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주년 3.1절을 맞이해서 서울에 사는 산친구들 네 팀이 각팀 약진하여 한양 도처 산으로 나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중에 네 친구가 4.5시간 걸쳐서 청계산을 종주한 이아기를 실어봅니다
옥녀봉 가는 길
정대장과 대공원역에서 약속시간보다 이르게 만나 일단 옥녀봉을 오르기로 했다. 호수를 오른편으로 끼고 걷다가 숲길로 들어선 다음 산등성에 오르니 찬바람이 드세게 불어왔다. 중간에 잠깐 쉬는데 태극기를 배낭에 꽂고 산으로 오르는 젊은 무리를 만나서 응원도 하고 뒷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치유의 치유의 숲길과 멀리하고 곧바로 옥녀봉으로 직진했다. 두어차레 급경사도 있었지만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옥녀봉에 이르니 조금 전에 만났던 '나라사랑' 남녀들이 쉬고 있었다. 그들에게 옥녀(봉)에 얽힌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금새 공감했는지 우리에게 태극기를 하나씩 건네주섰다. 우리는 옥녀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3.1운동기념 인증샷을 남겼다. 그들도 우리를 따라서 단체로 인증샷을 찍으려는 것을 정대장이 도와주었다. 우리는 갈길을 서두르느라 그들과 헤어지고 매봉쪽으로 향했다.
산에서 친구들을 만나
삼거리를 조금 지났을 때 청계산역에서 출발해서 옥녀봉으로 오르는 산친구들 네명을 만났다. 그들은 우리더러 '다시 옥녀봉을 함께 가자'고 했으나 '우리는 다녀왔으니...'하면서 조금 전 얻은 태극기를 그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들과 헤어져서 얼마쯤 갔을 때 박형과 폐하가 우리에게 따라붙었다. 매사에 신중한 두 친구(삼계, 평화)는 옥녀봉으로 갔다. 이렇게해서 옥녀봉2, 매봉4로 나뉘어졌다.
매봉 가는 길
넷이서(대장, 스로, 폐하, 선달) 깔닥고개에 왔을 때는 원터골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합쳐저서 북적되었다. 깔닥고개를 쳐다보니 잔설이 얼어붙어서 아이젠을 꺼내어 신고 스틱도 폐하와 나누어 들었다. 높다란 계단을 두 차레 오르는데 오르는 사람 내리는 사람이 얽혀졌고 미끄러지며 지르는 괴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헬기장에 도착했더니 옥녀봉에서 만났던 태극기 젊은이들이 언제 왔는지 쉬고 있었다.
얼마를 쉬고나서 조금 걸어가니 돌문바위가 나왔고 사람들이 벌써 돌고 있었다. 우리도 세바퀴씩 돌고나서 인증샷을 남겼다. 이어서 모퉁이를 돌아서 매바위에 이르니 젊은이들이 인증샷을 찍느라 혼잡했다. 우리는 그들과 경쟁을 피해서 대기자들 사이로 겨우 보이는 매바위표지석이 간신히 나오게 한컷했다. 그리고 매봉에서도 경쟁을 피해서 표지석 (유래가 작은 글씨로 새겨진) 뒷면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으니 다른이와 다툴일이 없어졌다.
이어서 경사가 급하고 얼어붙은 계단을 내려가는데 아이젠에 얼음조각 밟히는 소리가 요란했다. 깔끄막지고 묵힌 눈길이어서인지 이쪽으로 올라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가끔은 커다란 소나무들이 폭설을 견디지 못하고 통째로 무너져서 길목을 막았다. 어려운 길을 헤치고 얼마쯤 갔을 때 폐하가 '자기쉼터'라고 이르는 곳에 겨우 자리를 잡고 기져온 빵 등 간식을 든든하게 먹었다. 이어서 산모퉁이를 돌아서 가니 사람들이 햇볕을 받으며 쉬고 있었는데 보아하니 청계산일출전망대였다.
이수봉을 향하여
일줄전망대는 별로 높지도 않았고 조망도 별로여서 잠깐 쉬었다가 이수봉쪽을 향하여 걸었다. 포장길을 따라서 다시 산등성이에 오르니 기후관측소가 길을 막았다'우회하라'는 안내문을 보고 우측으로 비껴서 나아가니 석기봉이 오른쪽으로 보였다. 욕심같아서는 오르고 싶었으나 본디 산세가 험악하고 점심시간이 재운터라서 패싱하기로 했다. 사진이라도 남기려했으나 오른쪽으로는 구조물에 가리고 왼쪽으로는 나무가지들에 가려서 포기했다.
이수봉이 다가올수록 폭설에 찢어진 소나무기지들이 갈길을 더러 막았다. 부러진 가지를 간신히 피해서 내리고 오르기를 몇 차레 하다보니 이수봉에 도착했다. 우리보다 먼저 와서 인증샷을 찍는 무리들과 품앗이히여 기념사진을 남겼다. 그 때 이곳 터줏대감인 나옹이 따사로운 햇볕에 허리를 늘찐하게 펴면서 나타나더니 ‘누가 왔는지?’ 한번 둘러보고 지나갔다.
옛골 찾아가는 길
이수봉을 떠나서 봉수대를 찾아가는데 굳어진 눈길 위로 산악자전거의 커다란 바퀴자국이 또렷하게 삐틀빼틀 이어졌다. 말로는 ‘부럽다’고 했지만 속으론 '부모님 걱정 많으시겠다'였다. 이어서 소나무숲이 나타나고 황토길이 이어져서 걸을만했다. 함께 걸어가면서 누군가 '이 길은 삼계가 좋아한 길이제?'했더니 다른 누구가 '원래는 남천이 억수로 좋아했던 길'이라고 일러주었다. 솔방울이 많이 메달린 소나무를 바라보면서 某씨가 '종족을 번식하려고 그런다'고 알려주었다.
봉수대는 건너띄고
무엇을 비우고 물을 마시면서 걷다보니 뒤저져서 선두에서 떨어졌다. 앞서 간 친구들을 따라잡으려 서둘러갔더니 검은 바위 옆에 모두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함께 출발했는데 가다보니 실력차로 다시 선진2:후진2로 나뉘었다. 앞서가는 친구들께 고함을 질러 '봉수대로 가자'고 했으나 못듣는건지, 안듣는건지 옛골길로 내려가버렸다. 한길로 내려와서야 아이젠을 벗고 냇가로 내려가서 스틱이랑 아이젠을 씼었다.
앞장서 간 친구들을 따라서 들어가니 갑오징어집이었다. 얼큰한 갑오징어볶음에 막걸리로 사나이 배포를 채웠다. 폐하 曰 '선달 덕분에 졸지에 청계산종주를 잘했다'고 했다. 선달도 반례로 '모두들 덕택에 눈쌓인 청계산을 종주해서 엄청 좋다'화답했다.
첫댓글 老益壯의 산사나이들 👍 폐하,스로,삼계,남천이 누구시인지 궁금합니다?
폐하 고현종, 스로 박남주, 삼계 송광업
남천 강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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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 강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