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음과 열정이 뭉친 신예들의 국악 무대
아픔이 없이 탄생하는 예술은 없듯이 더욱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하는 국악 신예들의 무대
김난도 교수의 에세이집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2011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출간이후 취업과 진로로 고민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아픈 청춘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마저 젊음을 만끽하지 못하고 취직을 해도 직장이라는 치열한 경쟁속에 살아가야 하는 수 많은 청춘들...
경제가 어려울수록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이 예술분야이다. 그래서 예술가를 꿈꾸는 청춘들은 특히 더 아프다. 다양한 예술분야에서도 가장 소외받는 분야중 하나인 국악을 공부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더욱 미래가 불안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아픔이 없이 탄생하는 예술은 없다. 아픈 만큼 더욱 향기롭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튼실한 열매를 맺는 것이 이 세계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세한의 빙설 속 가지 하나에 꽃핀 것 보니 춘풍에 복사꽃 오얏꽃이 무수히 피어난 것에 비할 바 아니네.
원나라 시인 정윤단은 눈 속에 피어난 매화를 보고 이렇게 노래했다.
오늘 그 아픔을 딛고 미래를 꿈꾸는 주인공들, 즉 현재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은 한겨울 세찬 눈보라 속에서도 함초롬히 피어날 준비를 하는 꽃봉오리들을 살뜰히 돌보는 마음으로, 아픈 청춘들을 위한 노래 ‘청춘가악(靑春歌樂)’을 마련한다.
이번 ‘청춘가악(靑春歌樂)’ 공연에서는 대금, 해금, 가야금, 아쟁, 판소리 등 5개부문의 협연자가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과 함께 아름다운 국악의 선율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은 2012년 세종문화회관의 첫 국악공연을 20대의 젊은 국악 신예들이 꾸민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는 일이다. 2012년 2월 13일(월)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열리는 ‘청춘가악’은 각종 국악경연대회 수상자들이 협연자로 나서 젊은 국악 신예들의 패기와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무대이다.
2011 동아국악콩쿠르에서 해금부문 금상을 수상한 문새한별(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판소리부문 금상을 수상한 장서윤(서울대학교 재학), 2011 온나라국악경연대회에서 아쟁부문 금상을 수상한 김승철(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그리고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 대금수석 육아름나라(서울대학교 재학), 가야금수석 윤동희(서울대학교 재학)가 협연자로 참여해 김영재 작곡의 공수받이, 김희조 편곡의 범피중류, 김희조 편곡의 한일섭류 아쟁산조협주곡, 이준호 작곡의 산바람, 곽수은 작곡의 나비의 꿈 등을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유능한 국악 신인들에게 장차 국악계의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 준다는데 또 하나의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어려운 여건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 음악의 미래를 위해 열정을 다하는 젊은 음악인들을 위해 함께 즐기고,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내는 것은 우리 문화를 보다 튼튼하게 열매 맺는데 든든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 연주곡
1. 산바람 / 작곡 이준호, 대금 육아름나라
2. 공수받이 / 작곡 김영재, 해금 문새한별
3. 나비의 꿈 / 작곡 곽수은, 편곡 이준호, 가야금 윤동희
4. 한일섭류 아쟁산조협주곡 / 편곡 김희조, 아쟁 김승철
5. 심청가중 범피중류 / 편곡 김희조, 소리 장서윤
곡 목 해 설
1. 산바람 / 작곡 이준호, 대금 육아름나라
이준호 작곡의 대금 협주곡 <산바람>은 2008년 10월 9일에 완성된 단악장 형식의 음악이지만, 크게 5부분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굿거리,올림채, 육채, 칠채 등의 화려한 장단이 쓰였으며 장구와 징의 반주가 함께한다. 전체적으로 사물놀이 장단과 악기의 연주의 구조와 연주법에 능한 작곡가의 장점이 잘 표현되었고, 특히 독주대금의 선율라인과 음 진행 면에서 대금연주자이며 작곡자인 이준호의 음악적인 장점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2. 해금협주곡 공수받이 / 작곡 김영재, 해금 문새한별
굿을 할 때, 신이 무당의 입을 빌려 말하는 것을 ‘공수’라고 한다. 춤과 노래로 무당이 충분히 신이 오르면, 신탁을 내리고 축복을 해 주는데, 인간에게 신탁을 내리는 것을 ‘공수준다’고 하며, 인간이 그것을 듣는 것을 ‘공수받는다’고 한다. 이때 무당은 화려한 의복을 입고 방울이나 신칼, 부채 등을 사용해 신의 위엄을 더한다. 공수받이는 주로 신이 내려 무당이 되는 강신무들이 활동하는 중부 이북 지역의 굿에서 볼 수 있다.
해금협주곡 공수받이는 1989년에 작곡된 작품이다. 경기굿을 바탕으로 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무가를 해금 특유의 주법으로 살려 내었는데, 굿거리-세마치-자진모리의 짜임새 위에 경기굿에 사용되는 타악기와 방울, 요령 같은 소도구들을 이용해 굿판의 분위기를 그려내고 있다.
굿에서 신을 부르는 경건한 분위기로 시작해서 만신과 응답하며 신의 축원과 덕담을 풀어내고, 흥겨운 춤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3. 나비의 꿈 / 작곡 곽수은, 편곡 이준호, 가야금 윤동희
어느 날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유유자적 재밌게 지내면서도 자신이 장자임을 알지 못했다. 문득 깨어 보니 다시 장자가 되었다. 장자가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는지, 나비가 장자가 되는 꿈을 꾸었는지 알 수가 없다. 장자와 나비 사이에 무슨 구별이 있기는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일러 ‘사물의 변화’라 한다. - 장자 제물론 中 나비의 꿈
이 곡은 장자의‘나비의 꿈’이야기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것으로, 원래는 25현 가야금독주곡으로 만들어져 2007년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에 출품해 수상한 곡이다. 가야금연주자가 전통적인 가야금산조 가락을 바탕으로 현대음악작곡기법을 도입해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25현 가야금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져 장자의 호접몽에서 언급한‘사물의 변화’를 적절하게 표현한 악곡이라 할 수 있다.
4. 한일섭류 아쟁산조협주곡 / 편곡 김희조, 아쟁 김승철
아쟁은 전통악기 중에 가장 낮은 음을 내는 악기로 활대로 굵은 줄을 긁어 내는 다소 거친 음색과 어우러져서 사람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자극한다. 민속악을 연주하는 산조 아쟁은 일제강점기 때 박성옥이 무용이나 창극 반주를 위해 개량된 것으로, 1950년대에 한일섭 명인과 장월중선 명인이 각각 산조 가락을 구성해 현재는 박종선류, 윤윤석류, 김일구류 등 다양한 유파가 전승되고 있다.
한일섭 명인은 전라남도 화순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판소리를 공부했으며 목이 상해 소리를 하기 힘들어지자 판소리 고수로, 또 아쟁과 호적 연주자로서 맹활약을 펼쳤으며 신민요 등을 작곡하기도 했다. 작곡가 김희조는 서양음악으로 기본을 충실히 공부한 후, 전통음악의 발전적인 변화를 추구했던 작곡가로 주로 산조나 민요 판소리 같은 민속악을 국악관현악이나 서양 오케스트라, 또는 각 악기들의 협주 등 다양한 형태로 재구성하여 오늘날 창작국악의 고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일섭류 아쟁산조는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로 구성되어 있다.
5. 창과 관현악, 심청가 중 범피중류 / 편곡 김희조, 소리 장서윤
창과 관현악이란 원래 북으로만 반주하며 부르던 판소리 중 한 대목을 국악관현악 반주에 얹어 부르는 형태로 편곡한 것으로, 민요와 판소리 편곡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던 작곡가 김희조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에서 활동하던 시절에 만들어 널리 퍼진 것이다. 심청가 중 범피중류는 1971년에 초연된 것으로 그의 작품 중에서도 수작(秀作)으로 꼽히는데, ‘범피중류’란 ‘바다 한가운데를 향해 배가 떠나간다’는 뜻이다. 심청이가 선인들에게 몸이 팔려 배를 타고 인당수로 나아가는 중에 바라본 풍경을 읊은 대목으로, 비탄에 빠진 중에도 소상팔경의 수려한 자연을 꿋꿋하고도 담담하게 그려내어 예술성이 높은 대목으로 사랑받고 있다.
■ 출연자 프로필
육아름나라(대금)
서울대학교 국악과 재학중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 수석 제25회 전국국악대제전 기악부분 입상
사사 : 곽진우, 김방현, 박환영, 유기준, 정소희, 황인완
문새한별(해금)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재학중 명창 박록주기념 제9회 전국국악대전 고등부 관악부문 최우수상 2011 제27회 동아국악콩쿠르 해금 일반부 금상
사사 : 김선구, 정수년
윤동희(가야금)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재학중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 수석 2007 제 23회 동아콩쿠르 가야금 학생부 금상
사사 : 송인길, 박현숙, 이지영, 곽수은, 문양숙, 유지영
김승철(아쟁)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졸업 2006 제 6회 구미 전국국악대전 현악부문 최우수상 2011 제31회 온나라국악경연대회 아쟁부문 금상
사사 : 김한승, 김영길, 정계종, 김상훈
장서윤(판소리)
서울대학교 국악과 재학중 200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경연대회 성악 부문 1위 2011 제27회 동아국악콩쿠르 판소리 일반부 금상
사사 : 유미리, 정회석
■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 단장 겸 상임지휘자 김성진
뉴욕 시립대(Aron Copland School of Music) 대학원 오케스트라 지휘 전공 졸업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 청주시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현,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 단장
■ 연주: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
젊은 음악인의 창조적 감성과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가고 있는 서울시청소년국악관현악단은 우리의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가장 현대적이며 세계적인 한국 음악의 미래를 만들어 간다는 가치 아래 국악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들로 구성되어있다.
창단 첫해인 2005년, 서울시와 몽골의 자매결연 10주년 기념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바있으며, 2009년 헝가리와 체코에서 열린 ‘서울의 날’ 기념 연주회에서 큰 호응을 얻음으로써 우리의 우수한 음악과 전통을 동유럽에 전파하였다. 2010년에는 상하이엑스포 행사인 ‘서울시의 날’과 2차례의 터키 이스탄불 문화교류 행사에 초청받아 국악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한껏 알리기도 하는 등 지금까지 31회의 정기연주회를 포함하여 총 150여회의 공연을 통해 대중을 위한 양질의 문화향유기회를 높이는데 노력하였다.
우리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김성진 지휘자와 단원들은 오랜 세월 동안 누적되어 온 한국음악의 전통을 발판 삼아 현재를 살아가는 세상 모든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따뜻한 우리음악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꿈과 자부심을 가지고 최고의 연주단체가 되고자 오늘도 매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