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하늘이 잔뜩 흐리더니 이내 비가 내린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한겨울 눈이 내릴 시기인데 대신 비가 내린다.
대설도 3-4일은 지난 것 같은데....
기온은 적당해 자못 분위기가 난다.
며칠간 봄 기온이었는데 비는 오지만 오늘도 봄 기온이다..
창문에서 찍다가 카메라와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별다르게 찍을 사진도 없는데 비 오는 풍경이라도 찍자 생각했다.
비 오는 아랫마을이 평화로이 보인다.
겨울산은 비 오는 날이 더 멋있어 보인다.
촉촉이 젖은 나무와 낙엽에서 나는 산내음이 어느 향수 보다도 좋다.
가을의 잔재들은 일부러 남겨둔다.
그냥 자연스럽게...
주말마다 바쁜 황토방은 잠시 휴식 중
개울물 졸졸 흐르는 소리도 정겹다.
저 연못의 고기들,
겨울 잘 나라고 요즘은 열심히 먹이도 준다.
주인 잃은 그네
추억은 남아 있다.
추억의 이야기를 간직한 그네가 종종 얘기를 걸어온다.
사진을 찍으며 갑자기 '나의 과거를 남기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찍는 순간 과거가 되는구나'
순간순간이 소중히 여겨지고 느껴진다.
*
봄이 겨울되고 겨울이 다시 봄이되듯
현재가 과거되고 과거가 또 현재 되리라.
나는 오늘 과거를 만들었고 또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시간은 가면서 오는 것이고 과거는 가면서 현재와 미래를 만나게하는구나.
그래서 언제나 나는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사는구나
모든것이 의미있고 아름답다.
나의 실패마저도...
그렇게 생각하자.
그 실패와 몹시도 잊고 싶은 그 과거가 현재의 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나의 것만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내 생각, 내 경험, 내 기억, 내 가치관.
그것은 많은 값을 치루고 얻어 낸 너무도 소중한 것이긴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다 들어 맞는 진리는 아니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에게는....
너무도 당연하다.
너무도 당연한 것임에도 너, 나 할것 없이 그것을 잘 못한다.
그래서 평화가 깨지더라.
다시 다짐해 본다.
나는, 내 판단은, 내 생각은 얼마든지 틀릴 수 있다.
고집하기 전에, 말을 내 벧기 전에 신중해야 한다.
'너도 얼마든지 옳다. 아니 나보다 더 훌륭해'
늘 그렇게 인정하고 살아가자.
그것을 잊지말자.
그게 사실이니까.
첫댓글 촉촉히 젖은 농장의 향기와 구석구석 어느한곳 소중하지 않은곳이 없는 애정어린 목사님의 눈길에 경건함 마져 느껴집니다.
목사님의 삶은 우리네와 달리 아쉬움과 후회가 없으실것 같은데 우리의 모습과 같으신가 봅니다.
늘~ 내가 옳다고 억압으로 상대를 짓누르며 살아왔네요......
한 장면, 한 장면 다 소중한 장면이지요. 적어도 저에게는....
똑같은 인간일 뿐입니다. 매일 실수하고 잘못하고 그리고 후회하고....
@오월의 꽃 큰아드님을 북한에 선교사로 보내신 노권사님이 제주변에 계십니다.
권사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인생,
살아보니.
뭐가 있을줄 알았는데 " 별거가 없더라".
나는 무엇을 얻기위해 지금도 이렇게 발버둥 치며 질긴 삶의 모양을 이어가고 있는가?
어째서 핑계만 대고 순간순간 을 모면하고 있는가?....
과감히 내려놓지 못하는 비굴한 제모습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시골 愛 그렇게 생각 안 하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도 자신의 삶에 충실히 살아가시는 모습이 대단하시다 생각합니다.
다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아닌거죠. 무리하지 않고 그 때에 순응하며 사는게 지혜라 생각합니다.
내가 즐거이 혹은 큰 부담없이 지금하고 있는 일을 내려 놓을 수 있을 때가 올 것입니다.
내가 정하려고 하지 마시고 하나님께 맡기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일이니까요. 그럼 맡아서 처리해 주십니다.
내가 정하려하면 어렵고 갈등이 있지만 맡기시면 마음의 평화가 오고 지금 하시는 일의 소중함을 더욱 알게 되시리라 생각됩니다. 지금 하시는 일이 하나님께서 지금 나에게 필요해서 주신 일이니까요. 제 간증입니다.
@오월의 꽃 목사님을 처음 뵈온지가 카페에 가입(2014년)하면서 부터이니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네요.
자연과 공간에 대한 맹목적인 갈망으로 앞뒤도 모르면서 겁없이 무모한 용기로 달려왔습니다.
기대하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여러일들과 상황들로 시골살이의 행보가 느려질때면 과연 내뜻과 판단이 맞는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습니다.
무리하지않고 그때그때에 순응하는 것이 "지혜"라는 말씀과 현재의 이일이 필요에 의해서 주신일 임을 간증이라 하시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이젠 목사님을 뵙게 되면 10여년전 보다는 다소 철든 질문을 할수 있을까요?
음성에서 시집온 느티나무.
@시골 愛 자리를 잘 잡았네요. 훌륭한 그늘과 아름다움을 제공해 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