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과(科) 식물의 열매를 싸고 있는 껍질에서 알맹이를 까낸 껍질을 깍지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콩깍지는 콩을 싸고 있는
껍질이겠지요? 그런데 콩깍지가 콩만 싸고 있는 줄 알았는데 우리의 눈도 싸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속담은 과연 어떤 뜻일까요?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표현은 연애시절이나 사귈 때 사랑하는 연인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무조건 좋게만 보는 것을 말합니다.
단점은 보이지 않고 좋은 점만 보여서 무조건 좋게 보이 것을 말하지요. 특히 이성간에 연애시절에 이런 말을 많이 쓰는데, 만약
고지식한 사람은 순수해 보이고, 고집이 센 사람은 주관이 뚜렷해 보이며, 말 많은 사람은 사교성이 있어 보이고. 얼굴의 주근깨가
귀엽고, 치아가 벌어진 것도 멋져 보인다면, 그때 상대방을 보는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표현을 사용하면 됩니다. 즉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사랑에 빠져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서 현실을 잘 직시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와 비슷한 표현으로 ‘사랑에 눈이 멀다’와 ‘제 눈에 안경’이 있습니다. ‘제 눈의 안경’은 보잘것 없는 물건이라도 자기의 마음에 들면 좋게 보인다는 말입니다.
두 표현을 비교해 보면 그 의미를 보다 정확히 할 수 있습니다. 콩깍지는 언젠가 벗겨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눈에 쓰인
콩깍지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래서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표현은 막 사랑에 빠져서 모든 것이 좋아 보이는 시기에 어울리는
표현입니다. ‘제 눈의 안경’이라는 말도 상대방의 단점까지도 좋게 보기는 하지만 이것은 사랑 때문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