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이다. 경산 반곡지 왕버들 그늘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출출하여 국수를 고봉으로 주는 이금애 잔치국수 본점을 찾았다. 이곳의 특징은 주문한 음식의 양이 대체로 너무 많아 웬만한 대식가가 아니고는 모두 먹을 수가 없다. 잔치국수를 시켰더니 국수가 산더미처럼 쌓여 나온다. 수저를 들기도 전에 배가 불러오는 듯 하다. 가격은 다른 식당에 비해 조금 비싸지만, 그 양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다만 소식을 하는 사람은 본전 생각이 날 것이다. 나는 국수 중에서도 멸치를 우러낸 다싯물에 면발이 가느다란 잔치국수를 좋아한다. 청량고추 다져 넣은 칼칼한 양념장에 묵은 김치 쫑쫑 썰은 고명을 올리면 중독성이 있어 자꾸만 손이 간다. 잔치국수는 뭐니해도 육수맛일게다. 여름에는 육수를 얼려서 시원하게도 먹고, 겨울에는 동치미에 말아도 먹지만, 그래도 잔치국수는 따끈한 국물에 말아 먹는게 제맛이다. 시장기에 수저가 바쁘게 움직인다. 태산은 무너졌건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언제쯤이면 그릇이 바닥을 보일까. 배가 불러온다. 먹지 않아도 부른 배가 급기야는 올챙이배처럼 볼록하다. 남길 수도 없고, 먹을 수도 없고! 배가 많이 고플 때만 찾아 가시라. 경산 산더미 잔치국수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