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겨울방학에 즈음하여
학부모님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학부모님!
임인년(壬寅年) 검은 호랑이의 해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체,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신년(新年)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월은 1초에 438km의 거리를 초음속으로 달리며 지나가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그 빠른 속도를 의식하지 못하고 새날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선인(先人)들은 시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하여 ‘일촌광음불가경(一寸光陰不可輕)’이라 하여 극히 짧은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말라 하였습니다.
2020년부터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 19’ 때문에 유치원의 유아를 비롯한 각종학교의 아동과 학생들은 많은 시간을 비대면(non-face-to-face) 수업으로 보냈습니다. 그로인해 발생한 학습결손은 보상할 수 없는 시대적 불행으로 교육적 지체(遲滯)가 되고 말았는데, 그 복원을 위한 노력은 이제 개인적・가정적 과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저희 새화랑유치원은 학부모님께서 위생에 각별히 정성을 다해 주신 덕택으로 휴원을 하지 않고 계속교육을 할 수 있었기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원래 유치원의 법적 수업일수는 대학생 보다 짧지만, 학부모님의 직장 생활 때문에 방과 후 시간까지 돌보아야 하므로, 방학기간도 충분히 가질 수 없는 실정입니다. 시설에 오래 머물수록 유아는 그만큼 부모와 대면의 기회를 갖지 못하여, 부모로부터 받아야 하는 심리적 양육이 결핍되거나 왜곡(歪曲) 되어서 그로 인하여 인간발달의 여러 측면에 모성실조(母性失調)와 부성실조(父性失調)의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 점에 특별히 유념하셔서 방학기간 만이라도 교육적으로 유익한 시간을 꼭 가져주시고 충분한 대화와 정담의 시간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나라 경제가 수축되는 어려운 상황에서 그동안 교육 뒷바라지를 하시면서 부모역할을 잘 수행해 주시고, 저희 새화랑유치원 교육에 여러 모로 정성을 다해 주셨음에 마음 따뜻한 정의(情誼)를 느끼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해를 잘 보내시고 새해를 반갑게 맞이하셔서(送舊迎新) 존당(尊堂)이 항상 태평하시기를 삼가 기원 드리며, 원생은 개학 하는 날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반갑게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여불비례(餘不備禮)합니다.
2022년 12월 23일
새화랑유치원장 최명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