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진보의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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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산
5시간 전
진보는 언제나 선이요, 보수는 어디까지나 악일뿐이다.
언제부턴가 그런 뿌리 깊은 고정 관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진보와 보수의 대결을 보는 것은 때로
뭉클한 에세이와 건조한 논평의 대결을 보는 듯하다.
똥과 된장을 두고 보수는 말한다.
‘똥은 똥이요, 된장은 된장이로다
같은 것을 두고 진보는 말한다.
‘이 똥에게서 서민의 된장과 같은 구수한 향이 난다.
그것은 창자를 끊는 고통. 아아, 배설된 나의 이데올로기여.’
꿀벌이 꽃의 향기에 도취되어 날아들고 개미들이 버려진
사탕을 찾아 모여들 듯 사람은 아름다운 것에 이끌리게
마련이다. 결국 에세이적 진보 앞에 논평의 보수는
힘 한 번 못 쓰고 무너진다.
이것은 민주화 운동에서 시작해 촛불 혁명으로 완성된
한국의 진보가 남긴 업적이자 오랜 사회적 병폐다.
진보와 보수는 오랫동안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해야 한다.
그리고 공정한 잣대에서 평가받고 지지되어야 한다. 그러나
민주와 인권과 같은 아름다운 말들을 앞세운 진보는 무조건 옳고 선할 것이라는 틀에 갇혀,
내재된 이중성과 편향성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바로 국민들이 말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그것을 악용하고 전용하는 무리가 있게 마련이다.
그 혜택의 정점에 선 자가 바로 조국이다.
징역 18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최 모씨와는 대조적으로
한때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그의 엉덩이는 현재
시바스리갈 18년 정도는 깔아줄 법한 20억이 넘는
방배동 자택 그 한가운데 걸쳐 있다.
또한 최 씨의 딸 정 씨와 숙대 쌍둥이는 법원 판결 전에 이미
퇴학 처리가 완료된 반면, 그의 딸은 정 교수의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한 의전원에 합격한 상태다. 이 정도 되면
사실상 강남 좌파의 진보는 일종의 보장성 보험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100세 보장 신개념 크라임 플랜’ 정도로 해두자.
그리고 미친 듯이 페북을 통해 글을 양산해 낸다.
정치, 사회, 경제 가리는 곳이 없다.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했다.
윤 전 총장이 문 정권을 ‘죽을 권력’으로 판단해 방향 전환을
했다고 주장하는 글에서는, 문 정권을 ‘죽을 권력’으로 만드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그의 냉철한 판단력이 엿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꼭 한 번은 등장하게 되는 진보 인사의
‘촛불’ 발언은 그의 다음 글을 빌려 여지없이 등장한다.
정치인으로 변모한 윤 전 총장을 ‘촛불 시민’이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촛불 시민 지금 바쁘다.
‘서민의 된장’을 기어이 한번 찍어 먹어보고는 그 정체를
결국 알게 된 것이다. 그것은 내로남불의 지독함이었고
집값 폭등으로 인한 양극화의 구린내였으며
LH 투기단이 내뿜는 탐욕의 메탄가스였다는 것을 마침내
알게 된 그들은 문 정권과 민주당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윤석열에 대한 검증은 잠시 기다려야 할 것이다.
아니면 혹시 ‘조국 수호 집회’의 그 촛불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말을 아끼겠다.
나는 종교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 보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하에
진영을 마주한 침윤의 정치를 허용했고 그들의 입에서는
일절 태극기의 정신, 위대한 태극기 시민과 같은 말은
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태극기를 들지 않은 자에 대한
배려이며 포용의 뜻이다.
또한 구태 정치에서 벗어난 제3지대를 향한 열망을 나는
듣는다. 안철수 당 대표의 선명해진 눈썹과 또렷해진
목소리는 시대의 변혁에 부응하는 최소한의 인간적 노력이다. 그 의지다.
그러나 진보만 그대로다. 믿기지 않을 정도다.
악용은 일삼고 포용은 허용치 않는다.
침윤의 정치가 아닌 침범의 정치를 내세운다.
서민을 내세워 국민의 삶을 침범해 이념을 침투시키고
양극화를 조장해 분열을 관제한다. 일탈은 일상이며
반성은 없고 반목을 꾀한다.
서초동에 타오른 촛불이 그렇고
변질된 검찰 개혁이 그렇다.
폭등한 부동산이, 잇따른 성 추문과
공직자들의 비리가 그렇고
시도 때도 없는 전 정권의 소환이 그렇다.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함.
진보의 사전적 의미에 비추어 봤을 때, 이제 진보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듯하다. 그러니 그대라도 좀 변하시면 어떨까.
한때 그래도 진보의 아이콘이라 불렸다면 말이다.
나는 촛불의 순수함을 존중한다. 또한 촛불을 들지 않았던
시민으로서 마찬가지로 나는 존중받기를 원한다.
그러므로 윤석열에 대한 검증은 촛불 시민 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검증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두려움만은,
그대들의 몫으로 남겨두자. 글 참 좋더라.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