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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인 이아무개 씨(44)는 아버지인 이아무개 씨(85)가 입원한 경기도 고양 ㄱ요양병원에 방문했다가, 아버지의 손이 침대에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지난 9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피해자 이아무개 씨는 청각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치매 질환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인권위 조사 결과 당시 ㄱ요양병원 간병인 석아무개 씨는 피해자가 기저귀와 소변줄을 제거하고 침상으로 내려오려 한다며, 의사의 지시 없이 피해자의 손을 10여 분 동안 침상에 묶어 놓았다. 석 씨는 진정인이 이를 발견하고 항의하자 묶인 손을 풀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현재 보건복지부, 대한 노인요양 병원협회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요양병원용 신체 억제대 사용감소를 위한 지침’에서는 손발 등을 묶는 신체 억제대 사용에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이 지침에서는 환자가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하는 등의 행동을 제한할 필요가 있을 때, 신체 억제대를 최소한의 시간만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신체 억제대를 사용할 때도 의사의 지시를 받아 사용 요건과 절차를 지켜야 한다.
이에 인권위는 피해자의 상황이 신체 억제대를 사용할 만큼 급박하지 않았으며, 신체 억제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서만 신체 억제대를 사용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석 씨의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 32조(괴롭힘 등의 금지) 4항에서 규정하는 장애인 학대행위이며, 헌법 10조와 12조에 명시된 인간의 존엄성,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치매 질환 당사자가 신체 억제대 사용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우므로, 앞으로 신체 억제대 사용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ㄱ요양병원 원장과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주문했다.
한편 석 씨는 해당 사건에 대한 ㄱ요양병원 내 자체 조사 결과로 면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