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에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위하여 에발 산에 한 제단을 쌓았으니 (v30)
과학의 발달로 세상 살기 참 편해졌음을 실감할 때가 많은데 내비게이션의 발달은 길치인 제게는 복음과 같습니다. 특히 외국 여행 갔을 때 구글 지도를 사용하면 목적지까지 어떻게 가는지 상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그런데 초반에는 오히려 지도를 보고 가는 것이 방해가 되었는데 이유는 잘못된 방향으로 출발할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어디를 가도 내 위치에서 동서남북을 바로 알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동서남북을 알 수 없으니 내가 있는 위치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가 헷갈려 목적지와 반대로 가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제대로 가는 줄 알았다가 다시 돌아가야 하니 나만 믿고 따라오는 아내에게 미안했고 스스로에게 짜증이 많이 났습니다. 그렇게 여러 번 실수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해결책을 찾았는 데 그것은 내비게이션을 켠 후 바로 나침판을 켜서 동서남북을 확인하고 정확한 방향을 잡은 후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보다 업그레이드되어 목적지를 설정한 후 내비게이션은 보지 않고 음성 기능을 켜고 소리만 듣고 갑니다. 그녀가 하라는 대로 하면 백발백중 목적지에 도착하게 됩니다. 지도를 눈으로 보면서 걷게 되면 맞게 가는지 지도를 봐야 하니 걷는데 지장이 있지만 음성을 들으면서 걷게 되면 매번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편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습니다. 이러니 인생 살면서 세 여자의 말, 어려서는 엄마 말, 결혼 후에는 아내 말, 그리고 이동 시에는 내비게이션 말만 들으면 걱정 없다는 말에 진심으로 수긍을 안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 제목처럼 삶에서 ‘급한 일 보다 중요한 일’은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여리고성과 아이성을 정복한 후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이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제물을 바친 것 즉 예배를 드린 것이었습니다. 마치 지도를 펴고 동서남북을 확인하고 내가 어디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처럼 말입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성경의 가장 크고 위대한 질문이 두 가지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 하나는 선악과를 따 먹고 그늘에 숨어있는 아담에게 하신 질문 “아담아 네가 어디에 있느냐?”이고 두 번째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질문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입니다. 예배는 이 두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큐티 읽기 전 ‘간절한 기도의 능력’이라는 묵상 에세이를 읽고 크게 공감을 하였습니다. 일부를 인용하자면 이렇습니다. ‘예수께서 세상에 오셨을 때 유대인들의 형편은 이전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나았다. 그때는 바리새 종교의 황금 시기였다. 종교적 전성기를 누리던 때에 그들은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이때만큼 성전 예배가 흔했던 때가 없었으며 이때만큼 하나님에 대한 예배가 적었던 때도 없었다. 이때만큼 말뿐인 예배가 성행했던 때가 없었으며 이때만큼 마음의 예배가 적었던 때가 없었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섬겼고 마음과 손으로는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 이때만큼 교회 다니는 사람이 많았던 때가 없었으며 이때만큼 성도가 적었던 때가 없었다.’ 말씀을 읽으며 그때가 인터넷을 켜면 온라인으로 드려지는 예배가 넘쳐나고 목사님들의 설교는 홍수처럼 쏟아지지만 오히려 신도의 수와 기독교의 영향력은 줄어드는 지금 이 시대와 참으로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님! 인간적으로 보면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은 여리고성과 아이성 전투에서 승리를 한 후 여세를 몰아 숨돌릴 틈 없이 가나안족과의 전쟁을 이어가야 함에도 모든 것을 멈추고 하나님 앞에 모여 예배를 드립니다.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통해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하나님은 나에게 어떤 존재이며 내게 어떤 은혜를 베푸셨는지 고백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바라기는 나로하여금 예배를 통해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십자가를 향하여 똑바로 걷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