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6시 호타카다케산장출발 - 9시40분 다이기렛또최저점 도착 - 미나미산장 10시 30분 도착 - 11시 미나미산장 출발 - 오후 1시 10분 야리산장 도착 - 야리가다케 정상 왕복 후 - 오후 3시 셋쇼흇테산장 도착
산행거리는 10키로 내외인듯 합니다.
==============================================================================
오늘은 호타카다케산장을 출발해서 북알프스의 상징인 다이기렛또를 지나가는 일정이다.
전날 저녁에 미리 주문해 둔 도시락은 아침식사와 함께 제공이 되었다.
다리는 전날의 노고를 잊었는지 의외로 멀쩡하다.
고소도 사라진것 같고
제법 추울줄 알았던 날씨는 장갑을 끼지 않아도 될 만했다.
대아님의 캠프라인 신발을 내가 신고 나온거만 제외 한다면 완벽한 준비였다.
여유롭게 모닝커피도 한잔 마셨으니 슬슬 출발해 봅시다.
해발 3,000미터에서의 날씨는 바람이 좌우한다해도 과언은 아닐터
이날은 바람 조차도 조용히 지나고 있었다.
산장에서 빤히 내려다 보이는 가라사와 캠프장에는 알록달록한 텐트들이 아침을 맞고 있었고
2부로 나누어 제공된 아침식사를 1부로 마친 산꾼들은 시시각각 목적지를 향해 출발을 한 후라
게으른 산꾼 몇몇과 산장에서 하룻 밤 더 지내고자 하는 사람만이 어슬렁 거리고있다.
물을 보충 하고 출바알~~~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내심 기대도 많이 된다.
용아장성과 비슷하다는 사람도 있으나
그 웅장함과 규모를 보자면 용아장성은 글쎄다~~
산장을 출발하자마자 바로 치고 오르면 이내 도달하는 곳이 가라사와다케다 .(해발3,110)
이 산도 해발3,110미터아된다.
정상 뒷편은 그냥 거시기 한 절벽 인데
저 멀리 야리가다케까지도 조망이 되는 그야말로 거칠것 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그냥 여기 눌러 앉으면 안되나?
사진 몇장 남기고 다이기렛또 바로 직전봉인 기타호타카다케(3,106미터)를 향해 출발 한다.
가라사와다케에서 내려서면서 부터는 손발을 다 써야 하는 구간이 계속된다.
경사는 급경사인데 안전장치는 해 두어서 조심만 하면 별 탈이없다.
대신에 한번 구른다면 그 다음부터는 방법이 없다.
저~~멀리 계곡 근처까지 500미터는 브레이크없이 굴러 가야 될것 같다.
살기는 힘들것 같고
그리고 이 구간 몇군데는 낙석때문이라도 헬멧을 착용하는게 좋다.
넘어지더라도 머리를 다티지 않으면 살 수 있으니 말이다.
나와 대아님은 한국에서 헬멧을 미리 준비해서 가지고 갔다.
산장에서 빌리고 하산시에 반납 하는 방법도 있긴 하더라만 우리는 한푼이라도 절약을 할 요량으로 미리 챙겼다.
기타호타카다케이르기전에 오른쪽으로 가라사와 캠프장 가는 길이 나 있다.
그 갈림길에서 빤히 보이는 곳이 기타호타카다케인데
정상에 있는 기타호타카다케산장은 요새처럼 되어 있기도 하고 바람때문에 지붕을 돌로 눌러 놓아서 정상 근처에 거사야 산장이 있는줄 알겠더군요
이 곳 정상에서도 일본인들한테 사진 봉사 좀 했지요
찍어 준다 카니까 무지 좋아들 하십니다.
기타호타카다케산을 출발하면 드디어 다이기렛또로 접어들게 된다.
아직 가보지 않은길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가 가득하다.
무거운 카메라는 산행 내내 좋은 날씨덕분에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해 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처럼 이런 방향으로 산행 하는게 좀 쉽다.
야리산에서 오쿠호타카다케 방향으로 진행 하는것은 오르막이 좀 더 힘들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사견이다.
그나저나 오늘 컨디션이 제법 좋으네
어제 너무 애를 먹어서 감각들이 어제에 맞춰져 있어서 그런걸까?
암튼 간간이 배고프고 목마른것 빼고는 신체 전반적인 기능이 상당히 좋다.
설사기운도 없고
다이기렛또 (大キレット) 최저점에서 점심으로 가져온 도시락을 비운다.
간간이 마주 오는 산객이 있긴 한데
그 숫자가 몇 안되더라
미니마산장 오르기 직전에 우리와 반대로 움직이던 외국인 남녀는 잘 살아서 갔는지?
여자분이 등린이 같기는 하던데
암튼 젊긴 했으니까 기타호타카다케까지는 잘 갔겟지?
힘좋은 곰도 능선까지 올리는 없고 생명에 위험요소는 없어보이는데 체력이 문제지
미나미 산장은 아주 아담한 사이즈였다
산장 뒷편으로 산길이 나 있엇는데 카미코치와는 반대편에서 오르는 길이다.
능선이 좀 더 유려하다고나 할까?
오르기는 더 쉬워 보인다.
산장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씩 마시고 좀 쉬어간다.
앞에 앉아 있던 일본인 청년에게 야리산까지 얼마 걸리냐고물어보니 2시가 40분 정도 걸린단다.
우리는 그 청년이 출발한 후 한참동안을 더 쉰 후 자리를 떠났다.
미나미산장에서 야리산 가는길 능선도 볼거리가 널렸다.
키 작은 야생화 부터 중간 중간 나타나는 정상목? 그리고 가는내내 조망이 되는 야기가다케의 뽀족봉
건너편 조넨다케 부근의 머리까진 봉우리들도 걷는 내내 동행하는 친구들이 된다.
날씨가 와이리 좋으노?
어떤 그림이 이보다 좋을까?
어린시절 근심걱정없이 뛰놀던 때는 이런 풍경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앗는데
이제 머리카락 한올 더 빠지는것까지 신경을쓰는 나이가 되다보니 가이없는 산풍경을 마주할때만 근심걱정이 없어진다.
나이를 먹으면 그런 이유로 산을 더 찾지 않을까 싶다.
오후 1시 10분 야리산장 도착
야리산장 앞 야영지에는 일찍 도착한 등짐쟁이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 하느라 분주 하다.
이제 오늘의 주봉 야리가다케를 영접할 시간
배낭을 산장 벽에 기대어 두고 카메라와 휴대폰만 챙겼다.
카메라는 덜렁 대서 자칫 돌에 부딪힐 염려도 있어서 등 뒤로 넘겨 파지를 했다.
오르는길도 똥차가 막히고
하산길도 ㅠㅠㅠ 말하기 싫다.
이 산이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인탓에 너도나도 일생에 한번은 가보자는 일념으로 찾는곳 같았다.
오르는길에 결국 카메라 캡을 떨어뜨렸는데
데굴데굴 굴러내려가네
옆에 있던 일본 아재 둘이서
"코맛따" 카네
이 말인 즉슨 가지러 가기도 머하고
그냥 가기도 머하고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나는 하산시에 주울 생각이었는데
한참을 오르다 보니 일본 아재들이 그걸 주워서 가져 왔더라
고맙다는 인사를 드렸더니 외국인이냐고 묻길래 한국서 왔다고 했다.
의외로 한국 사람이 드물었다.
나하고 대아 아재 말고는 한국인 말소리를 듣지 못했다.
정상 오르는 길이 막히니 정상에서는 우리끼리 전세를 냈다.
사진을 신나게 담았다.
둘이 세를 낸 셈이다.
일본인들이 어쩌다가 한명씩 올라 오니 그 사람들 사진만 찍어 주면 또 우리 둘이서 신나게 노는 시간이 되었다.
희안하게도 일본인들은 우리처럼 정상석에 집착 하지않는 모습이라 사진 두어장 찍어주면 물러나던데
정상석에 집착잘하는 한국인 아재 둘은 아예 정상에서 눌러 앉았다.
난리가 났다. ㅋㅋㅋ
이래저래 오랜시간을 들여 하산을 하고
야리산장에서 거금 2,400엔을 지불하고 나마비-루를 두잔 시켰다.
아~이거 꿀맛이네 나이 개맛나네~~ 이런말 mz세대만 쓰는건가?
안주가 필요 없다.
그냥 막 들어간다.
밖으로 나와 야리산을 배경으로하여 맥주잔을 들고 경건한 의식을 거행 한후
슬슬 살생흇테 산장으로 출발했다.
올빼미들의 걸음으로 야리산장에서 셋쇼흇테산장까지 20분 걸렸다.
예약할때 산장에서 오후 3시까지 (고고 산지니마데 도착구 오네가이시마쓰) 도착 해 달라고 부탁을 하길래
이것들이 3시 넘으면 밥 안주는거 아니가? 싶어서 부지런히 걸었다.
굶을 수는 없는일
그래도 밥이들어가야 힘을쓴다.
산장에 도착 하여 숙박 및 식사와 관련 한 수속을 마치고
한국 아재 둘이서 쏘주와 맥주로 달리기를 한다.
이 곳에서 등짐진 한국아재 두 사람을 만났는데
여기서 야영을 할 계획이시더라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며 기진 맥진한 모습이던데 힘들어서두번다시는 안온단다.
산장에서는 오후 5 시부터 저녁 식사가 시작된다.
우리는 또 아재들 답게 맥주로 달리기를 시작 햇다.
산장 매출이 쑥쑥 올라가고 우리 주머니는 비어가는 느낌이 들만도 한데 술기운탓에 감각이 떨어진 아재들은 마구 마구 마셔댔다.
셋쇼흇테산장에서 배정받은 자리는 두 사람이 자기에는 너무도 너른 침실이었다.
4인이 사용해도 넉넉한 공간 이었다.
혹여 야리산에 잠자리가 없다면 셋쇼흇테 산장으로 오시면 잠자리가 있을 확률이 대단히 높습니다.
어째 잠들었는지
오전 4시 쯤 산객들이 출발 하는 소리에 눈을 떴다.
부지런히 하산해서 마츠모토까지 가자~~~
오랜만에 헤드랜턴에 불을 켰다.
군데군데 야리산으로 향하는 불빛이아른거린다.
바이바이 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