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복지관

[newmoon 신문자]

학교가 바로 앞집입니다

우리 집 바로 앞에는 복지관이 있습니다.

복지관이 뭐하는 곳인지 모를 때에는 그냥 나이 먹은 사람들 노는 데로만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노인들이 즐기면서 다니는 학교였습니다.

이곳에서 배우는 프로그램은 종류도 많아서 시니어들이 한결같은 박식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공부한 것은 컴퓨터와 사진입니다.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것은 참 많았지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낭독을 잘해서 송사 답사를 읽은 후,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고, 학예회 때 연극을 하면서 칭찬을 받은 후 배우나 성우가 되고 싶었고 또 문예반 활동을 하면서는 시인이나 작가가 되고 싶었고 ...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노력해보지는 않았으니 나이 먹은 지금에서 삶의 무의미함에 스스로를 자책하고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파란 빛이 너무 맑은 하늘이 쨍~!하고 갈라질 것만 같은 아름다움을 볼 때에도, 심금을 울리는 음악을 들을 때에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감흥을 적절하게 표현할 능력이 모자람을 인식하면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사진 공부를 하면서부터는 새로운 취미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름다움을 보면서 글로서 표현할 수 없으니 기계의 힘을 빌려서라도 표현하기 시작했거든요. 사진을 찍어놓고 보면 신기하게도 내 눈으로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모습들이 사진 속에서는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든가 눈으로 확인 할 수 없었던 대상의 섬세한 모습을 새삼 알아보게 되는 것도 사진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또 촬영한 사진을 가지고 컴퓨터의 힘을 빌려 갖가지 다른 형상의 모습으로 변형시켜가면서 놀며 공부하며 하는 재미가 쏠쏠 하기도 합니다. 일거양득으로 사진 촬영을 하느라 앉았다 일어섰다, 구부리고 숨을 멈추고, 초점을 맞추고 구도를 생각하는 과정이 나이 먹어 시원찮은 허리에 운동이 된다는 것입니다.

실사 나올 적에는 찌뿌듯하던 허리가 집에 들어 올 때에는 가뿐해져 상쾌한 기분으로 돌아오곤 한답니다.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며 촬영해온 사진은 기대 이상의 화면으로 나를 기쁘게 하기도 한답니다. 렌즈는 눈보다 더 정확하기도 하지만 또 미적 감각이나 기술이 뛰어나기도 하답니다.

가까운 곳은 주로 혼자 다니며 촬영하지만 사진 동아리에서 새로이 알게 된 친구들과 함께 하는 단체 실사 시간도 또 즐거운 일중의 하나입니다.

담아 온 사진으로는 여러 가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동영상이나 그 밖의 작품을 만드는 법을 배우는 것도 큰 재미중의 하나입니다.

아직은 모든 게 초보단계라서 흥미가 상승중이지만 촬영 장소에서 아름다운 풍경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계절에 앞서서 인터넷을 뒤져서 이 가을에는 어느 곳으로 찾아가야 좋은 사진을 구할 수 있을까? 미리 장소를 정해놓고 기다리는 재미도 여행을 앞둔 것 같이 마음이 설레기도 한답니다.

이번 가을엔 물향기수목원 단풍원을 찾아 유난히 곱다는 단풍 빛을 담아 볼 예정이고, 또 집에서 가까운 망우리 공원을 찾아 촬영과 함께 방정환 선생님도 만나고 박수근 화백도 만나고 한용운님도 만나고 ...참,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의 차중락 씨도 있다지요. 사진과 함께 문화공부도 함께할 예정입니다.

김밥 한 줄, 물과 커피 한잔을 배낭에 담고 가을바람과 푸른 하늘을 친구 삼아 유유자적 한 바퀴 돌아올까 합니다.

촬영해 저장해 둔 사진들은 이다음 다른 여건으로 촬영 다니지 못할 때를 대비한 나의 심심풀이 동영상 제작을 위한 훌륭한 자료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스위시 동아리반, 사진 동아리반

신문자

[운산/신두하]

넘넘 아름다운 마음의 글입니다.
항상 소녀같은 미소로 여러 컴 동우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모두의 선망의 대상이 아니었나 싶군요
아직도 소녀의 꿈을 기억하며 꿈꾸면서 즐겁게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입니까?
님의 글을 읽으면서 어쩜 그리도 해맑은 마음을 갖고 계셨던가 놀랍기도 합니다.
노인복지관 하면 황혼길에 접어든 노인들의 쉼터로만 알고 있었던 나로서도 이제는 후반기 인생에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을 한답니다. 그래요
우리 남은 여생 이제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더불어 즐겁게 보내자구요.
오늘 늦게나마 동감이되는 님의 글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newmoon 신문자]

촌평을 듣고 부끄러우면 내릴려고 했는데...
고맙고 감사합니다

[태인(노시열)]

참좋으신생각입니다.
나도 부지런히 사진을 촬영해서
외장하드(2테라바이트)에 저장중에 있습니다.
나중에 자료로 쓸려고 합니다.

[newmoon 신문자]

사진 하시는 분들은 많이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사실 나이가 있으니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그냥 즐기면서 저축을 하는 것이지요.
반갑고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