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스Heathers>는 일련의 재능 있는 10대 스타들로 붐비는 하이틴 자살극과 고등학교 사교계에 관한 산뜻하고 비판적인 슈퍼 블랙 코미디다. 다니엘 워터스는 놀랄 만큼 세련된 시나리오로 헤더스라고 불리는 웨스터버그 고등학교의 세 소녀와 그녀들에 맞서는 한 소녀를 통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하이틴 코미디 영화 장르를 독특한 오리지널리티로 불꽃 피우듯 다시 이끌어내고 있다.
헤더스 그룹을 이끄는 것은 ‘악질적인’ 여왕 헤더스 넘버 1. 그녀는 여름처럼 차가운 냉소로 항상 냉혹하게 앙갚음하고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보복해서 누구라도 꼼짝 못하게 만든다. 헤더스 넘버 2와 넘버 3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재미로 지낸다. 여기에 네 번째 소녀 베로니카(위노나 라이더)가 끼어들기 위해 찾아온다. 그녀는 헤더스 그룹에 들고 싶지만 또 한편으로는 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반항적인 소년 J.D(크리스찬 슬레이터)에게도 눈길을 돌린다.
위노나 라이더는 지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심각한 숙녀로 우리를 매혹시킨다. 크리스찬 슬레이터는 J.D라는 인물에 유혹적이고 위험한 성격을 불어넣어 마치 잭 니콜슨을 떠올리게 할 만큼 빈정대고 세상을 풍자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이 작품은 고등학교 내의 우등생 그룹과 열등생 그룹 사이의 갈등에 관한 날카롭고 때로는 독선적이고 풍자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위노나 라이더는 학교의 ‘악질적인’ 공주님들을 해치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의 테러에 불안으로 어쩔 줄 몰라하는 오싹한 연기를 보여준다. 난폭한 블랙 유머의 영화로, 당시로서는 때로는 지나치게 앞서 간 시나리오가 균형을 잃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단번에 모서리 있는 화강암을 쏟아붓는 듯한 풍자와 용서 없는 적대감으로 가득 찬, 어지러우면서도 악의 없는 블랙 코미디. 그렇다고 음침한 유머는 아니며, 날카로운 연출과 깔끔한 연기가 돋보인다. 마지막 장면이 다소 파격적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