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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22구간은 원래 지난 구간에 이어 버리미기재에서 늘재까지 진행해야 맞지만
동절기에 대야산 직벽구간을 통과하기엔 무리라고 판단..
이 구간은 날씨가 풀리면 진행하기로 하고
한 구간을 건너 늘재에서 부터 속리산 천황봉까지 진행한다.
하지만 이 구간도 그리 만만치는 않다.
속칭 속리용아 구간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
동절기만 아니라면 그리 크게 어렵지는 않겠지만
곳곳에 바위를 타고 오르내리는 구간이
눈이 많거나 얼어 있으면 상당히 위험스럽다..
오전 8시가 채 되지않아 늘재에 도착하니 역시나 등로엔 눈이 수북하고
오랜만에 보는 커다란 백두대간 표지석이 반갑기까지 하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 것 같아 단단히 무장(?)을 하고
처음보는 발원문표지석 뒤로 등로를 따라 오른다..
한차례 올라섰다가 가볍게 내린후부턴 629봉까진 줄기차게 오름길이 이어진다..
수북이 눈이 쌓인 등로를 딱히 별로 조망할 것도 없어 그냥 묵묵히 오르고
문득 열린 숲사이로 돌아보니 건너 뛴 청화산이 아침햇살을 받아 뿌옇게 다가온다..
청화산을 돌아보고..
696.2봉..
한차례 내렸다가 다시 올라서니 나무가지에 696.2m 팻말이 달렸다..
별다른 특징이 없어 언듯 모르고 그냥 지나칠 뻔 했다..
잠시 후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조망바위에 오르니
시야 가득 속리산의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좌측 천왕봉부터 가운데 문장대, 우측으로 관음봉까지
손만 뻗으면 곧 닿을 것 같은데 저기까지 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난관을 거쳐야할지..
속리산 주능선...
조망바위를 내려서려니 암릉에 내려앉은 눈이 미끌미끌..
벌써부터 산행길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러다가 언듯 휴대폰에서 경로이탈 경고음이 들리고 앞서가던 대원들의 발길이 멈칫거린다..
확인해보니 대간길에서 우측으로 약 100m정도 벗어난 것 같았다..
다시 되돌아 올라갈까 하다가 그냥 좌측으로 사면을 타기로 한다..
잠시후 정상등로에 복귀하니 아무도 내려온 흔적이 없다..
앞선 대원들이 모두 이 구간에서 알바를 한 모양인데
그렇다면 상당히 우회를 해야할 것 같은데....
하지만 워낙에 경험이 많은 대원들이라 별다른 걱정은 되지 않지만
혹시나 밤티재에서 문제가 생기지나 않을까 조금 염려스럽다..
개구멍....
이 부근에서 좌측 능선을 타야되는데 우측으로 빠진것 같다...
우측 나무가지로 막아 놓은 곳이 대간길이지만 좌측으로 우회를 한다..
정상 대간길을 조금 벗어나 밤티재 아래쪽으로 내려서고
도로를 건너 다시 산길로 들어서는데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대간길에서 계곡길로 올라서기도 하고..
밤티재...
길도 없는 가파른 능선을 올라 잠시 후 대간길에 복귀한다...
대간길로 복귀하고...
또다시 속리산의 연봉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그와 더불어 등로도 점차 거칠어져 간다..
바야흐로 속리용아가 시작되려나 보다..
청화산..
그러다가 언듯 조망이 좋을 것 같은 바위위에 올라서니 마치 기둥처럼 우뚝솟은 바위가 있다..
가만히 보니 북진때 아주 특이하게 보았던 그 입석바위였다..
북진때 바위를 바라보다가 잠깐 알바할 뻔 하기도 했던 곳이고
그땐 그냥 지나쳤지만 오늘은 한 번 올라서본다..
역시나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돌아보면 백악산과 청화산.. 상주의 화북방면까지..
가야 햘 방면으로는 속리의 주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입석바위에서 본 백악산..
청화산...
상주의 화북방면..
속리산...
칠형제봉의 초입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등로는 눈덮힌 암릉이 연속으로 이어져 상당히 까탈스럽지만
상대적으로 암릉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그야말로 거칠게 없다...
속리산이 성큼 가까이 다가왔다..
좌측 봉우리가 문장대..
별로 높지는 않아도 바위면에 눈이 살짝 덮여있어 상당히 미끄러웠다..
미끄러지면 바로 이 바위사이로 추락...
한동안 속리용아의 암릉을 오르내리다보니
어느 순간 우측 허벅지에서 살짝 경련이 일어나더니
이내 좌측 허벅지까지 뻗뻗해지는 느낌이다...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어보지만 그냥은 도저히 진행할 수가 없다...
아직 갈길이 멀었는데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배낭에 있는 아스피린 한 알을 먹고 나니
조금 나아지는 기미가 있어 잠시 쉬었다가
마냥 그러고 있을 수도 없어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통증이 다시 찾아오지만 아주 천천히 보폭을 줄이며
조금씩 걷다보니 약간 나아지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이상하다 싶을 만큼 다리에 힘이 붙지 않는다 싶더니 그예 이런 사단이 난다...
다행히 조금씩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만 언제 또 재발할 지 안심할 수가 없다...
일행들도 걱정스러워 하는 기미가 역력하지만 달리 어쩔 방도가 없으니...
나중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구간에서 바위를 넘지않고
개구멍 사이로 빠지는 길이 있는 것 같은데...
끊임없이 이어지는 암릉의 연속..
눈이 덮여 있어서인지 이 길이 맞는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달리 다른 길도 보이지 않으니 어쩔수 없이 그냥 넘나든다..
칠형제봉이 바로 옆으로 지나간다....
그러다가 드디어 가장 염려했던 구간이 나온다...
거의 수직으로 솟은 바위를 로프를 이용해 오르는 구간이다..
북진때도 내려오면서 애를 먹은 곳이라 상당히 염려스러웠지만
또 한편 이 구간만 지나면 더는 별로 위험한 곳이 없을 것이기에
한 시름 놓이기도 하는 곳이다..
어렵사리 대원들 모두가 별탈없이 통과하고 나니
이젠 완전히 한 시름이 놓인다...
훨씬 가까이 다가온 문장대를 비롯한 속리산의 모습도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고...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고비가 더 남았다..
무사히 주능선으로 복귀하는 일이다..
문장대를 당겨보니 위에 사람들도 보인다...
이 구간도 북진때 어렵게 올라간 것 같은데 오늘은 아주 수월하게 내려왔다...
헬기장 직전에서 돌아본 암릉 뒤로 청화산이 보이고..
한동안 헬기장 아래에서 이런저런 방법을 강구하다가
그냥 올라서니 아니나다를까 등로에 있는 무인단속장비에서
무단출입을 통제한다는 확성기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찜짐한 마음을 안고 그냥 진행..
헬기장에서 본 문장대..
헬기장 아래에서 잠시 동향을 살핀 후 잽싸게 주능선에 복귀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제부턴 염려할 일도 위험한 구간도 없으니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문장대를 향해 오른다...
문장대(文藏臺)
문장대는 원래 큰 암봉이 하늘 높이 치솟아
구름 속에 감추어져 있다하여 운장대(雲藏臺)라 하였으나,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을 하고 있을 때
꿈속에서 어느 귀공자가 나타나 "인근의 영봉에 올라서 기도를 하면
신상에 밝음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찾았는데
정상에 오륜삼강을 명시한 책 한권이 있어
세조가 그 자리에서 하루종일 글을 읽었다하여 문장대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문장대는 세 번을 오르면 극락에 간다는데
이 번에 오르면 세 번인가 네 번째인가 되는데 극락행은 확실할랑가...
아니면 비탐구역을 지나왔으니 효력이 없을려나????
지금까지 지나오면서 조망이 좋았지만 역시나 문장대에서의 조망은 그 모든 것을 압도한다...
그야말로 일망무제 사방팔방 거칠 게 없다...
오늘도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초과 되었는지라
문장대에서 그리 오래 머물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을 접고 내려선다...
지나온 속리용아와 뒤로 청화산이 병풍처럼...
문장대에서 본 천왕봉까지의 속리산 주능선..
칠형제봉..
제일 앞의 관음봉 좌측 뒤쪽에 묘봉, 상학봉 능선..
관음봉 우측 뒤로 상주시 화북면 운흥리..
넘어온 암릉구간을 당겨보고..
문장대 아래 오래 전 매점이 있던 넓은 공터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점심 후 한결 느긋해진 마음으로 주변 경관을 돌아보며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않게 신작로 같은 등로를 따라 간다..
문수봉(1.037m, 속리산 8봉)
문수보살을 상징하는 이 봉우리는 과거에는 사자봉으로 기록되어 있다.
문수보살은 사자를 타고 다니며 불교에서 지혜의 완성을 상징하는 화신이다.
식사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언듯 완만한 봉우리를 올라서면서 보니
나뭇가지에 문수봉표지가 걸렸다..
표지가 없었으면 문수봉인지도 모르고 지나쳤을 듯...
문수봉에서 본 문장대...
등로는 제법 넓직하지만 간간히 오르내리는 길은 제법 미끄럽기도 하고
다리에 또 문제가 생길까 조심스러워 자연히 걸음은 느려지는데
게다가 수시로 나타나는 암릉의 절경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셔터를 눌러대니
자연히 일행들보다 뒤쳐져 가게되었다...
신선대휴게소 조망바위에 올라선 대원들...
문수봉에서 30분쯤후 신선대 휴게소에 도착하고..
한동안 신선대에서 지나온 구간을 조망하고 다시 능선을 따라 경업대갈림길도 지난다..
신선대 조망바위에서 본 암릉군...
경업대갈림길...
신선대에서 15분쯤후 계단을 올라서는데 난간에 입석대 표지가 달렸다..
돌아보니 나무가지 사이로 입석대 바위가 보이는데
나무가지에 가려 온전한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입석대(970m)
기둥같은 모양의 바위로 높이는 약 13m이다.
임경업 장군이 속리산에서 수련을 한지 7년째 되던 해
이 돌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입석대를 지나 다시 계단을 오르면
등로 우측에 바위조망처로 오르는 길이 있어
가야할 비로봉과 우측으로 고개를 돌려 지나온 능선을 조망하고...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화북방면...
또 다시 나오는 계단을 올라 넘어서면 고릴라바위가 있다..
고릴라바위...
고릴라바위(상고외석문)..
고릴라 형상을 닮은 이 바위는 자세히 보면
어미와 새끼 고릴라 두 마리가 나란히 앉아 경관을 감상하고 있는 듯한 모양이다.
(속리산 8석문)
바위의 모습이 어미와 새끼고릴라를 꼭 빼 닮았다..
천왕봉 가기전 1.3km 지점에서 천왕봉능선이 한 눈에 보인다....
엉크러진 잡목때문에 제대로 보이지가 않아 아쉽다...
비로봉 부근인 것 같은데 정확히 어딘지는 알지 못하고
조릿대군락지를 지나니 바위위에 등산화 한 짝을 올려 놓은 듯한
두껍등바위와 도롱뇽바위도 지나고 잠시 후엔 천황석문도 지난다...
우측 봉우리가 천왕봉...
비로봉 부근의 눈꽃...
두껍등
등산화를 올려놓은 듯한 모양의 이 바위는 반대편에서 보면
두꺼비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어 두껍등이라 불린다.
도룡농바위
바위 절벽에 한 마리의 도룡뇽이 붙어 있는 기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천황석문...
석문옆에 있는 특이한 문양의 바위..
반대쪽에서 본 석문
천황석문에서 10여분후엔 법주사 갈림길도 지나고
다시 5분쯤 후 천왕산 아래 헬기장에 오른다..
헬기장에서...
헬기장에서 다시 지나온 구간의 암릉을 조망하고
잠시 가파르게 올라서면 이내 천왕봉 정상이다..
헬기장에서 본 지나 온 주능선...
천왕봉...
천왕봉은 속리산의 주봉이지만 문장대의 명성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다...
정상부는 그리 넓지는 못하지만 역시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다...
정상에는 다른 산객들도 제법 있고 시간도 늦었으므로 잠시 머무르다가 이내 내려선다...
장각계곡..
천왕봉에서 본 주능선...
구병산 방면...
한남금북이 시작되는 길...
정상 바로 아래 한남금북갈림길을 지나려니
잠시 지난 한남금북정맥을 시작하던 때가 아스라이 떠오르고..
엊그제 같은 데 벌써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 때는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올랐었는데
오늘은 거꾸로 눈길에 미끄러지며 내려선다...
곧바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내리막길은 눈도 제법 쌓여 미끄럽기 그지없다...
대목재..
천왕봉에서 10분쯤후 오늘 대간구간의 종착지인 대목재에 내려서고
이제는 도화리로 바뀐 우측 대목리로 내려선다...
내속리면 대목리는 2007. 10. 1일자로 속리산면 도화리로 명칭이 바뀌었다...
대목재에서 도화리로 내려서는 길은 왜 그렇게도 지겨운지...
예전엔 1시간 넘게 올라왔어도 지겹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내리막길에 제법 수월하게 내려가건만 지루한 느낌밖에는 들지 않는다..
도화리에서 돌아 본 천왕봉..
천황사
드디어 대목재에서 거의 1시간 가까이 소요하고
도화리 천황사에 도착하면서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도화리..
산행도
첫댓글 햐~~구경잘했다 클릭하여 사진을 크게보니 내가 산에 있는 듯한 현장감이 있고 조~으~네 ㅎㅎㅎ 그런데 산사나이들 똑똑하다 눈이 와 길이 안보이는데도 잘~ 가네 ㅎㅎㅎ 누구는 앞산에도 안가는데 배두대간을 순번에따라 몇바꾸 도노~휴~~
따라 댕길라니 힘들제~~~ 사진이 아무리 좋은 들 현장만 할까..
앞산이라도 좀 댕기바라... 눈 기경도 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