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의 이력과 서초구의 잠재력
서울의 사대문 안은 어느 곳이든 대부분 바람을 막아주는 사신사가 잘 갖추어졌고 청계천의 물은 서에서 동으로 역수(逆水)하여 강한 기운을 응축해 주고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사대문 안에 위치한다면 기본 국세는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대부분의 기업들은 사대문 안에서 기업을 시작하였다. 사대문안의 국세가 좋기 때문이다. 사대문 안에 둥지를 튼 기업들은 비약적인 성장을 하였고 오늘날에도 이곳에 위치한 기업들의 본사가 많이 있다. 다만 중요하게 보아야할 곳은 터의 이력이다. 과거에 어떤 이력을 갖고 있고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를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서울의 25개 구청 중 서초 강남 송파 3개구는 서울의 대표적 부자동네이다. 40~50년 전에는 농사를 짓는 교외지역이었으나 강남이 개발되면서 사대문안의 명문학교들이 이전해오고 계획적인 도시로 개발되면서 성공적인 주거지역으로 발전하였다. 서초구는 삼성서초사옥과 현대자동차사옥, LG연구소 등 유수의 기업들이 모여 있다. 서초 강남 송파 3구는 이미 명문학교와 부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이고 기업들도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터의 이력이 증명되었다. 강남3구가 또 다른 도약을 하려면 이렇게 좋은 터에 기업을 유치하는 일이다. 서울의 25개 구청 중 기업유치에 적극적인 구청 중 하나가 서초구청이다. 양재동 일대에 LG전자연구소와 삼성전자연구소가 들어서고 있음은 고무적인 일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산이 둘러싸고 샌프란시스코만(灣)이 깊숙이 들어온 분지형 도시로 풍수가 뛰어나다. 주변에 스텐퍼드대학교와 UC버클리가 있어 훌륭한 인재들이 배출되고 자연적 입지가 좋아 부자들이 모여살고 기업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첨단의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져 세계적 기업들이 계속 탄생되고 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 역할을 서초구가 담당하면 어떨까? 학교, 주거지, 기업이 잘 어우러지는 기업친화형 정책으로 도전적 기업들이 서초구 일대에서 둥지를 틀어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 본글은 서초프래스 2017년 4월호(통권 제32호)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