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가왕>,
트로트 한류 일으킬까?
서혜진 PD의 새로운 야심작
현역 가수 경연 · 한일전 등 차별화 카드로 승부
하재근 국제사이버대 특임교수
한일 트로트 대결의 국가대표를 뽑는다는 설정으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MBN의 트로트 오디션 《현역가왕》 이 11월28일 드디어 시작됐다. 또다시 트로트 오디션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1년 전 겨울엔 MBN 《불타는 트롯맨》과 TV조선《미스터트롯2>의 격돌이 장안의 화제였다.
그때도 MBN의 프로그램이 먼저 시작하고 TV조선 프로그램이 그 뒤를 이었는데, 이번에도 MBN 《현역가왕>이 먼저 시작했다. 두 프로그램 사이의 시차는 더 벌어졌다. <불타는 트롯맨>은 <미스터트롯2>보다 이틀 먼저 시작했었는데, 이번 《현역가왕》은 《미스트롯3>보다 한 달 정도 먼저 시작했다. 《미스트롯3》는 12월21일 방영될 예정이다. <미스터 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은 남성 오디션이었는데 이번 《현역가왕》과 《미스트롯3》는 여성 오디션이다.
지난해엔 두 트로트 오디션의 첫방 시점이 모두 12월이었다《미스트롯3>가 여전히 12월을 고수하는 것에서 이 프로그램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미스트롯2》와 《미스터트롯2>가 모두 12월에 시작해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선 굳이 방영 날짜를 바꿀 이유도 없을 것이다. 반면에 MBN의 <불타는 트롯맨>은 최고 16.6% 시청률로 성공작이긴 했지만, 24%의 <미스터트롯2>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한 달 정도 먼저 시작해 기선을 제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돌아온 트로트 오디션의 계절
이번에도< 미스ㆍ미스터 트롯 > 시리즈의 제작진이 MBN에서 프로그램을 맡아, 자신들이 배출한 TV조선 프로그램과 대결을 펼친다. 바로 TV 조선에서 독립한 서혜진 대표의 크레아 스튜디오가 제작을 맡은 것이다. <미스미스터 트롯> 시리즈의 작가인 노윤 작가도 <현역가왕>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서로 성향의 차이는 있지만, 예능에서 '무조건 재미'를 추구 한다는 점만은 통한다고 한다. 재미를 뽑아내는 이들의 감각이 얼마나 탁월한지는 《미스 미스터 트롯》으로 이미 증명됐다. 문제는 그 프로그램들이 너무 크게 성공했다는 점이다. 역사적인 수준의 성공을 거두면서 그 프로그램들엔 엄청난 브랜드 효과가 생겼고, 그 효과는 결국 자체적인 동력이 됐다. 제작진이 누구건 프로그램 자체의 동력으로 실력파 도전자들을 빨아들이고 시청자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힘이 발생한 것이다.
이 브랜드 파워에 인력으로 대적한다는 게 쉽지 않다. 서혜진 대표와 노윤작가는 자신들이 만들어낸 절대 강자와 싸우게 된 셈이다. 1차전, 즉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의 충돌 때는 정면 대결이 펼쳐졌다. 거의 비슷한 포맷의 일반적인 오디션 구조로 격돌한 것이다. 이번 2차전은 양상이 달라졌다. 서혜진 대표 측에서 자신들 프로그램의 포맷을 달리해 《미스트롯3》의 영역을 조금 비켜 갔다. 그런 차별화 전략이 제목에 그대로 드러난다. 바로 《현역가왕》이다. 현역 가수들이 경연을 펼친다는 내용이다.
《미스 미스터 트롯》 시리즈를 하는 신인들이 격돌하는 일반 오디션이다. 현역 가수도 나오긴 하지만 ‘현역부'라는 한조에 묶여 제한적으로만 참가한다. 《현역가왕》은 바로 그 '현역부'를 전면화해 프로그램 전체를 현역 가수로만 채웠다. 《나는가수다》가 떠오른다. 과거 <나는가수다>는 현역 가수들의 경연으로 국민적 관심을 받았었다. 현역의 격돌은 신인들이 도전하는 일반적 포맷의 오디션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형성한다. 실력이 고르게 출중하기 때문에 쇼의 완성도도 더 올라간다.
최근 JTBC 《싱어게인》도 기존 가수들의 경연으로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역 가수로서 오디션에 도전한다는 것은, 뭔가 굴곡이 있거나 남다른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경우라서 자연스럽게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그런 인간적 드라마도 시청자를 몰입시키는 요인이다. 《현역가왕》 제작진도 이런 부분을 고려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