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 '대안' 학교 -
언젠가
기독교 대안교육 협의회의 어떤 세미나에서
주최 측의 임원이신 분께서 하신 말씀은 아직도 인상적이다.
- 우리가 하는 것이 ‘대안’ 교육이 아니다. 우리가 바로 ‘원안’이다.
그 이면적 의미가 어떠하든
기독교 대안학교에게 요구되는 정신이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대안’이라고 하면
마치 뭔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한 대체재로서 기능하는 것을 말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기독교가 무언가의 ‘대안’일 수 있는가?
우리는 애당초 기독교를 내 종교로 고백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닌가?
기독교가 종교라고 할 때 그 의미는 매우 복잡하겠지만
단순화하자면 기독교가 종교라는 것은 곧 기독교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겠다는 것,
기독교의 종교적 교의에 순종하겠다는 것,
기독교의 핵심과 본질을 진리라고 믿으며 살겠다는 것 등이 아닐까?
그렇게 본다면 기독교 대안학교란
기독교적 가르침의 핵심을 무시하고는 존재할 수 없는 학교이다.
그리고 당연히 기독교적 가치가 본질이어야 하며 원안으로서의 대안이어야 하는 학교이다.
현재 한국 기독교 대안학교들은
과연 기독교적 가치를 본질로 삼고 그것을 원안으로 생각하며 운영되고 있는가?
다른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나는 평범한 대안학교 교사일 뿐이니
다른 학교의 운영 실태까지 파악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만 살피기에도 여유가 없다.
먼저 논의의 초점을 ‘교육 내용’이라는 부분으로 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왜냐하면 외적인 부분을 논할 때
기독교적 이상을 실천하는 학교가 대한민국에 존재할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 이것은 내 불신의 소치일 뿐,
사실 대다수 기독교 대안학교는 다음과 같이
기독교적 이상을 최소한이나마 실천하고 있는 모범적인 학교일 수도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겠다는 기독교 학교에서
설마 학생들에게 유해한 물질이 가득한 건축자재로 건물을 짓겠는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가득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친환경적인 교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운동장,
학생들의 교육에 관한 모든 기반 시설이 충족된 학교 건물을 만들 것이다.
기독교적 삶을 실천하겠다는 학교에서
교직원 채용을 부정적인 방법으로 하거나
교직원의 신분을 보장하지 않는 어설픈 계약직으로
교직원들의 삶을 볼모로 잡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히 기독교 대안교육을 위해 준비된 교사들을 선발하여
말씀과 기도로 훈련하고
그들의 신분을 교사로서 충분히 보장해주며
모든 복지 후생 정책이 세속적 대기업의 수준보다 월등하여
기독교사로서의 자존감을 세워주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급여 기준 역시 일반 학교와 동일하거나 훨씬 뛰어나서
교사들이 경제적인 문제로 근심하거나 장래를 염려할 여지가 없도록 해주고 있을 것이다.
학생 선발이나 학부모 회의 등도
어떻게 하면 우리 학교가 기독교적 정신을 실현할 것인가에 목표를 둘 뿐,
절대로 자기 아이들의 유익만을 추구하거나 대학입시에 매몰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학교 일정은 온전히 기독교적 성품을 도야하는 방향으로 집중되어 있으며,
모든 학교 행사들은 오직 기독교적 가치관을 온전히 드러내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이다.
형식적인 행사, 과소비를 조장하는 행사,
학생들 사이의 불필요한 경쟁심만을 유발하는 행사들은 없을 것이다.
모든 교과목의 교과 목표는
어떻게 하면 해당 교과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을 것이다.
학교의 행정이나 기타 모든 부수적인 것들이
기독교적 가치관을 실현하는 데에 완전히 집중되어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예시가 도에 지나치다거나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기독교 정신은
우리가 아는 상식을 훼손하지 않는 정신이며,
오히려 그 상식보다 더 높은 도덕적 가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의 예시보다 훨씬 더 이상적인 모습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기독교 대안학교의 당연한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라 본다.
첫댓글 이런 기독교 학교를 우리 모두가 꿈꾸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땅에 기독교 학교의 씨가 뿌려지고 있는 이 때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교육의 내용은 교재가 아니라 교사의 수준에서 결정되기에
기독교적 관점으로 무장한 교사를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바른 신앙으로 전문지식을 하나님의 뜻대로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
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이 후 뜻 있고 준비된 이들이 모여 학교를 시작한다면
구체적인 수업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고 노하우가 쌓이겠죠.
이 때 학교 운영과 행정은 성경적 원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는데
친환경 교실이나 교사 처우 등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 같습니다.
그것이 선구자 된 이 시대 기독교사의 십자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