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나의 엄지손가락
지은이: 이주현
판 형: 148*210mm
쪽 수: 216쪽
가 격: 12,200원
발행일 : 2023년 2월 27일
ISBN : 979-11-86452-89-9 44800
펴낸곳 : 숨쉬는책공장
힘겨운 현실에 당당히 두 발을 디디려는
서준, 레이샨,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
주인공 준은 마음이 많이 불안할 때 엄지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습니다. 그래서 엄지손가락 끝에 피가 나고 상처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불안하고 예민할 때면 필요도 없는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도벽증을 안고 있기도 합니다.
준은 비혼모인 엄마와 단둘이 살아왔던 터라 엄마를 따라 서씨 성을 썼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 엄마가 결혼하면서 새 가족을 맞게 됩니다. 준의 엄지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나 도벽증은 엄마와 둘이서만 살았기 때문도, 새 가족을 만나게 되었기 때문도 아닙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왕따를 당하면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 준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야 하게 되었고 여러 이유가 더해지면서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번개가 번쩍인다’는 뜻을 지닌 ‘레이샨’이라는 별명을 얻습니다.
준은 중국에서 새롭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을까요? 중국에서 유학하며 준은 어떤 어려움을 마주하고, 어떤 인연을 맺어 가며, 어떤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까요? 과연 준은 여러 폭력과 왕따 등의 아픔을 이겨 내고 새로운 발걸음을 디디며 홀로서기를 잘할 수 있을까요?
《나의 엄지손가락》을 쓴 이주현 작가는 여러 청소년들이 “새로운 장소로 계속 이동하면서 다양한 친구들과 관계 맺기를 권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물론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생각하는 것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의 공간, 생각의 공간이나마 새롭게 확장해 나간다면 새로운 눈을 갖게 되고 또 다른 힘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한편, 《나의 엄지손가락》은 《라희의 소원나무》, 《안녕, 바이칼틸》, 《달려라, 요망지게!》를 이은 ‘숨쉬는책공장 청소년 문학’ 시리즈 네 번째 책입니다.
▮지은이
이주현
문학박사이며 현재 아동청소년문학 집필과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0년 계간지 《동시와 동화나라》에서 공모한 동화부문에서 〈삼촌이 셋〉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2010년 제8회 푸른문학상 청소년소설 부문에서 <캐모마일 차 마실래?>가 당선되었으며, 2022년 청소년소설 《안녕, 바이칼틸》로 호서문학회에서 주관하는 제27회 호서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캐모마일 차 마실래?〉는 《외톨이》 (공저)에 실렸고, 그 외 저서로는 《샛별처럼 빛나는 방방곡곡 여성 위인들》, 《멋진 대장》, 《안녕, 바이칼틸》
이 있습니다.
▮차례
1. 항저우 공항
2. 엄지손가락의 쓰임새
3. 홍웨이학교
4. 서호 나들이
5. 해주네 집
6. 쩬주우학교
7. 자기 사람과 기타 사람
8. 소풍과 축구
9. 힘내, 레이샨
10. 왕웨이
11. 한국 아들, 중국 부모
12. 아빠의 맛
13. 냉정한 후견인
14. 황산의 소나무
15. 다시 항저우 공항
작가의 말
▮책 속에서
공항에 도착했다. 항저우에 발을 내딛으며 내 스스로 선택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속을 밟고 나오니 랑랑이 보이지 않았다. 좀 늦거나 내가 미처 찾지 못했거니 생각했다. 마중 나온 사람들은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하고 달려가 맞이하기도 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나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달려오는 사람은 없었다.
-본문 중에서
엄마가 결혼한 것은 내가 중학교 2학년 겨울 방학 때였다. 엄마는 비혼모였기 때문에 새아빠와는 첫 결혼이었다. 새아빠는 수민이 엄마와 사별한 뒤 수민이 할머니 집에서 살다가 엄마와 재혼을 하고 나서 수민이와 함께 우리 아파트로 들어왔다.
-본문 중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등교 하루 전날 그동안 잠잠했던 엄지손톱이 자꾸 입속으로 들어갔다. 학교 갈 일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엄마를 보고 있자니 내가 학교를 떠나는 일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았다. 남아 있으려면 학교와 가해자들을 상대로 또 싸워야 했다. 가해자들은 학교에 잘 다니고 있는데 피해자인 내가 학교를 떠나야 하는 것이 억울했지만 엄마가 나 때문에 행복을 잃은 것 같아 이제 내 스스로 새로운 삶의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 중에서
한국에서 겪었던 공포의 학교생활이 또 시작된 것 같아 두려웠다. 아이들은 일부러 나를 툭 치고 지나가거나, 가방을 차거나, 학용품을 일부러 쳐서 떨어뜨리거나, 대놓고 책을 찢었다. 심지어는 내가 화장실에 갔을 때 가방을 감추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옷을 일부러 찢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한국 학교에서 당했던 지옥 같은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본문 중에서
하얼빈으로 처음 유학 가기 위해 한국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던 날과 같은 심정이었다. 불안감 때문에 여자아이 지갑을 훔치고 들통이 날까 봐 두려워 그 아이 의자에 몰래 돌려놓았던 그날이 생각났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한 뒤 집에 와서 엄마 지갑에서 돈을 꺼낸 날들, 문구점에서 물건을 훔친 일들,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이빨로 물어뜯어 수없이 창피를 당한 날들, 이러한 사건들을 일으키는 내 안의 불안함을 없애기 위해 하얼빈학교에서 담배 문제로 이곳까지 전학 와야 했던 사연 등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본문 중에서
한 달 정도 기숙사와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이곳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분위기가 하얼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국제부 유학생들 중 60%가 한국인이었다. 내가 그들과 친하게 어울리지만 않는다면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았다. 문제라면 내 엄지손가락이 입속으로 들어가 손톱과 손가락 끝을 물어뜯기는 것이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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