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설 /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 버려야 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고 싶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 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가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잠시라도 함께 할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지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 사람의 기쁨이라 같이 기뻐하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않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그렇게 당신을 사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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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시 모음
인연설 / 한용운
德山/정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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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8 22:2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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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절절한 사랑이야기 잘 감상했습니다
기막힌 인연설에 빠져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