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간경변 환자에서 간정맥(간문맥)의 압력이 상승하면 혈액이 간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대신 식도로 몰려 식도에 정맥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식도정맥류 형성은 간경변증의 주요 합병증으로, 간경변증 환자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2. 증상
식도정맥류가 생기더라도 출혈이 없으면 아무 증상이 없지만, 식도정맥류가 파열되어 출혈 되면 증상이 나타납니다. 출혈이 경미할 때는 특별한 자각 증상 없이 대변이 검은색으로 변합니다. 따라서 대변 색깔이 자장면처럼 검게 나오면 출혈을 생각해야 합니다. 출혈이 심하게 발생될 때는 위에 혈액이 다량으로 고이므로 메스껍고 구토를 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구토를 하면 검거나 붉은 피를 토하는 토혈이 발생합니다. 검은 피는 현재 출혈이 멈춘 상태이고 빨간 피를 토하는 경우에는 현재 출혈이 계속되는 상태입니다. 출혈이 심할 때는 항문으로 빨간 피가 쏟아지게 됩니다. 혈액이 위산과 접촉하게 되면 검은 변을 보게 되나 대량으로 출혈할 경우에는 위산과 접촉되지 않은 혈액이 배설되므로 빨간색으로 출혈하게 됩니다. 출혈 되면 빈혈이 발생되므로 피부가 창백해지고 혈압이 떨어져 어지럼증이 생기고 기운이 없어지고 식은 땀이 나고, 약간의 운동에도 숨이 차게 됩니다.
3. 원인,병태 생리
간조직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으로는 간동맥과 간문맥이 있습니다. 복강 내에 존재하는 소장, 대장, 위장, 십이지장, 식도 비장에 분포하는 혈관을 통과한 혈액들이 모두 모여 큰 정맥을 통하여 간으로 이송됩니다. 이 큰 정맥을 간문맥이라고 합니다. 간경변증이란 지속적인 간의 염증으로 간세포가 파괴되고 또 재생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부드러운 간 조직이 단단하게 굳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또한 간이 재생되고 상처에 섬유성 물질이 축적되면서 둥글고 단단한 재생결절이 생성되고 간 조직이 울퉁불퉁해집니다. 간 조직이 딱딱하게 굳고 수많은 재생결절들이 간 조직 내의 혈액이 지나가는 통로를 압박하게 되면 간문맥에 저항성이 높아져 압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문맥압 항진증이라고 합니다. 문맥압 항진증이 생기면 복강 내 장기를 통하는 혈액들이 간으로의 이동이 힘들게 되고 식도 등 다른 부위에 혈관이 발달되면서 간 이외의 다른 부위로 혈액이 이동됩니다. 그러므로 식도에 혈관이 발달되기 시작하고 문맥압 항진증이 심해지면서 식도와 위에 혈관이 커지게 되고 혈관이 파열되면 출혈이 됩니다.
4. 진단
간경변증 환자에게 상기 증상이 나타나면 출혈을 의심합니다. 식도정맥류 출혈을 진단하기 위하여 내시경 검사를 시행합니다. 내시경 검사를 이용하면 식도와 위의 점막을 직접 관찰할 수 있으므로 가장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으며, 출혈 부위도 알 수 있습니다. 간경변증 환자에게 출혈이 있을 때는 대부분이 식도 또는 위 정맥류 파열이 원인이 되지만 출혈성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정확한 출혈 부위의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식도정맥류가 얼마나 심한지, 재출혈의 가능성이 높은지의 여부도 알 수 있습니다. 필요 시에는 내시경 검사 상태에서 즉시 내시경적 치료를 하게 됩니다.
5. 경과,예후
간경변증에서 매년 약 8%의 비율로 식도정맥류가 발생되는데, 일단 정맥류가 형성되면 크기가 커지고 결국에는 출혈이 됩니다. 식도정맥류가 출혈될 때는 30~50%가 사망할 수 있습니다. 정맥류 출혈로 인한 예후는 간경변이 얼마나 심한가에 달려 있습니다. 즉, 간기능이 악화되지 않은 환자에서는 출혈 되더라도 자연적으로 지혈되는 경우가 흔하나 간기능이 악화된 상태에서는 한 차례의 출혈에 30~50%에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출혈이 다행이 지혈되더라도 재출혈될 가능성이 높은데, 지혈된 후 10일 이내에 재출혈의 가능성이 높으며 이 시기에 출혈로 인하여 사망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6주까지는 재출혈 될 위험이 높으며 6주가 지나면 출혈 위험성은 현저히 감소됩니다. 치료 받지 않은 환자에서 1~2년간에 47~84%에서 재출혈하고 사망률은 20~70%입니다. 간경변증 환자에서 식도정맥류 출혈이 발생되면 출혈 자체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출혈로 인하여 간 기능이 더욱 악화되어 출혈이 멈추더라도 간기능부전이 발생되어 사망할 수 있습니다.
6. 치료
식도정맥류가 파열되면 치명적이므로 응급치료가 필요합니다. 우선 수혈로 모자란 혈액을 보충하여 맥박과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켜야 하고, 출혈이 지속될 때는 지속적으로 수혈해 주어야 합니다. 출혈이 계속되면 풍선이 달린 고무관을 입을 통해 삽입하고 공기를 넣어 부풀린 풍선이 식도의 출혈 부위를 압박하여 지혈 시키는 치료가 있으나 이 치료법은 일시적인 지혈법이며 근본적인 치료는 아닙니다. 내시경적 방법으로 식도정맥류 출혈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적 치료법에는 정맥류 결찰요법과 경화요법이 있습니다. 정맥류 결찰요법은 환자에게 통증 및 부작용이 적으면서 치료효과가 높으므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치료법입니다. 출혈이 심하여 식도가 관찰하기 힘들 때 또는 결찰요법으로 효과가 없을 때 경화요법을 시행합니다. 환자의 전신 상태가 양호해지면 위내시경을 통하여 출혈 되는 식도정맥류를 관찰하고 출혈부위의 정맥을 고무밴드로 꽈리모양으로 묶어 주면 출혈이 멈추고 정맥류가 소실됩니다. 이 방법을 결찰요법이라 합니다. 경화요법은 내시경을 통해 긴 주사바늘을 식도 정맥에 침투시킨 후 경화제를 투여하는 방법으로 정맥이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출혈이 멈추게 됩니다. 출혈이 심할 때는 출혈 부위를 찾기가 힘들므로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내시경 방법으로도 지혈이 되지 않을 때는 간문맥에 철사로 된 도관을 삽입하여 간문맥에 흐르는 혈액이 다른 부위의 정맥으로 용이하게 흐르도록 하여 문맥압을 감소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나 지혈효과는 매우 우수합니다. 부작용으로는 도관이 막힐 수 있고 혼수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방법은 마지막 치료법으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7. 예방법
식도정맥류 출혈이 성공적으로 치료되더라도 간경변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재출혈이 흔하게 발생됩니다. 재출혈을 예방하기 위하여 문맥에 흐르는 혈류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프로프라놀롤을 장기간에 걸쳐 매일 경구로 투여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 치료로 식도정맥류를 소실 시키더라도 시간이 경과하면서 정맥류가 다시 형성되어 출혈 될 수 있으므로 6개월마다 한 차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여 정맥류가 재발되면 내시경 치료를 시행하여 출혈 되기 전에 정맥류를 소실 시키도록 합니다.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는 알코올 섭취가 출혈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금주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자극성 있는 음식은 피하도록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