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 2일 목요일, 맑음, 오후 늦게 비.
오늘의 할 일은 우리가 머물고 있는 카타니아에서 팔레르모로 이동하는 것이다. 새벽부터 우리는 움직인다. 아침식사는 누룽지에 계란 두 개를 먹었다. 기차역으로 가서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탔다. 동쪽 해안가로 달릴 줄 알았는데, 생각 외로 서쪽 내륙으로 들어간다.
시칠리아 섬의 내륙을 보게 되어서 반갑다. 시칠리아 내륙은 밀밭이 주를 이룬다. 추수 후라 누런 언덕을 보여준다. 잘 말아놓은 밀단도 보인다. 나무가 없는 민둥산이 많다. 풍력 발전기도 잠잠하다. 과수나무 벌판이 보이는데 올리브 나무들이 아니고 피스타치오 농장 같다. 넓은 초지에는 목장이 보인다.
기차 길 옆으로 선인장이 크게 자라고 있다. 디타이노(Dittaino) 역을 지나간다. Dittaino는 시칠리아 중부. 작은 마을과 기차역이 근처에 있다. 거의 말라있는 강 이름이다. 이 역을 아침 8시 20분에 통과한다. 기차에서 보여주는 전광판에는 기차역 이름과 도착 시간이 보인다.
엔나(Enna)역에 8시 40분, 칼타니세타(Caltanissetta) 역에 9시 14분에 도착이다. 긴 송유관이 내륙을 관통하고 있다. 수로인지 송유관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 산과 조금 다른 느낌이다. 지중해에 함께 있는 몰타와 키프로스 느낌이 난다. 돌산이 높다. 마을로 들어선 기차는 의외로,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니라 엄청난 양떼를 만났다.
대형 트럭이 양떼를 피해서 조심스럽게 진행하는데, 양떼들은 당당하게 몰려간다. 칼타니세타(Caltanissetta)까지만 기차는 가고 멈추었다. 여기서 내려 이제는 버스로 갈아탄다. 시간에 맞추어서 기다리고 있던 버스가 반갑다. 배낭을 짐칸에 넣고 올라타고 버스는 이내 달려간다.
산을 넘고 돌고 돌아가다가 힘겹게 해안 마을로 내려간다. 마을 한 바퀴를 돌고 다시 힘겹게 올라와 팔레르모에 도착했다. 버스 터미널은 기차역 바로 옆에 있다. 이렇게 팔레르모에 도착했다. 오전 11시다. 팔레르모(Palermo)는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섬에 있는 도시다.
시칠리아주의 주도이며, 티레니아 해에 면하는 항구 도시이다. 팔레르모는 기원전 8세기에 건설된 오래된 도시이다. 처음에는 페니키아의 식민도시였고, 그 후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로마 시대 동안에 팔레르모에 기독교가 전파되었다.
9세기 아랍 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번창하기 시작하였고, 12세기 시칠리아 왕국이 성립된 후 그 수도로 더욱 발전하여 유럽의 중요한 문화중심지 중 한 곳이 되었다.
중세 시대에 번영을 누렸던 흔적이 시 곳곳에 남아 있으며 특히 아랍풍의 건물 양식이 눈길을 끈다. 역사적인 건물이 많고 기후가 온화하여 관광지로 인기가 있다.
마피아와 시네마 천국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는 섬이다. 숙소를 찾아간다. 기차역 앞에는 초록의 둥근 광장, 줄리오 체사레(Giulio Cesare) 광장이 있다.
광장에는 조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엠마누엘레 2세(Vittorio Emanuele II)의 웅장한 기마상이 세워져 있다. 광장 앞에서 구시가지로 접어들어 걸어간다.
마케다(Maqueda) 길로 들어선다. 넓은 도로인데 보행자 전용도로다. 도로 양 옆에는 오래된 건축물들이 줄지어 붙어있다. 중세 도심에 들어선 기분이다.
상가와 식당, 카페들이 보이고 관광객들이 많이 걷는다. 차들이 다니지 않아서 좋다. 시청사(Municipio di Palermo)가 있는 층계 양 옆에는 스핑크스 사자 석조상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둥근 광장 콰트로 칸티(Quattro Canti)를 만났다. 바로크 양식의 팔각형 광장으로 움푹 파인 벽감에 조각상을 얹은 분수대 4개가 있다.
복잡한 사람들 사이에서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재미있다. 짐이 무겁고 태양 빛이 뜨거워 흥분을 가라앉히고 숙소 방향으로 걸어간다.
광장에서 왼쪽으로 꺾어 걸어간다. 엠마누엘레 거리(Via Vittorio Emanuele)를 걷는다. 여기도 보행자 전용도로다. 사람들만 가득 다니니 걷기에 좋다.
주변의 가게들도 화려하고 복잡하다. 볼로냐 광장에서 카를 5세를 잠시 만나본다. 계속 걸어 대성당(Palermo Cathedral)을 보면서 오른쪽으로 걸어가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Federico Secondo 호텔(B&B)이다. (주소: Via S.Cristina 24, 90139 팔레르모). 여기서 3박을 한다. 도시세 48유로(4유로*4명*3일)를 지불했다. 주인이 좀 불친절하다.
직원이 우리를 다른 건물로 안내해 준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준비된 숙소다 2호와 5호를 열어준다. 깨끗하고 시원한 방이다. 짐을 풀어 놓고 점심을 먹을 겸 시내 구경하기로 했다. 목적지를 내장 버거 식당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