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薇)는 야생 완두콩이다. 좌수(坐水)라고도 한다. 도랑 옆에서 자라는 덩굴 식물이기 때문이다. 대소채(大巢菜)라고도 하는데, 소소채(小巢菜 새완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소소채는 교요(翹搖)라고도 하며, 합환목(合歡木 자귀나무)과 비슷하지만 몹시 작다. 지금의 ‘자괴밥’이다. 대소채는 완두와 비슷하다. 잎은 길쭉하고 둥글며 줄기는 조금 모가 났고, 꽃은 자주색이며 열매는 가늘다. 『본초강목』에서는 열매가 없다고 했는데 그 그림을 보면 열매가 작으니, 열매가 없다고 한 것은 열매가 많은 완두콩과 비교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그 줄기와 잎은 채소국을 만들 수 있고, 열매도 곡식을 대신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백이와 숙제가 캐어 먹은 것이다. 공영달(孔穎達)의 소(疏)에서는 육기(陸璣)에 근거하여 풀이하였는데, 이것이 옳다. 주자(朱子)는 호씨(胡氏)를 따라서 미궐(微蕨)이라고 의심하였는데, 미궐은 지금의 자궐(紫蕨 고사리)이다. 『사기(史記)』를 말하는 자는 마침내 백이 숙제가 고사리를 먹었다고 여겼다. 자서(字書)에 “미(薇)는 궐(蕨)과 비슷한데 가시가 있고 맛이 쓰다. 백이와 숙제가 먹고서 3년 동안 안색이 변하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고사리는 연한 줄기 식물이니 어떻게 오래 먹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상(商)나라가 멸망한 시기는 몹시 추운 날씨였다. 우리나라 풍속에 사신이 늘상 마른 고사리를 싸 가지고 가다가 청성묘(淸聖廟) 아래를 지나면 삶아서 반찬으로 삼으니, 더욱 우스운 일이다. 薇卽豌豆之野生者也. 亦名坐水, 以其蔓生溝渠傍也. 亦名大巢菜, 以其似小巢菜也. 小巢, 一名翹搖, 形肖合歡木而至小, 卽今之괴밥. 大巢, 略肖豌豆, 葉橢圓, 莖微稜, 花紫, 實細. 本草無實, 而其圖亦作短莢, 知其謂無實者, 比之豌豆之多實故爾. 其莖葉可作蔬羹, 實亦充穀食, 故夷齊采而食之. 孔疏據陸璣解之, 是矣. 朱子因胡氏, 疑其爲微蕨, 微蕨卽今之紫蕨也. 說史記者, 遂謂夷齊食蕨鼈, 字書則云, 薇似蕨, 有芒味苦. 夷齊食之, 三年顔色不變, 夫蕨屬柔莖, 安可耐久服, 況亡商在大寒之候乎? 東俗, 貢使每齎乾蕨, 及過淸聖廟下, 煮以下飯, 尤爲笑資矣. -유희(柳僖, 1773~1837), 『시물명고(詩物名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