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에 대해
성악곡에 반하여 기악으로만 연주하는 곡을 기악곡이라고 하죠, 기악곡은 (관현악, 실내악, 독주곡)으로 나뉩니다.
그 중에 관현악 (오케스트라)을 제외한 나머지 소규모 악기 편성을 가진 곡들을 실내악곡이라고 하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시지요.
관현악은 많은 수의 다양한 악기가 있으므로 소리가 웅장하고 다채로우며 화려하고, 실내악은 한 선율 한 선율이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흔히 유명 작곡가들이 젊어서는 관현악곡을 많이 쓰고 그들의 말년에 현악 사중주로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내는 경우의 대표적인 예가 베토벤입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2년 사이에 6개의 후기 현악 사중주를 남겼고, 모두가 이전의 음악과는 다른 내면을 표현하는 깊이를
보여주고 있어 이해하기에 어려우면서도 훌륭한 작품들입니다.
그럼 악기편성에 따른 실내악의 종류들과 작품 예들을 하나씩 들어보겠습니다.
Solo, Duo
먼저 독주곡으로 솔로(Solo) 라는 이태리 말로도 흔히 이야기하죠. 피아노 독주, 무반주 첼로 조곡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피아노는 악기 혼자서 화성을 모두 표현하므로 다른 반주가 필요없지만, 다른 솔로 악기들은 독주곡이라도 피아노 반주를
함께 동반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듀오(Duo)가 되죠. 흔히 바이올린 소나타 하면 ‘무반주’라는 말이 따로 없으면 피아노
반주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는 원래 피아노 독주곡으로 씌여졌지만,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협연으로 들어보겠습니다.
“Humoresque” by Dvorak
또다른 이중주곡으로는 피아노 앞에 연주자 두 명이 앉아서 치는 four hands (연탄)도 있고, 멜로디 악기인 악기끼리의
이중주도 있습니다.
Trio
삼중주(Trio)로 넘어가보면 먼저 현악 삼중주와 피아노 삼중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현악 삼중주의 악기 편성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이고, 피아노 삼중주는 비올라가 빠진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가 됩니다.
현악 삼중주나 사중주는 고전 시대까지 ‘디베르티멘토 (Divertimento)’로 많이 사용되었는데요, 디베르티멘토란 ‘식탁음악’을
말하는 것으로 귀족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배경 음악으로 음악가들이 연주했던 음악을 말합니다. 요즘에도 결혼식 피로연이나
파티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식이죠. 따라서 심각한 음악보다는 경쾌하고 흥겨운, 무난한 음악이 대부분입니다.
모짜르트의 현악 삼중주를 들으실텐데요, 디베르티멘토로 씌여졌고 6악장으로 이루어진 긴 곡입니다.
*Mozart Divertimento K 563, String Trio in E flat major
다음으로 슈베르트 피아노 삼중주 2번의 2악장을 들으실텐데요, 피아노 김정원, 바이올린 강주미, 첼로 송영훈이 연주합니다.
*Piano Trio No.2, Op. 100, 2nd Movement by Schubert
재즈 트리오는 편성이 다르게 됩니다.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악기편성으로, 이렇게 세 악기면 흥겨운 재즈 음악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죠.
*Oscar Peterson Piano Trio – Tonight
4 Quartet
-현악 사중주 (String Quartet)는 하이든이 70여곡 정도되는 현악 사중주곡을 작곡함으로써, 그 틀을 확립하게 되는데요.
디베르티멘토와 같은 부수적인 음악에서 정통 음악 양식으로 뿌리내리게 됩니다. 악기 편성은 바이올린이 두 대로 다른
선율을 연주하는 제 1 바이올린, 제 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이렇게 됩니다. 성악의 중창, 합창도 소프라노, 엘토, 테너,
베이스, 이렇게 4 성부로 이루어지듯이 4성의 음낮이가 서로 다른 악기끼리 조화로운 소리가 표현을 완벽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실내악곡 중에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서 씌여졌고, 가장 많이 연주되는 양식 중의 하나입니다.
다음 들으실 곡은 독일 국가이기도 하죠, 하이든의 일명 ‘황제’ 현악 사중주의 2악장입니다.
* String Quartet No. 3, Op 76, 2nd movement by Haydn
현악 사중주 못지 않게 다양한 곡이 남겨져 있는 것이 피아노 사중주입니다. 여기서는 바이올린 하나가 빠지게 되죠.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악기 편성입니다.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3번의 3악장입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같이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번민에 싸인
젊은 브람스의 마음을 이 곡을 출판할 당시 친구에게 털어놓았다고 하여 일명 ‘베르테르 사중주’라고 합니다.
*Piano Quartet No. 3, Op 60, 3rd movement by Brahms (Werther Qaurtet)
5 Quintet
현악 오중주 (String Quintet)의 악기 편성은 현악 사중주 (바이올린 1, 바이올린 2, 비올라, 첼로)에 저음 악기가 추가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따라서 비올라나 첼로가 하나씩 추가되어 2대가 되던지 아니면 콘트라베이스가 추가가 됩니다.
피아노 오중주는 보통 피아노에 현악 사중주가 더해진 경우입니다. 이런 악기 편성은 작곡가나 곡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관악 목관 악기로만 5중주를 하는 식으로 얼마든지 다양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비슷한 악기끼리 연주하도록 하지
관악기와 현악기가 함께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슈베르트의 피아노 오중주는 ‘송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으면서 바이올린 하나가 빠지고, 콘트라 베이스가 더해진 경우입니다.
*Piano Quintet D.667 in A major by Schubert (Trout)”
또다른 형태의 오중주는 피아노 대신 다른 독주 악기가 들어가고 현악 사중주 악기가 더해지는 식입니다. 브람스의 클라리넷
오중주를 들어보시겠습니다.
*Clarinet Quintet in B minor Op 115 by Brahms
6 Sextet
육중주 이상의 곡들은 다양하게 많이 있지는 않습니다. 현악 육중주의 악기 편성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모두 두 대씩
(브람스의 경우) 있습니다.
육중주보다 악기가 많은 경우는 악기 수만큼 이름을 붙이면 되는데요, 7은 Septet, 8은 Octet, 9는 Nonet으로 불리지만 씌여진
곡이나 현재 연주되는 곡은 위의 연주형태에 비하면 적습니다.
브람스가 남긴 현악 육중주 곡이 두 곡 있는데요, 위의 클라리넷 오중주곡과 함께 가을에 들으면 좋을 음악입니다.
브람스 특유의 저음의 유려한 사운드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음울한 듯한 멜로디가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어울리는 듯
하죠.
이밖의 다른 실내악 형식이나 악단이 유명한 경우는 12명의 첼리스트입니다.
1972년부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로 구성된 첼리스트들끼리 모여서 연습하고 순회 공연도 다니고, 음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오래 전에 이들이 연주한 비틀즈의 ‘예스터데이’를 듣고 유쾌한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첼로만큼
포근하게 인간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악기가 없다고 하죠. 그런 첼로가 열 두대나 모여있으니 한 음만 함께 낸다고 해도
감동이 아닐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들에 대한 다큐 동영상이 있어 올려봅니다. 애석하게 독어와 불어로만 이해할 수 있는
영상이지만, 처음 시작하는 곡이 아름다워서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12 Cellist from Berlin Ph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