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26 박민지 '아버지 등을 밀며' 감상

[3학년7반26번박민지]

아버지의 등을 밀며

               - 손택수 - 

아버지는 단 한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

여덟살 무렵까지 나는 할 수 없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에 들어가야 했다

눈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일러준 대로

다섯살이라고 거짓말을 했는데

언젠가 한번은 입속에 준비해둔 다섯살 대신

일곱살이 튀어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나이보다 실하게 여물었구나, 누가 고추를 만지기라도 하면

잔뜩 성이 나서 물속으로 텀벙 뛰어 들던 목욕탕

어머니를 따라갈 수 없으리만치 커버린 뒤론

함께 와서 서로 등을 밀어주눈 부자들을

은근히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그대마다 혼자서 원망했고, 좀더 철이 들어서는

돈이 무서워 목욕탕도 가지 않는 걸 거라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비난했던 아버지

등짝에 살이 시커멓게 죽은 지게자국을 본 건

당신이 쓰러지고 난 뒤의 일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까지 실려온 뒤의 일이다

그렇게 밀어들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자식에게도 보여줄 수 없었던 등

해 지면 달 지고. 달 지면 해를 지고 걸어온 길 끝

적막하디 적막한 등짝에 낙인처럼 찍혀 지워지지 않는 지게자국

아버지는 병원 욕실에 업혀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식의 소원 하나를 들어준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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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을 통해 이 시를 처음 접했을 때는 그저 마음이 짠할 뿐 그리 큰 감동이 와닿는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내 생각을 쓰기위해 시를 배끼는 동안 문득 우리엄마의 손이 생각났다. 조금만 피곤하셔도 쉽게 손이 부어서 , 끼고있는 반지조차 꽉 끼는 손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그렇지만 이 시의 시적화자의 아버지와는 다르게 우리엄마는 내손을 잡는 걸 좋아하신다. 어렸을때 부터 피아노를 쳐오다 보니 비교적 가늘고 긴 손가락을 가진 내 손을 잡으실 때마다 손이 예쁘다며 칭찬해 주시는 우리엄마. 그때는 마냥 칭찬이라고 좋아했는데 지금생각해보니 어쩌면 적어도 나만큼은 예쁜 손을 간직하기를 바라시는 엄마의 마음 아니셨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게되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어렸을때  날 어루만지시던 우리 엄마손은 가늘고 예뻤다. 그 손을 만질때마다, 그리고 엄마 생신편지를 쓸때마다 나는 항상 '내가 크면 엄마한테 예쁜 반지를 선물해드릴꺼에요' 라고 하곤했다. 이시를 읽으면서 2달전에 있었던 엄마 생신때 은반지를 직접 만들어드린것도 생각이났다. 이제는 굵고 투박한 손이지만 내가 선물한 반지를 끼고 행복해하시는 엄마 모습이 어찌나 보기 좋고 눈물이 나던지.  아름다운 눈과 아름다운 코가 참 잘 어울리시는 우리엄마, 그래도 적어도 나한테 만큼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우리엄마손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세삼 깨닫지 못한 것을 깨닫게 해주는 손택수 시인의 시가 오늘따라 참 고맙게 느껴진다. 더불어 이 시를 소개해주신 조선미 선생님 감사합니다.

[조선미]

엄마의 손, 그리고 민지가 드린 선물, '은반지'가 보이는 듯, 샘도 자라면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고 굳은 살 하나 없는 내 손이 뿌끄럽기도 했지만, 우리 할머니와 엄마는 고생하지 않은 부드럽고 가는 손가락을 가진 내 손을 좋아하셨었지. 민지 글 덕분에 샘도 이제는 많이 늙은 엄마 생각도 하고,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해 보았어. 고마워. 민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