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과 건강
- 대변으로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조선시대의 임금님은 매화(궁중에서 '똥'을 이르던 말)를 매화틀에 앉아서 보았습니다. 매화틀 아래쪽에는 윤기 나게 닦은 서랍식 구리 그릇이 있었는데, 임금님께서 일을 보고 나면 매화틀에서 구리 변기를 꺼내어 왕실의 병원인 내의원에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면 내의원 의관들은 왕의 대변상태, 즉 변의 농도와 색깔 등을 살피고 심지어 맛까지 보면서 왕의 건강상태를 점검했다고 합니다. 이 매화틀은 휴대용 변기였지만, 변으로 임금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려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선조들은 대변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지혜가 있었어요.
그러나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는 대변이 더럽고 냄새가 고약하다는 이유로 볼일을 보고 나면 서둘러 변기물을 내립니다. 이러한 행동은 자신의 몸 상태를 알려주는 귀한 자료를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대변을 살펴서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지혜를 발휘하세요!
- 수분을 얼마나 함유해야 좋은 변일까요?
대변의 모양은 대변에 포함된 수분의 양에 따라 결정됩니다. 대장은 변괴에서 수분을 흡수한 뒤에 직장으로 보내는데, 대장이 수분을 적게 흡수하면 설사가 되고 많이 흡수하면 닥딱한 변이 됩니다. 대변의 가장 적당한 수분량은 70~80% 정도로, 70% 미만이면 단단한 변이 되고, 80%를 넘어가면 크림같은 변이 나오며, 90% 이상이 되면 설사를 하게 됩니다.
- 하루에 몇 번가고 한번에 얼마나 싸야 좋을까?
건강한 성인의 1회 대변량은 100~250g으로, 바나나 1~2개 정도이 양입니다. 양이 너무 적으면 배변이 힘들고, 1회에 배출하는 양이 탁구공(35g 이하)정도면 변비에 해당이 됩니다.
한 번에 배출되는 대변량과 함께 하루에 화장실을 가는 횟수도 중요합니다. 배변을 위해 화장실을 하루에 한 번 이용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식사를 많이 한 다음 날에는 하루에 2~3차례 나누어 배변을 하는 것도 흔히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하루에 4회 이상 변을 보는 사람은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의심해야 합니다.
- 황금색 변, 진짜 건강의 척도일까?
아기 분유나 이유식 광고에서 황금색 변을 강조하는 것은 건강한 사람의 변은 너무 짙지도 연하지도 않은 황금색을 띠기 때문이랍니다.
대변이 황금색을 띠는 이유는, 대장으로 내려간 담즙 성분 중 빌리루빈이 노란색을 띠는 데다 유산균에 의해서 대장이 산성으로 변하면서 변 색깔이 노래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몸에 나쁜 세균이 많으면 대장이 알카리성으로 변하고 변은 녹갈색이 됩니다.
대변이 대장에 머무는 시기에 따라 대변의 색깔도 변하는데, 대장에 오래 머무를수록 대변은 색깔이 짙어지고, 설사 등으로 빨리 배출되면 옅은 노란색이 됩니다.
하지만 대변이 노란색을 띠기만 한다면 색이 짙거나 옅은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신경 써야 할 대변의 색깔은 적색, 암적색, 검은세이에요, 혹 대변이 그런 색깔을 띤다면 건강의 적신호임을 깨닫고 전문의와 상의 하세요.
- 배변시 지독한 냄새, 건강이 나쁜 것일까요?
대변 냄새가 유독 지독할 때가 있습니다. 흔히들 몸속에서 음식물이 썩고 부패해서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대장 내 세균이 육류에 포함된 단백질을 분해할 때 인돌이나 스카톨 등의 물질을 생성하기 때문에 그런 냄새가 나는 것입니다.
보통 육류, 달걀 같은 동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을수록 대변 냄새가 지독해집니다. 도한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에 배변을 하면 대변 주변에 기름방울이 묻어 있거나 변기물 위에 기름기가 둥둥 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지용성 비타민을 먹고 난 뒤에 변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소화,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니 건강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름진 음식이나 동물성 단백질을 풍부하게 함유한 음식은 채소와 함께 먹어야 다음 날 배변을 원활하게 할 수 있고 고약한 냄새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발췌] 유쾌 상쾌 통쾌 변비 탈출기, 손대호 저 / 전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