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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 교정
32년만에 모교 교정을 밟아 보았단다..
황무지처럼 넓은 운동장은 거의 그대로였지만 우리가 생활하던 교사는 새로운 건물로 새단장을 마친 상태였고
영모가 설계했다는 복합건물은 현재 공정이 70% 이상 진행되고 있어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더군..
다만, 정혁이의 설명에 의하면 동문회에서 약속한 15억 중 7억원만 출연한 상태로 아직도 8억원을 더 마련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새로이 알게 되었지..
학교를 둘러 보면서 우리가 담배피던 곳(나는 그때는 피지 않은 착한 학생이었음..ㅎㅎ)도 찾아 보았지만
신축 교사로 그 비탈진 철책은 없어져 버렸고 우리가 즐겨 찾던 매점도 없어지고 교사 뒷편의 소각장도 없어져
그때 그 모습을 다 찾아 낼 수 는 없었지만
그래도 경동박수며 응원연습을 하던 콘크리트스텐드는 야구부의 가건물 뒷편에 그대로 남아 있더군..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 서면서 모교가 발전해 가고 있는 모습에 뿌듯한 생각도 들었지만
아직도 강북의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 졸업생들이 조금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하더군..
다행히 공립형 자율고로 지정이 되어 그 파급력이 얼마나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복합건물 준공과 함께 교육여건이 개선된다면
강북의 일류학교로 거듭날 수 있을거란 기대를 해본다.
2. 가을 운동회
가을 운동회는 집행부의 노력에 의해서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고
참가한 친구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단다..
최소한 40명 정도는 만날 수 있을거라며 도시락도 40개 정도를 준비했지만
오전에 18명 정도로 시작해서 늦게라도 나타난 친구들까지 한다면 25명 정도는 참석한 것 같아 그렇게 초라한 모습은 아니었지..
처음에 회장의 인사말과 종승이의 구호제창에 이어 운동전 몸을 풀기 위하여 우린 가볍게 체조를 하기로 하였단다.
그런데 말이다.
경동체조를 완벽하게 복원해낸 경일수의 놀라운 지도 덕에 우린 그때 그 시절을 다시 한번 더 상기하게 만들었고
그런 사실이 너무나도 고마워 체조가 끝난 후 박수가 절로 나오기도 했었단다..
3. 농구시합
첫번째 종목은 농구였단다.
짝수반과 홀수반으로 나누어 진행된 농구는 참석한 모든 친구가 함께 하기로 하여 9명씩 편을 먹어 진행을 했었단다.
그러나 이 친구들 지들 나이는 생각하지도 않고 공을 쫓아 덤벼드는 바람에 엉키고 넘어지면서 나는 엄지손가락을 다쳐
지금도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단다..
결국 2쿼터부터는 6명씩 팀을 이뤄 경기가 진행이 되었고
전반적으로 키가 컸던 홀수팀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이 났었단다.
짝수팀에선 원구가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지만 홀수팀엔 영록이의 멋진 실력과 운동실력은 많이 부족하지만
키가 큰 덕에 나도 조금은 기여하면서 큰 점수차로 이길 수 있었지...
4. 배드민턴
배드민턴은 짝수팀에선 원구와 종기가 팀을 이루고
홀수팀에선 동완이와 박욱이 팀을 이루었지만 월등한 실력을 가진 짝수팀에 질수밖에 없었단다.
그러나 동완이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배워가면서 친 걸 감안하다면 나름 선전을 했다고 할 수 있지..
5. 식사 그리고 밴드부와 박철희 장군
식사는 강당에 빙 둘러 앉아 먹었는데...
그 또한 또 다른 재미를 주더군..
그런데 식사 도중에 갑자기 왠 여자 한명이 씩씩하게 걸어 들어 오길래 뭐지..하면서 갸우뚱하고 있는데..
학교 선생님이라며 밴드부 담당선생님이라고 자기 소개를 하더군..
우리가 학교에서 운동을 하면서 학교에 일정 금액을 발전기금으로 출연하기로 하였는데..
밴드부에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고 하더군..
잘 생긴 밴드부 후배 두명이 뒤이어 들어와 우린 기금 전달식과 기념촬영까지 하게 되었다네..
그들이 떠나가고 곧이어 나타난 박철희 장군..
별 하나를 자랑스럽게 달고 나타난 우리 친구 철희는 우리들과 일일히 악수를 하고 둘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로
잔치 분위기를 더욱 끌어 올려 주더군..
조금 뒤에 나타난 철희 와이프는 예전에 보았을 때 보다 살이 빠진 모습으로 장군 사모님답게 훨씬 더 출중한 미모를
보여 주더구나..
그런 모습들이 보기 좋더구나..
6. 족구
족구는 운동장에서 하였지.
그 넓은 운동장 스텐드가 있는 한쪽 구석에선 야구부 후배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그들 연습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팬스가 쳐져 있었지..
그럼에도 축구를 해도 충분히 넓은 그 곳에 족구 네트를 설치하고 또 짝수반과 홀수반으로 나누어 시합을 했단다.
처음엔 짝수반이 조금 앞서가더군..
그래서 족구는 키하고 상관이 없어 그런 모양이다..이젠 짝수반이 본격적인 실력을 보여 주는 모양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구멍이 문제였어..
듬성 듬성 뚤린 구멍으로 서서히 실력 발휘를 하는 홀수반에 결국 맥없이 무너져 세트스코어 2;0으로 또 홀수반이 이겼다네..
물론 족구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영록이가 있었지..
영록이는 족구를 하기 전에도 내가 이팀에 있기 때문에 이미 이겼다며 너스레를 떨더군
사실 농구에서 이기고는 우생순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둥글게 껑충껑충 뛰면서
기쁨을 더욱 증폭시키곤 했었는데..
족구에서 이기고는 당연한 것처럼 자제를 하더군...
그렇게 족구는 싱겹게 끝났지만
간이식당 앞에 둘러 앉은 나머지 친구들은 게임은 딴전이고 슬슬 술에 빠져 들어 가더군..
술에 빠져 들더라도 나타나는 반응은 뒤늦게 나타난 병수가 제일 삘리 나타나더구나..
그 덕에 뒤이어 벌어진 패널티킥에서 즐거운 모습을 볼 수 있긴 했지만 말이다...
7. 패널티킥 차기
패널티킥 차기는 회장님이신 병주의 제안과 심판으로 진행되었다네..
작년 운동회때도 무척 즐거움을 주었다면서 또 홀수반과 짝수반으로 구분하여 진행이 되었는데..
이 또한 홀수반이 이겨버렸으니..이를 어찌하오리까..
아참..돈도 걸었다..
족구에서 10만원..패널틱킥에서 8만원 도합 18만원이 걷혀 행사 비용으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네..
패널틱킥은 말이다..
실력이 킥 실력이 있다면 그 또한 점수를 얻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상대편 짝을 잘 만난다면 잘 넣고 잘 막을 수 있더군..
그래서 나처럼 운동신경이 떨어지는 놈도 짝을 잘 만난 덕에 2골을 넣고 3골을 막아 홀수팀에 기여할 수 있어서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었다네..
물론 현준이는 구석구석 잘도 집어 넣더군..
8. 마지막
이제 슬슬 운동회가 마무리가 되어 가더군..
사실 이번 운동회엔 34회 선배들과 중복이 되어 오전과 오후 운동장과 강당을 번갈아 사용하면서 진행이 되었었단다.
그런데 34회는 약 50명 정도가 참석하였고 선생님도 초대하여 우리 보단 조금 더 있어보이더구나..
그리고 그 34회는 우리처럼 도시락을 먹은것이 아니라 부페를 준비하여 음식들이 꽤나 남아 있더구나.
그 음식은 족구할 때 술을 즐기던 친구들에게 아주 유용한 안주가 되어 주기도 했었지.
그러나 우리가 식당에 자리를 잡고 마무리를 할 때쯤엔 그 음식들은 도움이 되질 못하더구나.
대신에 희건이가 준비해 온 순두부..그리고 파전과 김치..무무침까지..정말로 기가 막혔단다..
너무 맛있었고 준비해 온 희건이가 그저 고맙기만 하더군..
길게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어느정도 나누더니 마무리를 하자고 하더군..
우리 친구들 매너만큼은 최고더라..
식당을 깔끔하게 청소하고 바닥 대걸레 청소까지..
그렇게 운동회는 끝났단다..
몇몇 친구들은 맥주 한잔 더한다며 갈을게다..
아마도 노래방까지 가지 않았을까..
그리고 우린 집으로 돌아 가면서 집행부에서 준비해 준 레노마 모자 하나씩을 쓰고서 집으로 돌아 갔단다..
회장님과 총무님 그리고 준비해 준 많은 친구들 고마우이..
그저 몸만 와서 즐겁게 보낼 수 있게 해준 집행부에 다시 한번 더 감사를 드린다..
첫댓글 역쉬! 멋진 친구의 멋진 사진과 글~ 고마우이!♬
후기가 죽인다. 작가로 데뷔해도 되겠다. 굿~~~~
즐거웠다. 큰사고 없이 끝나서 다행이었구.김봉의
난 엄지손가락 부근이 드넓게 푸른 멍이 들어 아직도 고생...
그래도 큰 사고는 없어서 정말 다행이었지..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