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_write(obj_movie('../data/file/notice/740851325_33001fed_BED0C3E0.mp3', '_g4_8', '0', '0')); |
|
|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암벽등반 전문가 김용기 씨
등산을 한 우리나라 사람이 3명 중에 1명, 약 1800만명이 된다고 하죠. 아예 암벽등산을 하는 클라이머의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그 숫자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암벽등반이 이렇게 인기가 있기 훨씬 전부터 이미 산에 빠진 암벽에 미친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3400개 암벽루트를 모두 다 등반한 분인데요. 최근에 우리나라 최초로 3400개 모든 암벽루트를 정리해서 가이드북을 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암벽등반전문가 김용기 씨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용기> 네, 안녕하세요, 김용기입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가 별로 크지도 않은데 암벽이 3000개가 넘습니까?
◆ 김용기> 그래요. 크지는 않지만 암벽등반 코스가 굉장히 많습니다. 약 한 3800개 정도 됩니다.
◇ 김현정> 3400개도 아니고 800개예요?
◆ 김용기> 네.
◇ 김현정> 그러면 암벽등반 가이드북에는 3400개가 있던데 나머지 400개는 안 가신 거예요?
◆ 김용기> 취재는 전체하고 하고 다 돌아다녔는데 약 400여 개는 루트가 노후됐거나 가치가 없는 곳 등을 제외시키고 3400여 개를 넣어서 편집을 했습니다.
◇ 김현정> 나머지 400개를 좀 훼손됐거나 암벽등반할 가치가 떨어지는 곳.
◆ 김용기> 그렇죠.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아니, 얼마 동안 다니셨길래 이 3400개를 다 연구를 하셨어요?
◆ 김용기> 제가 암벽등반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중반부터예요. 그리고 그 기술책을 1991년도에 냈었는데 이런 기술 보급보다는 클라이머들을 위해서 가이드북이 더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고 그래서 1997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내기 위한 기록서를 만들기 위해서 취재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직업은 그냥 직업 등반가?
◆ 김용기> (웃음) 직업은 좀 많아요. 제가 개인 등산학교, 김용기 등산학교도 하고 있고.
◇ 김현정> 등산학교를 하시는군요.
◆ 김용기> 그리고 종로에서 등산용품 네파를 판매하고, 운영하고. 여러 분야에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등산 관련된 일을 완전히 하시는 분인데 그러니까 이해가 됩니다만 70년대 중반에는 암벽이라는 게 뭔지조차 모르는, 우리나라에 그게 너무 생소한 일이었잖아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 김용기> 서울에 북한산이라고 있어요.
◇ 김현정> 네.
◆ 김용기> 북한산 제일 높은 봉우리가 백운대인데, 백운대 정상에서 앉아서 내려다보면 인수봉이 바로 앞에 보입니다. 인수봉에서 등반을 마치고 하강하는 사람들을 보고 바로 저것을 내가 해야 되겠구나 하는 충동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바로 그 다음 주부터 수소문해서 암벽등반을 시작을 하게 되죠.
◇ 김현정> 그 당시에도 암벽 타는 분들이 있기는 있었어요, 그러니까?
◆ 김용기> 그때 당시에는 그렇게 많지는 않았고 인수봉에 한 2, 30명 정도 매달려 있을 정도. 그렇게 한산했고, 그때는 거의 많이 없었죠.
◇ 김현정> 그때는 직업이 암벽등반가도 아니었잖아요.
◆ 김용기>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그냥 사업하셨다고요?
◆ 김용기> 개인적인 사업을 하면서 토요일하고 일요일 날하고 주말 산행을 하는 일반적인, 보편적인 산행이었죠.
◇ 김현정> 개인 사업하던 사람이 갑자기 70년대 중반에 ‘나, 암벽탈래’ 이러면서 나서면 주변 반응이 어땠어요?
◆ 김용기> 아무래도 좀 걱정스럽고 다른 사람 보는 눈이, 거의 미친놈으로 취급받았죠.
◇ 김현정> (웃음) 방송부적격 용어인데 그 정도로. 저 사람 제정신이 아니야, 이렇게. 그래서 그런 말을 들어가면서까지도 암벽을 놓지 못했던 이유, 암벽 등반을 놓지 못했던 이유는 뭔가요?
◆ 김용기> 암벽 등반을, 저는 원래 시골 출신이에요.
◇ 김현정> 어디세요, 고향이?
◆ 김용기> 전라북도 정읍인데. 원래 옛날에 산에서는 등산이라는 개념을 몰랐었고 사실은 나무하러 산을 올라갑니다, 저희는. 어렸을 때.
◇ 김현정> 그렇죠, 시골에서.
◆ 김용기> 지게질을 하고 산에 가서 나무을 하고 그런 쪽인데, 서울에 와서 보니까 배낭 메고 산에 가는 게 등산이더라고요. 그래서 산을 가보니까 역시 산은 또 좋아요. 제 고향이 시골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산에 가면 기분이 좋고 일단 마음이 편해지고 산에서 특히 활동을 하게 되니까, 아주 운동도 좋고 그래서 그렇게 빠져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빠져들었어요. 3400개 암벽루트 중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가장 멋진 곳 이곳은 꼭 가봐라, 어딜까요?
◆ 김용기> 역시 서울에 있는 북한산 인수봉이에요.
◇ 김현정> 역시 처음 매력을 느꼈던 바로 그곳?
◆ 김용기> 네, 그렇습니다. 북한산 인수봉은 높이가 약 200m, 둘레가 약 500m 정도 됩니다. 그리고 총 82개의 루트가 개척돼 있어요. 그 다음에 1935년도에 초등반이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역사적인, 비중적인 암장인데 최고의 인기 있는 암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뭐가 그렇게 매력입니까? 오를 때 어떤 맛이 달라요?
◆ 김용기> 이곳 암장은 특징이 화강암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돌기 부분이 잘 발달돼 있고 특히 바위 형태가 슬랩, 크랩, 페이스, 오버행 등 다양한 형태를 이루고 있어요.
◇ 김현정> 다양한 형태로 암벽등반을 할 수 있는 거군요.
◆ 김용기> 그래서 초보자들이나 고급 등반기술을 가진 사람들도 무난하게 접근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암장이죠.
◇ 김현정> 북한산 인수봉이 최고의 추천 코스.
◆ 김용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암벽타다가 큰 사고 당한 적도 있으세요?
◆ 김용기> 제가 1995년도에, 미국 엘캐피탄이라는 곳이 있어요. 그곳이 거벽등반인데 빅월등반을 하다가 중간쯤 올라가다가 추락을 해서 발목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발목골절, 그러면 얼마 동안 쉬셔야 되는 상황이었겠네요.
◆ 김용기> 그래서 한 1년 정도는 꼼짝 못했고, 깁스해서 꼼짝 못했고 한 1, 2년 후에 바로 시작했습니다. 깁스 풀자마자 바로 시작했어요.
◇ 김현정> (웃음) 1년 동안 깁스하고, 풀자마자 또 암벽으로 달려가셨어요?
◆ 김용기> 네. 저는 재활치료를 아예 암벽에서 했어요.
◇ 김현정> 가족들이 싫어하지 않습니까, 특히 아내 분이?
◆ 김용기> 그때 당시에는 같이 다녔어요.
◇ 김현정> (웃음) 아, 같이 다니셨어요.
◆ 김용기> 집사람하고 같이 다니고 지금도 같이 다니지만, 항상 주말이면 같이 다닙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가능하시군요. 대단하십니다. 지금 실례지만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김용기> 올해 환갑 지났습니다.
◇ 김현정> 환갑. 언제까지 타실 겁니까, 이 암벽?
◆ 김용기> 제 생각으로는 언제까지는 없고요. 그냥 제가 걸어다닐 수 있다면 계속 탈 것 같아요.
◇ 김현정> 암벽등반이 선생님 인생에 어떤 존재예요?
◆ 김용기> 저한테는 클라이밍이 인생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생.
◇ 김현정> 왜 인생일까요?
◆ 김용기> 클라이밍을 하다 보면 몇 m 올라가는 속에서 어려움과 괴로움, 즐거움, 쾌감, 이 모든 것들을 다 체험해서 올라갈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하나로 표현한다면 저는 인생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인생을 압축해 놓은 것 같은. 암벽등반의 과정이 그런 거군요. 가다가 어려울 때도 있고 쉬운 코스가 나올 때도 있고 지칠 때도 있고. 그래요, ‘암벽등반은 인생이다.’ 멋진 말이네요. 응원합니다. 건강하시고요. 선생님, 건강하시고 위험하지 않게 즐겨주세요.
◆ 김용기> 그럼요. 클라이밍이 대부분 사람들이 위험하다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을 확실히 확보하면서 등반하게 되니까 절대적으로 안전하고 즐길 수 있는, 요즘 대중적인 레저스포츠로 아주 각광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암벽의 매력을 느끼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