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영국에서 태어난 페툴라 클락은 배우이자 가수로 BBC방송이 만들어낸
1940~60년대의 세계적인 슈퍼스타다. 맑고 밝은 음색과 시원한 가창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불어와 이탈리아어에도 능통해 영국의 대표적인 지성인이자 요조숙녀도 평가받는다.
미국에 스키터 데이비스Skeeter Davis가 있었다면 영국에 페툴라 클락이 있었다!!
불과 9살 나이에 BBC 라디오 오디션을 거쳤고 11살 때 이미 자신의 TV쇼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였다. 그녀는 조숙한 천재였던 걸까. 그녀를 제대로 알려면 1942년의 일화가
참고가 되겠다. 당시는 제2차세계대전이 한창인 전시 상태였다. 그녀는 나라 밖에서 참전 중인
삼촌에게 사연을 전하려고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독일군 공습이
시작되었다. 프로듀서가 라디오 청취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누군가 나와 노래를 불러줄 사람
없겠느냐고 했고, 어린 페툴라 클락은 이때 에델버트 네빈Ethelbert Nevin 작곡의
'Mighty Lak' Rose'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이후로 그녀는
'영국의 설리 템플Shirley Temple'(당시 미국에서 유명했던 아역스타)로 불렸고 그녀의 사진은
탱크와 전투기에 행운의 마스코트로 그려졌다. 당시 같은 아역 연기자였던
줄리 앤드류Julie Andrews와 함께 영국 전역을 다니며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가수로서의 인기는 자국인 영국보다는 프랑스에서 더 높았다. 결국 그녀는 1960년대 초반부터
프랑스를 제2조국으로 여기고 프랑스에서 활동한다. 프랑스에서 낸 레코드 중에서
'The ya-ya twist'는 전 유럽에서 히트했다. 매니저인 클라우드 울프와 결혼해 프랑스에
대한 보답을 했다.
1963년에는 작곡과 편곡에 능한 토니 해치와 제휴를 맺어 'Downtown'을 히트시켰다. 이 곡은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랐고 이후 돌리 파튼Dolly Parton(1983), 엠마 번튼(Emma Bunton) 등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는 명곡이 되었다. 토니 해치는 몇 년 동안이나 그녀를 위해 곡을 주었는데
차트에서 거의 누락된 곡이 없었다. 'Downtown'(1964)과 'I know your place'(1965)는 미국에서
그래미상을 받았다.
그녀의 1967년 히트곡 'This is my song'의 내막은 이렇다. 이 곡은 원래 찰리 채플린이 작곡하고
작사한 곡이다. 채플린이 감독한 말론 브란도, 소피아 로렌 주연의 영화
<홍콩의 백작부인A Countess from Hong Kong>의 테마곡이었지만 채플린이 이웃이었던
페툴라 클락에게 이 노래를 부르게 해 영국에서 넘버1, 미국에서 3위에 올랐다.
그녀의 노래 중에는 L'enfant do'라고 있는데 '목화밭Cotton fields'로 잘 알려진 곡이다.
이 노래가 불어로는 '랑팡도도도'(아이가 잠자오)라고 엄마가 아이에게 불러주는 자장가로
바뀌었다. 이탈리아에서는 'nannanina(난나니나)', 우리는 '자장자장'이다.
'Kiss me goodbye'는 그녀의 마지막 메이저 히트곡으로 1968년 미국 차트 15위에 올랐다.
페툴라 클락은 'Windmills of your friend'도 불렀는데 1967년 노엘 해리슨Noel Harrison의 원곡을
1969년 리메이크한 것이었다. 이 곡은 1968년 스티브 맥퀸과 페이 더너웨이 주연의 영화
<Thomas Crown Affair>의 OST로 알려졌고 1969년 더스티 스프링필드 Dusty Springfield가
리메이크해 31위에 올랐다. 스팅 등 많은 아티스트가 리메이크한 스탠다드 명곡이다.
이밖에도 'Don't sleep in the subway' 'My love' 등 주옥같은 노래들을 많이 히트시켰다.
그녀는 불어에도 능통해 'Il est temps' 'What now my love' 같은 샹송도 많이 불렀다.
스무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