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많이 아팠다.
아니 몸도 마음도 지칠 때로 지쳐 있었다.
밥도 먹지 못하고, 아니 먹고 싶지도 않은 듯했다.
거기에 감기까지….
가엾다.
당장이라도 아내를 이 아픔과 고통에서 해방시켜 주고 싶었다.
힘없이 앉아 있는 아내의 손가락이 바르르 떨려오고,
그 떨림이 나의 온몸을 뒤흔들어 놓는다.
내가 저 핼쑥한 아내를 위해 지금 이 순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이지 가슴이 미어졌다.
광주 예마본 교회에서 며칠간의 기도와 안식으로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서 왔는데도,
하루가 다르게 아내의 몸은 무너져만 갔다.
‘안 돼. 그냥 이대로 시간을 보내다간 무슨 일이 일어나고야 말 것 같아.’
나는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그래도 먹지도 못하고 정신적으로 지칠 대로 지쳐 있는
아내에게 영양제라도 한 대 맞혀 주고 싶었다.
진찰 결과, 다행스럽게도 다른 곳은 특별히 아픈 데가 없었다.
감기에 밥을 못 먹어서 그렇게 몸이 처진 것이었다.
아내는 병실에서 영양제를 맞는 동안 잠이 들어 있었다.
나는 차에서 병실로 왔다갔다를 반복하면서 잠이 들어 있는 아내의 얼굴을
몇 번이고 바라보았다.
나는 이 순간이 한없이 행복했다. 이 순간이라도 아내가 모든 것 다 잊고
좀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런 아내가 내 옆에 있어준다는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착하고 예쁜 아내를 내가 단 1시간이라도 잊고 살아야 한다면….
아니, 생각하기조차도 싫다.
첫댓글 서로에게 너무 소중한 부부죠. 그런데 나에게 어려움이 와야 소중함을 깨닫게 되니... 저도 단 한시간이라도 남편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으~~~~~ 안되죠.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죠. 글보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 다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