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인도순례 39일차] ‘금강경’ 설해졌던 쉬라바스티 기원정사 내일 입성
3월19일 두르가푸르 도착…쉬라바스티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응원
쉬라바스티 기도법회 지원 위해 파견된 종무원도 불상 이운 동참
원준 스님 “‘모든 생명에 부처님의 가피가 가득하소서’ 늘 기도”
설암 스님 “자연과 동화된 삶 살아가는 인도인들 보며 마음 정화”
김정숙 불자 “큰 관심에 감사…불자로서 자부심·긍지 가지는 계기”
상월결사 인도순례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는 3월19일 서드와푸르를 출발해 30km를 걸어 쉬라바스티와 이웃한 두르가푸르에 도착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이 부처님 재세시 불교 교단의 양대 포교거점 중 하나인 기원정사가 위치한 쉬라바스티 인근 두르가푸르에 입성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 ‘생명존중, 붓다의 길을 걷다’는 3월19일 서드와푸르를 출발해 30km를 걸어 쉬라바스티와 이웃한 두르가푸르에 도착했다. 순례 39일차가 진행된 서드와푸르, 카주리아, 론웨이, 람푸르, 두루가푸르 마을도 순례단의 도착 시간에 맞춰 지역의 불자와 주민들이 꽃을 뿌리며 순례단의 발걸음을 격려했다. 특히 쉬라바스티에 가까워질수록 응원의 목소리는 커졌고, 커진 응원의 목소리만큼 순례단 머리 위에 꽃비가 한가득 내렸다.
순례 39일차가 진행된 서드와푸르, 카주리아, 론웨이, 람푸르, 두루가푸르 마을도 순례단의 도착 시간에 맞춰 지역의 불자와 주민들이 꽃을 뿌리며 순례단의 발걸음을 격려했다.
특히 쉬라바스티에 가까워질수록 응원의 목소리는 커졌고, 커진 응원의 목소리만큼 순례단 머리 위에 꽃비가 한가득 내렸다.
이날 불상 이운은 순례단 본오, 정혜 스님과 쉬라바스티 기도법회 지원을 위해 조계종 총무원에서 파견된 총무국장 향림, 승려복지회 사무국장 무일 스님과 김정호 재무차장, 권대식 교육차장, 유대호 문화재팀장이 담당했다. 차량으로 이운되는 석조좌불 뒤, 본오 스님을 시작으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목조좌불을 가슴에 품어 모시고 쉬라바스티로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순례 중인 1조 범해, 동명, 덕조, 노현, 종호, 선광, 심우, 오심 스님.
순례 중인 2조 설도, 원명, 환풍, 태성, 항명, 진오, 본오, 영일, 대우, 하원, 혜장 스님.
순례 중인 3조 법원, 제민, 현해, 허허, 선지, 덕현, 지불, 법정, 밀엄, 보원 스님.
순례 중인 4조 설암, 제정, 탄묵, 탄무, 탄하, 도림, 보월, 탄학, 문종 스님.
순례 중인 5조 삼조, 각만, 법본, 보성, 시관, 도봉, 능원, 각일 스님.
순례 중인 6조 묘수, 지해, 현조 원해, 정혜, 해인, 수문, 원준, 선해, 도연, 덕진 스님.
순례 중인 7조 우바이 이태경, 성계순, 김정숙, 백금선, 강덕순, 정유림.
순례 중인 8조 우바새 정충래, 주윤식, 이영규, 김형규, 조석주, 이규민.
대부분 경전은 ‘이와 같이 나는 들었습니다. 어느 날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사위성(舍衛城), 현재 이름은 쉬라바스티, 산스크리트어로는 스라바스티다. 팔리어로는 ‘사왓티’며 부처님 당시의 도시이름이다. 당대의 강국이었던 코살라국의 수도이자 부처님께서 45번의 안거 중 24번을 머무신 곳이기도 하다. 특히 깨달음을 이루신지 21년이 되는 해 이후로 가장 많은 하안거를 사왓티의 제따와나 아난타핀디까라마(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 즉 기원정사에서 보내셨다.
자연스럽게 많은 법문들이 그곳에서 설해졌고 이를 기록한 많은 경전이 ‘부처님께서 사위성 기원정사에 계실 때…’로 시작하게 되었다. 오늘날 한국불교에서 가장 많이 독송하는 ‘금경경’을 비롯해 현전하는 경전의 80%가량이 이곳에서 설해졌다. 사왓티에는 기원정사 외에도 위사카가 기증한 동원정사 풉바라마, 코살라국의 파세나티왕이 기증한 라자까라마 등 부처님께 귀의한 왕과 장자들, 그리고 여인들의 헌신적인 외호 흔적이 수많은 유적으로 남아있다.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행선은 물론 쉬는 것도 조별로 이뤄진다.
기원정사는 수닷타 장자의 보시로 조성된 도량이다. 마가다국의 수도 라자그리하를 방문한 수닷타는 그곳에서 처음 부처님을 친견했다. 장사를 통해 이익을 남기는 일이라면 당대 최고의 반열이었던 수닷타는 부처님으로부터 이전까지 그 어떤 거래에서도 얻지 못한 큰 이익을 얻었다. 행복으로 가는 길, 마음 가득 기쁨이 차오르는 가르침이었다. 부처님의 제자가 된 수닷타는 코살라국으로 돌아와 사왓티성 가까이에 부처님께서 머무실 정사를 짓기로 했다. 코살라국의 제타왕자가 소유한 동산이 최적지였다. 수닷타는 “동산을 황금으로 덮으면 그 넓이만큼을 황금과 바꾸겠다”는 제타왕자의 말에 지체 없이 황금을 실어 날라 동산을 덮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감동한 제타는 수닷타에게 동산을 팔고 받은 황금으로 정사 입구에 아름다운 문을 세웠다. 기원정사는 그렇게 탄생했다.
당시 수닷타는 동산 한가운데에 부처님께서 머무실 전각 간다쿠티를 짓고, 그 주변으로 장로들이 기거할 방과 대중이 사용할 거처, 강당 등을 세웠다. 스님들이 목욕할 수 있는 연못에는 연꽃을 심고 포행할 수 있는 길도 만들었다. 시원한 물이 나오도록 샘을 파고 달콤한 열매를 맺을 과일나무들도 심었다. 중국 법현 스님과 현장 스님의 기록에 따르면 원래 간다쿠티는 7층에 달하는 목조건물이었으며 화재로 소실된 후 2층 벽돌 건물로 재건됐다고 한다. 그러나 7세기 법현 스님이 이곳을 순례할 당시 기원정사는 이미 폐허로 변해 있었다고 하니 근대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세월 발길이 끊겼던 쓸쓸한 역사가 서려 있다.
차량으로 이운되는 석조좌불 뒤, 본오 스님을 시작으로 정해진 순서에 따라 목조좌불을 가슴에 품어 모시고 쉬라바스티로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불상을 이운 중인 정혜 스님.
불상을 이운 중인 향림 스님.
불상을 이운 중인 무일 스님.
불상을 이운 중인 권대식 교육차장.
불상을 이운 중인 유대호 문화재팀장.
불상을 이운 중인 김정호 재무차장.
쉬라바스티에 가까워질수록 설암 스님은 아쉽고 부끄러운 마음이 커진다. 이제 며칠 후면 한국으로 향해야 한다는 게 아쉽고, 대자유를 위해 출가했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이 부끄럽다고 했다. 스님은 “인도인들의 자연과 동화돼 살아가는 모습에서 무분별지로 살아가는 참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시류에 맞춰 살려고 애써왔던 내가 부끄러웠다”며 “그들의 모습을 통해 정화된 마음을 깊이 간직하며 진정한 자유인이 무엇인지 인연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참구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원준 스님은 지난 39일 순례기간 내내 공양게를 되뇌였다. “오늘도 새벽부터 많은 분이 나와 순례단을 응원하고 꽃비를 뿌려주셨다. 이분들을 위해 어떤 기도를 해야 할지 첫날부터 고민했다”며 “그러던 중 상월결사 공양게 가운데 ‘수많은 인연에 감사하며 모든 생명에 부처님의 가피가 가득하소서’라는 문구가 떠올랐고, 그대로 축원이 됐다. 한국에서도 늘 인연 있는 모든 이들을 축원하고, 새로운 인연을 지으면서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숙 불자는 한국불교 중흥의 씨앗은 심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인도분들이 한국 순례단의 방문에 이 정도로 호응하고 들썩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불자로서 자부심과 긍지로 하루하루를 걸었다”며 “한국에서도 사부대중이 함께 마음을 모아 노력하고 감동을 준다면 포교와 전법을 통한 불교중흥의 가능성도 무한히 커질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순례단은 인도순례 40일차인 내일 20km를 걸어 쉬라바스티 기원정사를 찾는다. 부처님께서 머무시던 향실 간다쿠티를 참배하며 걷기순례 정진회향을 부처님께 고한다. 이와 함께 다례재 및 천도재를 봉행하며 한국불교 중흥의 발원을 다지는 시간도 갖는다.
쉬라바스티까지 21km가 남았다는 도로 표지판.
많은 인도주민들이 순례단을 응원하기 위해 순례길을 찾아왔다.
인도순례 39일차 숙영지로 들어서는 순례단.
인도순례 39일차 회향을 부처님께 고하고 있다.
두루가푸르=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74호 / 2023년 3월 2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관련기사
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