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이런저런 줄거리나 상황이 뚜렷하지 않고 연결되지 않는
자잘한 잡꿈을 항상 꿉니다.
평생 다음날 기억에 선할 정도로 뚜렷한 꿈은 몇번 안되구요.
그중에는 아이가졌을때 태몽정도였습니다.
지난밤에 선명한 꿈을 꾸면서 새벽에 잠이 깨었습니다. 잘 없는 일입니다.
저희 친정 할머님이 몇년전에 돌아가셔서 화장해서 납골당에 계십니다.
그 할머니는 평생 제 꿈에 나타난것도 처음입니다.
꿈얘기는요.
제가 초등학교때 다니던 초등학교를 갔습니다.- 일제시대때 지어진 아주 큰 학교고
앞운동장 뒷운동장등등 공간이 넓고 오래된건물이라 좀 으시시합니다.
교실마다 학생들이 가득있는데 몇층으로 갔더니
맨끝교실이 텅비어있습니다.
뭔가를 태우는 장소같았습니다.
태우고 남은 흔적들이 여기저기 있고 특이한것은
마네킹들을 태웠는지 여기저기 타다남은 마네킹들이 보였습니다.
머리카락은 타고 몸은 그슬렸지만 다 타지 않은 그런채로요.
바로 그 옆교실 두개 정도는 학생들이 있는데
너무너무 더럽더군요.
아무도 오는 사람이 없는지
그 교실에는 선생님도 없고 학생들끼리만 있는데
구더기가 학생들 몸 여기저기로 막 기어다니고
너무 끔찍해서 빨리 벗어나고 싶더군요.
근데 거기서 저희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오시는거에요.
그러니까 저희 할머니가 그 교실 학생중 하나인것같아요. 그냥 꿈에서 느낌이.
할머니는 온몸에 역시 구더기 등등 더러운걸 잔뜩묻히고
나와서 내 손을 꼭잡고 내얼굴에 본인 얼굴을 비비면서
서럽게 우시더군요.
뭘 어떻게 해달라 이런 말씀은 안하시는데
느낌상 그냥 저런 더러운교실에 있기 싫다 그런뜻인것처럼 생각이 들었어요.
할머니랑 크게 정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너무 안됐더라구요.할머니가 제 얼굴에 자기 얼굴을 비비는데
따뜻했어요.
근데 저는 구더기 옮을까봐 안됐으면서도 너무 끔찍해서
할머니랑 헤어져서 학교를 나왔구요.
할머니한테서 이를 옮은것같아서 옷 여기저기를 뚫어지게 살폈는데
이 알- 서캐라고 - 옛날에 어릴때 본적있는 작고 동그란 서캐를 손톱으로 눌러죽였어요.
제가 좀 결벽증이 있는 편인데
막 온몸이 가려운것같고 해서 어디 또 옮은데 없나 계속 이를 찾다가 깨어났어요.
할머니는 둘째부인에게 할아버지 뺏기고 평생 불쌍하게 살다 돌아가신 분이에요.
작년추석엔 식구들과 할머니 모셔져 있는 납골당에 다녀왔는데
사람들 북적거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올핸 외국에 나와있어서 추석이어도 못갔어요.
그냥, 조상이 그런곳에 있기 싫다는 꿈일까요.
아님 저한테 안좋은 일이 닥칠 꿈일까요.
보통 새벽엔 누가 업어가도 모를정도로 자는편인데
지난 새벽엔 이꿈을 꾸고서 새벽에 멀뚱히 일어나 잠이 오지 않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