견 감독, 영화단체장, 추억의 스타들, 영화관계자들과 함께 어우러져 영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일이야말로, 가장 큰 이슈가 아닐까.
수많은 기자들이 춘사영화제의 수상자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축하해주는 일, 좋다. 그러나 4년만에 어려움을 딛고 순수한 시상식으로 운영하고픈 한국영화감독협회의 노고에도 박수를 보내주었음 참 좋았을 일이다.
영화 담당 기자들도 스타들을 향한 이슈찾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어려운 영화계 현실을 딛고, 어렵사리 재개한 춘사영화제의 뜻과 의의를 한 번 쯤 조명해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또한 지난 30-40년 충무로에서 영화인생을 살아온 원로감독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선후배들의 훈훈한 시간들도 눈여겨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소수의 스타가 아닌, 다수의 희망에 주목하라!
수많은 춘사영화상 관련 언론 기사들 속에 춘사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한 원로감독, 중견, 영화단체장, 원로 영화배우들의 사진 한 장 보기가 힘들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다. 프레스 포토존에 서야할 사람들은 주목받기 시작한 스타, 정상의 톱스타만이 아니다. 그 자리엔 반백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춘사영화제를 축하하고자 노구를 이끌고 온 진정한 영화계를 이끌어온 원로감독, 왕년의 스타, 묵묵히 충무로 영화계를 지켜오고 있는 영화계 인사들도 당당히 서야 한다. 우리 잔치아닌가.
소수의 수상자만을 위한 잔치가 아니라, 이런 자리를 통해 영화계의 앞날을 걱정하고 격려하고 두 손 잡아 따뜻한 선배의 한마디를 전하고자 애쓰는 원로 감독, 원로 배우들, 영화관련 스탭들의 마음조차 품어안는 모든 영화인들의 축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스타중심의 짧은 보도자료, 팩트만 날리는 것이 보도기사인가. 영화담당 기자라면, 영화감독이라면, 영화배우라면, 단체장이라면, 최소한 4년만에 어렵게 기지개를 켜며 일어선 춘사영화상 시상식, 신명나게 다양한 각도로 좀 보도도 해주고, 눈치코치 보지 말고 희망찬 의견도 개진하고, 신구가 서로 등 좀 두드려주는 그런 일, 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그렇게 힘든 일일까?
좀더 희망을 이야기하는 춘사 영화상이길 기대해본다. 그 희망 이야기에 동참하는 기자들, 감독들, 영화인들, 배우들이 많아지길 역시 기대해보고 싶다.
2014 춘사영화상 시상식. 그래도 선후배 감독, 선후배 영화인들이 다시 한 번 반갑게 만날 수 있어 좋았던, 봄날, 축제의 밤이었다.
글/ 김해경(칼럼니스트 / VN미디어 대표)
사진/ 윤동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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