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 날씨도 신기록을 갱신하듯 더웠다.
북태평양 습한 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 장마가 끝났다고는 하나
후덥지근한 날씨가 동남아 여행지를 버금케 한다.
그리하여, 부산쪽으로 가는 길에
예전에 호미곶 어느 식당에서 먹어 본 물회가 생각났고,
얼마전 TV '다큐3일'에서
동해남부선 복선공사로 해서
정겨운 간이역이 사라진다고 하여,
동해남부선 무궁화열차 여행을 기념하기로 하였다.
포항터미날에서 죽도시장까지는 땡볕에 도보로 걸었고.
물회는 큼지막한 간판이 있는 하봉석 물회집에서 시식하였다.
1인당 11,000원의 음식가격이 아깝지 않았고
곁들여 나온, 매운탕이 해변이 가까워서 인지 구수하였다.
동해남부선 간이역은 도보로 함이 정답인데
세상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았듯
느릿한 무궁화 열차의 공기로 갈음하였다.
송정역지나 바로 바다로 이어지는 시원한 풍경이 일품이었고,
해운대역을 지나 바다위로 지는 붉은 낙조가 담아두고 싶었다.
마음속으로 그려온 부전역은
초현대식 상가시설로 예전과 달랐다.
삶의 나이테가 두꺼워질수록,
모르고 지내는 것이 쉽지 않은가 보다.
길가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그 사람의 주소가 궁금해지니 말이다.
어느 시인의 글처럼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숨은 풍경을
내려올 때 의미있게 보는 추억을 가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