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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피부병과 달리 극심한 통증 … 고혈압·당뇨 환자 걸리기 쉬워 50대 주부 김미향 씨는 얼마 전 가족들과 피서지에 다녀온 이후로 옆구리 아래쪽 피부가 욱신거리는 통증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며칠 뒤 환부에 동글동글한 물집이 생겼고, 비슷한 증상에 ‘대상포진’ 진단을 받고 고생했다는 지인들의 얘기가 생각나 병원을 찾았다. 그는 대상포진 진단을 받고 현재 약물치료 중에 있다. 여름 휴가철 이후 병원을 찾는 ‘대상포진’ 환자가 늘고 있다. 무더위에 면역력이 저하된 틈을 타 몸속에 잠복해 있던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대상포진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켰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몸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순간 활성화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동 부족, 과다한 업무, 무더위, 과도한 다이어트 등이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특히 당뇨를 앓는 만성질환자나 폐경기 여성, 50대 이상 연령층 등 면역력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주로 발병한다. ◇심한 통증과 물집 동반 대상포진의 증상은 몸의 한쪽에 발생하는 심한 통증과 감각 이상이다. 한쪽 머리가 아픈 경우,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가슴이 아픈 경우, 한쪽 배가 아픈 경우, 팔다리가 저린 근육통 증상 등이 이에 해당한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곳은 흉추(가슴 부위의 척추뼈) 부근이다. 신경에 감염을 일으켜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 위치에 따라 증세도 달라질 수 있다. 귀를 침범한 경우에는 안면 마비 증상이, 방광 부위를 침범할 경우에는 소변을 못 보는 증상이 생긴다. 대상포진 증상이 얼굴에 나타나는 경우는 10~25% 정도인데, 이 경우에는 각막염·결막염에 걸리기 쉽고 뇌졸중 위험이 4배 이상 높아지므로 유의해야 한다. 임정애 건국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심한 통증과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통증이 극심하기 때문에 옷깃만 스쳐도 칼에 베인 것처럼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고,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고령일수록 합병증 위험 증가 고혈압이 있으면 심장이나 혈관 등에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당뇨병이 있는 경우 몸이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에너지를 다량으로 소비해 면역세포에 할당되는 에너지가 줄면서 면역력이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수포가 한두 개라도 생겼거나, 평소보다 몸살이나 근육통이 더 심하게 느껴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포진 치료법은 항바이러스제나 국소연고를 처방받는 것이다. 통증 정도에 따라 진통제나 아예 통증을 없애는 신경차단법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임 교수는 “물집이 생긴 지 3일 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되므로 일찍 약을 처방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피부 발진이 없어진다 해도 신경통은 있을 수 있다. 바이러스균에 의해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신경섬유가 분포된 곳을 따라 통증이 계속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60세 이상 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의 절반 정도는 이 같은 신경통을 계속 앓게 된다. ◇백신 접종 맞고 면역력 키워야 무엇보다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서는 몸속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지 않도록 신체 면역력을 강화시켜야 된다. 균형 잡힌 식습관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신체리듬을 유지해야 하며 음주나 흡연, 과로 등은 피해야 한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병원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는 “여름철 냉방된 실내와 외부의 기온 차에 노출되지 않도록 몸을 보호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며, 고른 영양소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며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은 주요 증상을 숙지해 대상포진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