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를 그냥 치면 되지 반 대항은 또 뭐야? 투덜거리면서도 막상 대회가 가까워 오니 8반 당구 반장의 중책을 맡은 나로서 가만 있을 수가 없다. 선수를 챙기다 보니 4구 유력 우승후보인 이근양과 김민태가 가족과 휴가일정이 잡혔단다. 가족을 버리고 당구대회에 나오라고 했다가는 후환이 두려워 급히 소생과 김봉기가 4구선수로 대신 뛰기로 하고 출전하였다. 나는 요사이 3구만 치는데 망신당하겠다 싶어 시합당일 새벽 6시에 집앞 헬스 클럽에 있는 후진 당구 다이에서 2시간동안 4구 연습을 하고 보무당당하게 출전!
당일치기 공부가 효과가 있는지 봉기와 호흡도 잘 맞아 1회전에서 3반대표 문기찬과 조동호를 근소한 차이로 역전에 성공하여 2회전에 무사히 진출. 2회전에서 최영택,최한철 조를 만나 똑같이 23개씩 놓고 긴장감도 없어지고 자신만만하게 우리가 쿠션에 먼저 오르니 상대방은 10개가 넘게 남았다. 당연히 승리는 우리 몫이라고 여기다가 아니 이게 웬일인가? 우리는 쿠션이 요리 빠지고 조리 빠지고 하는 사이 최영택이 어려운 쿠션을 하나 치고, 다음차례에 상대선수 최한철은 최성원 국가대표도 못칠 쿠션을 치면서 승리를 하는 순간 우리는 혼절할 뻔 하였다. 아마 다른 사람 였으면 기절할 수도 있었던 그런 상황 이었으나 우리는 8반의 명예를 생각하면서 웃으면서 상대방에게 축하이 악수를 청하였다. 그뒤에 이어진 패자 부활전에서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연2패로 탈락의 아픔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결과는 최영택.최한철 조가 4구 우승! 우리기 얼마나 아쉬웠는지 이해가 가시지요?
저녁식사 후 최영택.최한철 조와는 3구로 돈내기를 해서 우리가 만원씩 소득을 올려 분풀이를 조금은 한셈이 되었고 봉기와는 단식 둥이 붙어 봉기가 띠먹은 만원까지 내가 먹었으니 그날 하루는 명예는 잃고 돈만 먹은 셈이다. 밤10시까지 당구를 쳤으니 새벽 6시부터 나도 정말 수고 많았다. 영택이,한철아 다시 한번 붙자! 봉기야 같은 편 돈까지 훑어 마음응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
3구 대표로 뛴 성항경.오경민조는 예상을 넘어 선전하여 2승2패. 감독으로 8반선수를 보살핀 연기학에게도 감사. 아주 즐거운 하루였읍니다. 대회를 준비하신 회장 총무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참 아깝네요. 금년은 이과반(1-4반)이 상들을 휩쓸었으니 문과반 여러분 분발하여 내년에는 권토중래합시다.
수석부반장?그냥부반장?경민한경모두8반명예지키느라수고가대단히많았소ㅡ근양민태출전했으면ᆢ
딴반선수들몽땅기권해서대회가무산될뻔했네ᆢ짧은키에둘다얼마나용썼겠나싶어안스럽구만!가족핑계로평생갈고닦은실력8반에바칠기회버린두놈에겐어떤징계내리노?암튼8반화이팅!!ㅡ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