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면 떠오른 밀면 ...
언제부터인가 밀면이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부산에 가면 늘 밀면을 먹고와야 한다는 생각이 늘 따라다녔다.
남포동에 와서도 할매 가야 밀면이냐 아니면 6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함흥냉면으로
유명한 원산면옥이냐를 두고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원산면옥이었다.
원산면옥은 할매가야밀면집과 바로 이웃하고 있다.
SINCE 1953 창업60년...
한자리에서 한가지 음식을 몇십년동안 대를 이어서 한다는건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우리나라 처럼 식문화를 비롯한 모든게 유행처럼 정신없이 바뀌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일본 관광객들이 워낙 많이 오는 부산이라 간판에도 일본어가 병기되어 있다.
원산면옥은 창선삼거리에서 나이키 매장이 있는 건물 사이로 보면 바로 보인다.
ABC마트에서 대각선으로 보이는 골목안에 위치해 있다.
원산면옥 내부
자리에 앉으니 테이블위에 놓고간 오래되어 보이는 육수를 담은 주전자와
향수어린 엽차잔이 정겹다. 이 엽차잔은 스테인레스 컵의 등장으로 요즘 보기가 어려워졌다.
과거 중국집에 가면 난로에서 끓고 있는 100% 순국산 보리로 로스팅된 보리차를 담아마시던 바로 그 컵이다.
함흥냉면을 주문하고 냉면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추억의 엽차잔으로 뜨거운 육수를 마셨다.
감칠맛있는 이 집 육수 내가 먹어본 냉면집 육수중 최고였다.
이집 육수만 한주전자 먹고 가도 본전은 뽑는다고 할정도로
다른집과는 차별화된 맛을 자랑한다는 육수를
거의 한주전자는 족히 마셨으리라...
냉면도 먹기전에 육수로 배를 채운격이지만 진한 사골 국물에 차갑게 언 몸이 스르르 녹는다.
평양냉면
평양냉면은 메밀로 국수를 빚는다. 메밀에 찰기를 더하기 위해 고구마 전분을 섞어서 반죽한다.
고명으로 얹는 돼지고기 수육과 쇠고기 편육, 삶은 달걀, 삶은 면은 얼음물에 헹군다.
삶아서 얇게 저민 쇠고기, 면과 고명을 올린후 차갑게 식혀 둔 육수를 부어 낸다.
슬쩍 맛을 보니 육수가 맛있는 원산면옥의 평양냉면 이다.
식초와 겨자를 조금 넣고 간을 맞춰먹어여 더 맛있다.
함흥냉면
흔히들 냉면이라 하면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을 아울러 말한다.
하지만 이름만 평양'냉면', 함흥'냉면'이지 면의 재료와 양념법,
무엇보다도 맛의 중심이 전혀 다른 음식이다.
평양냉면은 메밀 면과 육수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음식이고,
함흥냉면은 감자 면과 고춧가루 양념의 조화를 중심으로 하는 음식이다.
매사에 분별력이 없으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듯이
음식의 분류도 엉터리로 하면 그 음식 맛의 중심을 찾을 수 없다.
메밀국수 - 평양냉면, 막국수, 소바, 진주냉면
감자국수 - 함흥냉면
밀국수 - 부산밀면으로 명쾌하게 분류했다.
(음식평론가인 황교익저,<미각제국>중에서)
중국집에가면 늘 짜장이냐 짬뽕이냐를 놓고 고민하듯
원산면옥에 들어왔을 때도 습관적으로 평양냉면이냐 함흥냉면이냐를 놓고 순간적으로 고민했지만 이내 결정한 함흥냉면이다.
드디어 등장한 함흥냉면은 먹음직스러운 빛깔에 한번, 새콤달콤한 냄새에 또 한번 군침이 돈다.
함흥냉면은 회냉면이라고 부르듯 가오리회가 들어 있는데 회를 안좋아하는
사람들을 배려해서인지 편육도 같이 들어 있는것이 이 집 함흥냉면의 특징 중 하나이다.
함흥냉면의 면은 고구마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반죽을 빚는다.
고구마 전분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반죽한다.
그래서인지 면은 약간 질긴편으로 가위로 잘라서 젓가락으로 비볐다.
오독오독 쫀득쫀득하더니 맵고 짜고 단 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그야말로 씹는 맛과 삼키는 맛이 동시에 충족되는 음식이다.
겨울 밤 이북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 주던 냉면.
그 맛을 잊지 못한 실향민들은 추운 겨울이면 냉면집을 찾는다.
겨울은 야식의 계절이다. 전기가 없던 시절, 해 지기전에 저녁밥을 후딱 해치우고 나면
긴긴 밤 허줄한 속을 달래야 했다 평안도를 비롯해 메밀이 나던 지역에서는 메밀로 국수를 빚어 먹었으나,
메밀조차 외면한 함경도 땅에서는 감자 전분으로 국수를 내려 먹었다.
함경도에서 감자 녹말 국수 혹은 회국수라고 부르던 향토 음식이 함흥냉면이다.
1.4후퇴 때 피난온 함경도 피난민들은 대부분 고향과 맞다은 강원도에 정착했고 일부는 도시로 흘러 들어와 터를 잡았다.
물고기 낚는 일을 생업으로 삼았던 사람들이 팔면부지의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생계가 막막해지자 여자들은 길거리레 나와 천막을 치고 고향에서 만들어 먹던 냉면을 팔기 시작하였다.
이때 그들이 내놓은 감자녹말국수는 함경도에서 먹던 원조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남한에서는 개마고원의 고랭지에서 자란 감자처럼 점성이 높은 감자를 구할 수 없어 국수 반죽재료를 고구마전분으로
대체했다고 한다. 가자미도 구하기 힘들어 가자미처럼 물렁뼈가 발달한 홍어나 간재미를 선택했다.
회를 먹지 못하는 도시사람들을 위해 회 대신 고기를 고명으로 올리기도 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비빔냉면, 회냉면이라고 부르는 함흥냉면의 유래이다.
냉면 한그릇에 만원이다. 요즘 원재료의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인가?
하옇튼 가격이 다소 높다는것만 제외하면 부산가서 먹어본 냉면집중 가장 좋았던 원산면옥이다.
원산면옥
부산 중구 창선동 1가 37번지
051)245-2310
추천 메뉴 : 함흥냉면,
영업 시간 : 오전 11시~오후 9시30분
부산광역시 중구 광복동
첫댓글 역사가 있는 식당이네요^^
역사만큼이나 냉면맛도 좋더군요^^
맛나게 먹고갑니;다..ㅎ