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똥차다>에 관한 잡생각 하나
정진명(시인)
쉬어가는뜻으로, 가벼운얘기하나하고, 지나가렵니다. <기똥차다>라는말이있는데, 시원한설명이없이, 잡다한의견들만, 사전에잔뜩늘어놓았네요. 저도잡설하나추가합니다. 먼저네이버사전을치니, 이렇게설명하네요.
기똥차다[오픈사전]
1. 전라도 사투리로 '기똥차다'(뛰어나다)는 말은 '길동답다'에서 연유한 것으로 구전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다.
2. 예상을 뛰어넘어 막힌 귀가 뚫릴 정도로 신통하고 힘찬 기백을 나타내는 일이나 사건을 일컫는다.
<오픈사전>은, 전문가가설명한것이아니고, 네이버독자들이올린것이어서, 전문성이떨어집니다. 전라도사투리라는것인데, 기원은또<길동>이라는평안북도사투리로설명해놓았습니다. 전국의사투리가다동원돼도, 설명이잘안되는모양입니다.
어원쪽에조금만관심을기울이면, 이뜻을아는건어렵지않습니다. <기똥>은<깃+동>의짜임임을, 어렵지않게알수있습니다. 깃은, <옷깃>의<깃>을말합니다. <동>은, 그주변까지싸잡아서, 한덩어리로나타낼때 쓰는말입니다. 윷놀이에서, <한동두동>할때의<동>에서알수있습니다. '웃동, 곁동'같은말에도있죠. <깃>이옷깃임은, <길동>이<끝동>인것에서알수있습니다.
끝동은, 옷의끝부분과, 거기딸린모든것을싸잡아서, 나타내는말입니다. 어린아이들이입는옷을, <색동옷>이라고하는데, 이색동옷은소매끝에 오방색둘러서, 알록달록한모습이나도록 만든것입니다. 오방색이란, 동양에서방위를나타내면서, 동시에전부를뜻하는것입니다. 청황적백흑이그것이죠. 이세상의모든것을 다갖추라는뜻으로, 옛날에는이런색을다넣어서 소매를만들었습니다. 무당들도이오방색을모두써서, 우주와신의조화를 상징했습니다.
따라서<기똥>은, <깃동>임을알수있고, 여기에움직씨로 <차다>가따라붙은까닭까지 알수있습니다. 깃의끄트머리까지 꽉찼다는뜻으로, '완벽하다, 따라서화려하기그지없다.'는뜻이됩니다.
그리고이말을 전라도사투리라고했는데, 저는동의할수없습니다. 제가충남아산음봉에서태어났는데, 우리도어릴적부터, 엄청나게많이쓴말입니다. 아마도전국에서거의다 쓰지않았을까싶습니다. 그리고<깃동>이 <기똥>으로적힌것을보면, 특별히사투리의모양새도 나지않습니다. 사투리가아니라, 그냥보통말이었을것으로 짐작됩니다.
이와비슷한말로, <기막히다>가있는데, 여기의<기>는, '기운'을 뜻하는한자말입니다. <기똥차다>는, 옷과관련하여 완성된모습을가리키는말로, '완벽하여더할나위없이좋다.'는뜻이라면, <기막히다>는, 그런상태를바라보는 기운의정도를 나타낸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