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
김미순
당분간 가뭄이 지속될 거란다. 강풍에
산불이 발생할 거니 조심하라고도 한다. 비는 조금 흩뿌리다 마는 수준이라고 하고, 초미세먼지로 하루종일 세상이 뿌옇다는 소식~~
매일 일기예보를 본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지, 공기청정기를 가동해야할 건지 판단한다. 밖에 나갈 때도 우산을 챙길 건지 겉옷을 갖고 갈지 결정한다. 마스크는 기본, 특히나 날씨에 예민한 나는 텔레비젼이나 휴대폰 뉴스를 통해 하루 일기를 확인한다.
그러나 나는 어떤 일기예보보다 정확한 기상청 케스터를 안다. 언니다. 나는 아직 그런 걸 못 느끼는데 언니의 예보는 틀린 적이 없다. 저번 겨울에는 눈이 많았다. 농촌에서 오이하우스를 하는 언니는 언제 눈이 올 건지, 얼마나 올 건지 진단할 줄 안다. 그래서 저녁이나 밤에도 눈 대비를 하러 집에서 하우스를 왔다갔다 하며 피해를 안보려고 애썼다. 기름이 얼마나 들지도 정확하다. 더구나 비에 대한 예보는 가히 슈퍼컴퓨터다. 비가 올 것 같다, 온 몸이 쑤신다고 내게 넋두리를 한다. 그말을 듣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후두둑 빗소리에 세상이 잠긴다. 정말 똑순이다
요즘 나에게도 신호가 온다. 마비된 오른쪽이 심하게 무겁고 욱신거릴 때가 있다. 고질적인 통증이라 모른 척하고 언니께 어린양을 부린다. 그때마다 언니는 비가 올랑갑다고 나를 위로한다. 에이~ 설마하는데, 거짓말같이 비가 온다. 나도 쓸만큼 썼나? 이젠 푹 삭으려나~~ 몸도 마음도 아프고 쓰라리다. 억지로 외면해도 이젠 받아들여야한다. 그래야 훨씬 편안해질 것 같다.
그런데 작넌부터 날씨가 이상하게 변했다. 긴 가뭄 끝에 장마와 폭우가 이어졌다.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는 과정 같기도 하고~ 건기와 우기 때가 확연히 구분될 때, 내 몸도 거기에 맞춰 변하는 게 아닐까? 건기에는 빼빼 마르고 우기 때는 퉁퉁 붓지 않을까? 참으로 걱정이다. 매화가 피다가 멈췄다. 산수유도 망울만 맺었다. 비가 와야 하는데 가뭄이 계속되니 활짝 피기를 멈춰버렸다. 안타깝다. 기후 위기를 몸소 느끼는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