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전라도 여행에서 아이들과 먹거리를 두고 편이 갈라 졌지요..
어른들은 콩나물 국밥으로 가자..
아이들은 미리 봐둔 왕갈비탕 집으로 가자..
어른넷과 아이셋이 팽팽하게 맞선 결과..
각자가 좋아하는 걸로 하기로 결정이 되서 어른들은 콩나물 국밥을 먹고..
아이들은 왕갈비탕을 먹으러 가자..라고 결론이 내려졌네요..
그래서 먼저
어른들이 인근에 있는 콩나물 국밥 집으로 가서 국밥을 먹고
다시 차를 타고 왕갈비탕을 먹으러 갔었지요..
허나 이거 웬걸...
가는 날이 장날이라 왕갈비탕 집이 이날이 쉬는 날이 랍니다..푸하하하...낄낄낄..키득키득
그래서 다시 컴퓨터의 힘을 빌어 전주 맛집을 검색한 결과 선택이 된
반야 돌솥밥 본점입니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2가 1156-6번지
063-288-3174
반야 돌솥밥의 메인 메인 메뉴인 돌솥밥을 비빈 장면인데
맛있어 보이나요?
건물 한동 전체를 사용하는데
아주 좋습니다..
주차장은 뒷편에 있다고..
입구에 적힌
'전국 최초의 돌솥밥 개발의 집'
'반야 돌솥밥'
'반야'라는 뜻은 '들판에 나는 곡식과 야채로 밥을 짓는다'라는 뜻이라네요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말이겠지요..
아직도 익어 가고 있는지 ....
아니면 다익어 시들어 가고 있는지 ...
모주는 전주에서는 웬만하면 다하는 것이고
호박식혜는 제가 자주가는 집에서도 하니..
가격과 메뉴판입니다..
가격은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적당하다는 느낌입니다..
요즘 어디가도 만원정도는 지불을 해야하는게 외식비인데
돌솥밥만 생각하면 비싸다고 생각할수 있는데
그게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비싸다 싸다가 결정이 되는 것이지
무조건 비싸다 ..싸다는 세상에 없답니다...
반야 돌솥밥 상차림입니다..일인당 만원..
찬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필요한 것만 차려진 것 같네요
가짓수가 많다고 다 좋은건 아니지요..
그냥 정식에 돌솥밥만 곁들인다고 해도 7천원 정도는 하는 편인데
이름값과 내용을 더하면 비싸게 느껴지질 않습니다..
죽과 튀김..그리고 더덕구이까지..골고루 잘 나오는 편입니다..
미나리 무침과 김치 입니다..
미나리를 푹 삶아 오랫동안 주물러 무친...
된장을 베이스로 한 양념이 골고루 잘 베이고 이시절이면 그리 부드럽지 않을 미나리가
아주 부드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양념도 잘된 편이라 먹기도 좋았네요..
김치는 그냥 soso한 편..
원래 오랫동안 절이지 않는지 아니면 이때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살아서 밭으로 뛰어 가려고 하는걸 억지로 잡아 놨습니다..
간장 양념을 얹은 가지네요..
그냥 맛만 살짝 봤는데 원래 가지란 놈이 특별한 맛을 가진게 아니다 보니
그저 그런 맛이지요..ㅎㅎ
요것은 야채를 양념에 무쳐서 나왔는데
돌솥밥이 나오면 비벼서 먹을 용도이더군요..그래서 잠시 보류...
배추 속을 삶아 무쳐서 나온 것으로
보드랍고 고소한 맛이 있지요..
죽입니다..
완두콩(?)과 다른 곡물을 이용해서 끓인 죽인데
순서대로 나오질 않고 한꺼번에 다 나오더군요..
그게 그럴것이 요즘 인건비가 비싸다 보니 한꺼번에 다 내어 주는게 어쩌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고구마 튀김..
바싹하고 타박했지만 맛은 괜찮았어요..
따뜻할때 먹으니 더 좋았던 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비빔밥은 대부분 고추장을 넣어서 비벼 먹도록 나오는데
여기는 돌솥밥이어서 그런지 간장을 넣어서 비벼 먹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간장이 그리 짜지도 않고 여기서 특별히 개발한 간장이다 보니
돌솥밥에 적합하다록 만들어 졌겠지요..
하여튼 특이하게 고추장을 주지 않고 간장을 주더군요..
요렇게 구워서 나온 더덕..
리필도 했는데 아무 소리없이 빨리 가져다 주더군요..
돌솥밥입니다..
은행과 밤..그리고 당근..버섯과 속청..옥수수도...ㅎㅎㅎ
하여튼 골고루 넣어서 지은 돌솥밥에 계란도 하나 넣어서 왔군요..
이곳은 다른곳과 달리 밥을 따로 덜어 대접에 밥을 비벼 먹지 않고
바로 돌솥에 밥을 비벼 먹고
물을 부어서 숭늉을 만들어 먹지 않는 대신
물을 붓지말고 누룽지를 만들어 먹는 방법으로 식사를 하라고 적혀져 있더군요...
미국가면 미국법을 영국에 가면 영국의 법을 따르듯이
반야에 왔으니 반야에서 먹으라는 대로 먹어 봅니다..
아까 나온 나물을 여기에 적당히 넣고 이제 비벼 줍니다..
옆에 있던 콩나물 국물도 몇수저 넣으니 더 잘 비벼지는데
밥은 비벼 먹기 적당하게 곱슬곱슬하게 잘 지어졌고 따로 들어간 밤과 은행도
설익지 않고 골고루 잘 익어 아이들도 잘 먹더군요..
아이들이 비비는걸 보고 있으려니 속이 터져서
내가 대신 비벼 주려다가 이것도 교육이다 싶어서 그냥 둡니다..
흘리고 뜨거운 돌솥에 가끔 손도 데어 가면서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길줄 알아야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요..
사실 우리 아이들은 다커서 이런 것쯤은 별문제도 없지만
조카가 어려서 내가 대신 해줄까 하다가 이런것도 어차피 살아가는데 다 겪는 일이다 싶어
그냥 비비게 두었네요..
노르스름하게 잘 비벼 졌네요..
먹어보니 간장을 넣어서 비볐는데 짜지 않고 적당하니 먹기 딱 좋게
잘 비벼 졌네요...
아참..그리고 노르스름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나요?
이번에 노벨 문학상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이런 표현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을 해야
그사람들이 우리나라 정서를 잘 이해할까 싶어봐도
노르스름..푸르스름..노리끼리..붉으죽죽..시퍼러딩딩..이런걸 영어로
표현이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렇게 더덕을 얹어서 먹어 보기도 하구요...
나물을 얹어서 먹어보기도 하고..그냥도 먹어보고..하여튼 골고루..
벼라별 방법으로 먹어보곤 합니다..
결론은 대부분은 그냥 먹는게 제일 맛있다로 귀결이 되는게 흠이지만....ㅎㅎㅎ..
밥을 먹는새 뜨거운 돌솥밥에 잘 눌은 누룽지 인데..
이제부터 잘 긁어 먹는게 관건이라는..
강한 손아귀의 힘과 적당한 팔의 힘..그리고 숙련된 요령이 있으면 좋지만
그게 없으면 마구잡이도 긁어도 됩니다..ㅎㅎ
참..요게 별미더군요..
바삭바삭한 것이 아주 고소하기도 하고..
주머니에 한줌 넣어다니면서 이리저리 구경다니면서 먹었음 딱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여튼 아주 맛나더군요..
근래에 누울지 먹을일도 없지만 별미로 잘 먹었네요..
요즘 경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식업하시는 분들이 더 어려울듯 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경기가 어렵다 보니 예전에 두번 외식할것 한번으로 줄이게 되고
한번 할것은 안하게 되는...
그런데다가 외식 한번 할 것이면 잘하는 집으로 몰리다 보니
잘되는 집은 그런대로 버티는데 안되는집은 더 안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 생기는듯 합니다..
이집은 바쁘더군요...제가 간 시간이 좀 늦은 시간인데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고
사람들은 바쁘게 오고가는..그런 곳입니다..
반야돌솥밥..만원..
괜찮습니다..요즘 불경기다 보니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는데 가성비를 생각해도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몇가지 반찬이 더 나온것에 불과하지만 나오는 상차림이나 푸짐함..
그리고 부탁을 하니 바로 가져다 주는 그런 점으로 보아 괜찮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손님 접대에도 좋을듯 하고 가족들 모임도 괜찮을듯한..
반야돌솥밥입니다..
첫댓글 맛나보여요
전주에 가면 함 먹고 와야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