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객관적 상관물과 감정이입의 차이점을 알려주세요.
민근홍 언어마을
[답변]
객관적 상관물이란 시인의 감정을 객관화하거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공식역할을 하는 '대상물'을 가리킵니다. 이것은 특별한 정서를 나타내도록 제시된 '외부사실들'로서, 구체적인 사물들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정서를 환기시키게 됩니다. 감정이입은 대상을 유정물로 만들어 시적 화자 자신의 감정을 대상 속에 이입하는 기법입니다. 따라서 감정이입에서는 구체적 대상이 감정을 지닌 것으로 표현되며 의인화가 이루어집니다. 반드시 감정이 전면에 드러나죠.
예를 들어, 허난설헌의 「봄비」에서 ‘봄비, 찬 바람, 살구꽃’은 비 내리는 날에 홀로 지내는 화자의 고독한 정서를 간접적으로 환기시키는 대상, 외부사실들입니다. 따라서 객관적 상관물이고요, 윤선도의 「견회요」에서 시적화자는 기러기에 어버이를 그리워하는 자신의 심정을 감정이입한 것입니다. 기러기는 감정이입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지요.
또다른 예로, 국어교과서에 「청산별곡」이 실려 있는데, '우러라 우러라 새여'에서 새가 운다고 화자가 말하는 것은 화자의 고뇌(감정)가 새라고 하는 대상에 감정이입된 것입니다. 여기에서 새는 사람처럼 우는 존재로 의인화되어 표현되고, 우는 행위를 통해 화자의 서글픈 감정이 직접적으로 전면에 드러납니다. 하지만 「황조가」에서 꾀꼬리는, 암수 서로 정답게 지저귀는 모습(외부적 사실)을 통하여 혼자인 유리왕의 외로운 처지를 대조시켜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꾀꼬리는 유리왕처럼 외로운 존재로 의인화되지 않고, 단지 유리왕의 외로움의 정서를 간접적으로 환기시키기 위해 시인이 의도적으로 제시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상관물이 되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