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앵무산을 다녀와서 생기가 넘치기도 곤하기도 한 오후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몸이 힘드나 농사일은 때를 놓치지 말아야 하므로 밭으로 향합니다.
작물을 길러 먹는 것 보다 어쩌면 이런 몸짓을 배우기 위해 사랑어린 밭일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앵무산을 내려오며 번뇌가 일었지요.
천지인 동무들과 함께 일을 할 것인지, 말것인지...
하지만 농부의 삶의 자세를 배우기 위해선 잠시라도 밭일을 함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입을 꾹 다물고 눈치를 살피며 일을 시작했네요.
그런데 오늘은 일이 더욱 많아요.
생강밭 만들어 심는 것과 비닐 덮는 일, 옥수수 심기 등.
일을 하면서 선생님께서 수위 조절을 해주시니 참 다행입니다.
이것도 땅에서, 자연에서 배우는 농부의 유연함이 아닐까 합니다.
몇일전 서리가 와서 감자순은 꼬실라 졌다 하네요.
다시금 세심하게 살펴보게 됩니다.
생강은 오랜 시간이 걸리어 수확을 할 수 있는 작물이랍니다.
<생강 심기>
1. 4월말 ~ 5월 파종
2. 땅에 미리 퇴비를 충분히 넣어서 숙성시켜둠. ( 한 두둑당 5섯 부대)
3. 두둑을 만들고 중간에 한뼘 간격으로 순이 올라온 생강을 넣고 흙으로 살짝 덮어둠.
(생강은 kg당 2만원/ 수확 시기엔 저렴하지만 파종시기엔 비싸진다. 토종 생강을 중심으로 싹을 틔워 사용)
4. 그 위헤 충분한 짚을 넣어주고 비닐을 덮었음.
옥수수는 다음주에 심기로 하였습니다.
옥수수밭 두둑을 만들어 심어야 하므로 모종은 지금 하우스 앞에서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현지 적응 중입니다.
모종에 너무 자주 물을 주지 말라시네요.
강하게 키워야지 잘 살아남는다고 과보호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사람도, 작물도 똑같이 적절한 관심과 보살핌을 주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교실에서 아이들에게도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과한 보살핌을 가질 때가 많거든요.
적절함의 기준은 없지만 배움지기로써, 엄마로써 아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잘 몰라서 하는 행위더라구요.
자립의 힘을 키워주는 적절한 관심과 사랑을 밭에서 잘 배워지면 좋겠네요.
오늘 새참은 승희와 제인 그리고 혜민이가 수고해 주셨습니다.
김치전과 녹두 빈대떡으로 정성어린 상이 준비되어 있네요.
앵무산 산행과 농사일로 수고하신 여러분 덕분에 배움터 첫 생강심기는 잘 마쳤습니다.
올해 들여온 퇴비 2파레트(21만원) 비용은 노월 이장님께 잘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