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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아닌 꿈을 그린 화가 안견, 땅이 아닌 사람을 본 풍수가 목효지
새로운 세상을 꿈꾼 그들의 이야기가 만인의 꿈이 된 한 폭 그림 속에 펼쳐진다!
안평대군이 꿈에 보았다는 도원을 「몽유도원도」로 남긴 화가 안견, 해박한 풍수지식을 발판 삼아 신분상승을 꿈꾼 노비 풍수가 목효지, 안견의 그림과 목효지의 풍수를 권력투쟁의 도구로 이용한 안평대군과 수양대군 등 각기 다른 방법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꾼 이들의 ‘몽유도원’을 그려냈다.
▶ 각기 다른 방법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꾼 이들의 이야기가 만인의 꿈이 된 한 폭 그림 속에 펼쳐진다!
안평대군이 꿈에 보았다는 도원을 「몽유도원도」로 남긴 화가 안견, 해박한 풍수지식을 발판 삼아 신분상승을 꿈꾼 노비 풍수가 목효지, 안견의 그림과 목효지의 풍수를 권력투쟁의 도구로 이용한 안평대군과 수양대군 등 각기 다른 방법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꾼 이들의 ‘몽유도원’을 그려냈다.
소설 『몽유도원』은 삼각산(북한산)에서 실족한 안견을 구해준 인연으로 우연히 친구가 되었으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과 사의 풍파를 헤쳐간 안견과 목효지의 운명, 안견의 「몽유도원도」가 이상정치를 꿈꾼 안평대군의 거사 의지를 담은 비밀암호라는 설정, 현실에서 도원을 꿈꾼 안평대군과 하늘의 뜻이 아닌 자신의 뜻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꾼 수양대군의 대결, 신안의 풍수로 일컫는 목효지와 안평대군의 모사인 이현로의 풍수대결, 그림과 풍수를 매개로 벌어지는 권력 암투, 당대 최고의 미녀 초요갱과 목효지의 사랑 등을 통해 인간 욕망의 허망함과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해준다.
▶ 줄거리
가난한 중인 집안에서 태어나 그림에 뛰어난 소질을 발휘, 궁중 도화서에 특채된 안견은 궁중에서 국가의례와 관련된 그림이나 영정을 그리며 시간을 보내지만 늘 자신만의 그림을 펼쳐 보이고픈 꿈을 꾼다. 당시 조선의 그림은 유명무실했고 숭유억불정책으로 뛰어난 불화와 독창적인 산수도를 잘 그리던 고려의 화맥도 끊어진 지 오래였다. 스승도, 참고할 그림도 없이 혼자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던 안견은 조선 화단에서 새롭게 화풍을 일으키고자 노력하지만 비교할 그림을 찾지 못해 좌절하길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안견은 안평대군이 그림을 좋아해 오래된 그림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몰래 안평대군의 화실로 잠입해 고려의 옛 그림과 중국에서 건너온 선진그림들을 감상하고는 넋을 잃는다. 안평은 소맷자락에 넣어온 붓과 종이를 꺼내 몇몇 그림을 묘사하지만 인기척을 느낀 노비가 다가오자 재빨리 달아나 위기를 모면한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안평의 집에서 본 수백 점의 그림들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안평이 덫을 설치해놓은 줄도 모른 채 다시금 안평대군의 집으로 숨어든다. 결국 종들에게 잡힌 안견에게 안평은 숨어든 목적을 묻고 안견은 사실대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안견의 말에서 그림에 대한 열정을 느낀 안평은 안견을 풀어주고 그림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 찾아오라고 허락한다. 그날 이후 안견은 안평의 술친구가 되어 그와 더불어 예술, 중국의 글씨와 그림, 화풍에 대하여 논하고,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어느 날 안평대군은 안견을 집으로 불러 꿈에서 본 도원을 그려달라고 청한다. 집으로 돌아온 안견은 자신의 모든 실력을 집대성하여 삼 일 만에 「몽유도원도」를 완성한다.
한편 조선 초기 역모 사건에 휘말려 노비로 전락한 비운의 가문에서 태어난 목효지는 궁중제사에 쓸 곡식을 담당하는 ‘전농시’에 소속되어 노비로 살며 풍수를 공부하고 현존하는 모든 풍수서를 암기하여 당대 최고의 실력을 기른다. 제향에 쓸 곡식을 매입하는 자신의 업무를 이용해 시간이 날 때마다 한양 주변의 산을 돌아다니며 풍수가에서 말하는 세상을 제패할 위대한 제왕이 탄생할 자리, 곧 ‘자미원’ 명당을 찾아다니던 목효지는(그곳에 자신의 부모를 모셔 출세하거나 그 자리를 지체 높은 양반에게 소개하여 신분상승을 꾀할 목적) 느닷없이 나타난 사내에 이끌려 대저택으로 안내된다. 그곳은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좌의정 김종서의 집이었다. 김종서가 은밀히 목효지를 부른 이유는 자신의 조상 묘에 누군가 쇠말뚝을 박아두었기 때문이다. 김종서는 쇠말뚝이 박힌 연유를 묻고 목효지는 그 자리에서 자신이 범인을 잡아줄 테니 이번 일에 공을 세우면 노비 신분에서 면천시켜달라고 당돌하게 거래를 청하는데…….
▶ 그림이 아닌 꿈을 그린 화가 안견, 땅이 아닌 사람을 본 풍수가 목효지
도화서 화공 안견과 전농시 노비 목효지는 우연한 기회에 친구가 되지만 그들이 걸어가는 인생 곡선은 전혀 다르다.
안견은 뜻하지 않게 안평대군의 은혜를 입었다가 거사에 말려들지만 결국 안평대군을 배신함으로써 목숨을 부지하고 그가 그린 「몽유도원도」는 ‘계유정난’ 와중에도 보존되어 후세에까지 전해진다.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겠다는 화공으로서의 꿈을 지키고, 식구들과 더불어 삼시 세끼 굶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안견은 눈물을 머금고 안평대군의 곁을 떠난다.
목효지는 신분상승을 위해 왕실과 고관대작 주변을 서성이며 노비에서 면천될 기회를 엿보지만, 어느 날 고작 땅 한 평짜리 무덤이 없어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시신을 보고 풍수의 궁극이 땅이 아니라 사람임을 깨닫는다. 그는 수양대군이 권력을 잡게 되면 나라꼴은 엉망이 되고 그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백성들 몫이 될 거라 생각하여 수양대군을 막아보려 하지만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소설 『몽유도원』은 예술과 신분상승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간 안견과 목효지의 운명을 통해 인간 욕망의 허망함과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해준다.
▶ 현실에서 도원을 꿈꾼 안평대군과 하늘의 뜻이 아닌 자신의 뜻으로 새로운 세상을 꿈꾼 수양대군
안평대군이 꿈에 본 도원을 그려달라고 청해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는 새로운 세상의 군주가 되고자 한 안평의 거사 의지를 담은 비밀암호였다. 세종 29년(1447) 안견이 「몽유도원도」를 완성하자 안평대군은 미래에 자신과 뜻을 같이할 요량으로 신숙주, 이개, 하연, 송처관, 정인지, 김종서, 이적, 최항, 박팽년, 이현로, 서거정, 등 당대 명사 21인에게 찬문을 짓게 하여 「몽유도원도」를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시(詩), 서(書), 화(畵), 삼절(三絶)이 두루 갖춰진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탄생시킨다. 이렇듯 「몽유도원도」에는 하늘과 땅, 인간을 두루 아울러 자신의 이상정치를 실현하고자 한 안평대군의 웅대한 꿈이 담겨 있다. 안평대군은 수양대군 제거할 때 거사의 암호로 ‘몽유도원도’를 사용하는데, 지방 각지의 군병들에게 ‘몽’ ‘유’ ‘도’ ‘원’ ‘도’가 각각 새겨진 깃발을 들게 하여 그것을 신호로 삼아 자기편끼리 서로 해치지 않도록 장치한다.
한편 가신인 권람, 한명회 등과 더불어 단종을 몰아내고 왕권을 수탈할 계획에 골몰하던 수양대군은 권력의 전면으로 나서기 위해 당대 최고의 권력 실세이자 공신인 김종서와 황보인, 그리고 그들 편에 선 친동생 안평대군의 힘을 무력화하기 위해 피 말리는 심리전을 펼친다. 그 첫 번째 방법으로 김종서와 황보인의 조상 묘에 쇠말뚝을 박아 풍수적으로 먼저 그들의 기를 꺾으려 한다. 그러나 비밀리에 진행된 그 작업은 곧 김종서에게 발각되고 목효지에 의해 일을 그르치게 된다. 이후 수양대군은 자신의 입지와 세력을 다지기 위해 ‘황표정사’ 폐지를 적극 건의하고, ‘고명사은사’가 되어 명나라에 다녀오면서 서서히 권력의 중심부로 부상한다.
▶ 신안의 풍수로 일컫는 목효지와 이현로의 풍수대결
소설 『몽유도원』에서는 같은 편이지만 풍수적으로 경쟁자인 안평대군의 모사(謀士) 이현로와 김종서의 풍수 조력자 목효지의 숨 막히는 풍수대결이 펼쳐진다. 이현로는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인데, 누구는 태조를 도운 무학과 최양선의 뒤를 이은 조선 최고의 술사라고도 추켜세웠고 누구는 허풍장이 사기꾼이라며 손가락질하기도 하는, 조정 안팎에서 이중의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이현로는 안평대군과 함께 거사를 준비하던 중 목효지와의 풍수대결에서 수양대군의 집터를 잘못 읽는 우를 범한다. 수양대군의 집터를 둘러싼 이들의 풍수대결은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 풍수를 통해 벌어지는 권력암투
소설 『몽유도원』에는 풍수를 미신으로 치부하면서도 풍수의 힘을 빌려보려는 권력자들, 그들을 이용해 신분상승과 부귀영화를 꿈꾸는 다양한 풍수학들이 벌이는 모반과 권모술수의 세계가 펼쳐진다. 당대 최고의 실권자 황보인과 김종서의 조상 무덤에 어느 날 갑자기 쇠말뚝이 박히고 범인을 추적해 들어가는 목효지와 쇠말뚝을 박은 무리의 쫓고 쫓기는 신경전, 사건이 하나둘씩 베일을 벗어갈수록 점점 거대하게 실체를 드러내는 엄청난 모반의 움직임이 긴장감을 더해준다.
수양대군의 힘이 점점 강해지자 조정 대신들은 안평대군을 끌어들여 수양대군을 견제하고 조정의 여러 대신들은 어느 쪽에도 서지 못한 채 우왕좌왕한다. 이 소설에는 각자 정파와 친분 관계에 의해 바람처럼 흔들리는 집현전 학자들과 육조의 벼슬아치들, 세 치 혀를 움직여 신분상승을 꿈꾸는 모사꾼 한명회와 권람, 뛰어난 무예를 바탕으로 수양대군을 돕고 나서는 양정, 유수, 홍달손, 임운 등의 무사들, 중립을 지키거나 훗날 사육신, 생육신이 된 성삼문, 하위지, 김시습, 이개, 박팽년, 남효온 등 세조 즉위를 둘러싸고 목숨을 담보로 한 수많은 인물들의 갈등과 고뇌가 녹아들어 있다.
▶ 이긴 자들이 아닌 진 자들의 기록, 그들만의 몽유도원
세조 연간의 이야기는 수없이 드라마나 소설로 만들어진 단골 소재다. 하지만 그 주인공은 대부분 수양대군과 한명회, 사육신 등이었다. 안평대군이나 김종서 등은 조연에 불과했고 피해자일 뿐이었다. 이 소설은 역사의 패배자인 안평대군이나 김종서의 관점에서 그들이 꿈꾼 세계를 조명하고, 지배층이 아닌 그들이 부린 아랫사람들의 관점에서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관통해나간다. 주인공인 안견은 중인 출신이며 목효지는 전농시 소속의 노비다. 수양대군 휘하에 들어간 양정은 무예를 통해 권력의 중심에서 큰 공을 세우고 훗날 높은 벼슬자리에 이른다. 초요갱 역시 일개 기생으로서 왕자의 기첩이 되어 꿈에 그리던 신분상승을 이룬다.
궁중화가로 인정받고 살면서도 늘 자신만의 진짜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 안견, 천한 노비 출신이나 신안의 풍수실력으로 신분상승을 꾀한 목효지, 성군인 세종의 뒤를 이어 태평성대를 꿈꾼 안평대군, 천한 무인에서 수양대군의 정난에 가담하여 일약 정난공신으로 출세한 양정, 기생 신분에서 벗어나 왕족의 첩이 된 초요갱 등은 모두 목숨을 내놓는 일도 서슴지 않으며 자신만의 도원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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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 / 저자 권정현 / 출판사 예담
첫댓글 이 글도 찬찬히 읽어야 되는데 좀 있다가 읽을게요
하하맘님 이번 기회에 소설 몽유도원을 드라마로 만들어 보시면 어떠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